[rubymaker]투자와 투기 - 코인 시장에 대한 단상

in #kr7 years ago (edited)

코인 시장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어제는 주요 코인들의 큰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코인들이 급락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런데 그 기사가 포털에 실릴 때 쯤엔 급락했던 코인들이 다시 반등하여 전고점의 90%까지 회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코인 시장의 급등락이 심해서 신문 기사가 못따라가는 것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국내 신문 기사들의 내용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투기장, 버블, 비이성적인 현상...등등. 특히 우리 정부는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들여올 의지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에 대한 논의는 이미 식상할 정도로 오래되었다. 오래되었지만 정답이 없다는게 문제다. 혹자는 종이 한장 차이라고 하고 또 혹자는 내가 벌면 투자고 잃으면 투기라고 하고 또 혹자는 여유있는 돈으로하면 투자가 되고 급전을 빌리면 투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고... 나름 철학과 경험에 근거한 정의를 내 놓는다.

필자 또한 나름대로의 의견이 있다. 투자와 투기를 논할 때 왜 그 대상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걸까? 다시말해서 코인 시장이 투기라고 하는 것은 투기 또는 투자 대상인 코인이 실체가 없다는데 근거한다. 아마 90% 이상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가치 있는 대상의 실체를 잘못 알고 투자한다면 그것은 투기인가 투자인가?

극단적인 가정으로 예를 들어보자. 글로벌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등 IT, 전자부품 및 완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가치는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KOSPI 거래소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삼성전자를 항암제 등을 만드는 제약회사로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FDA에서 항암제 승인을 위한 절차를 더 까다롭게 한다는 외신이 떴다고 가정해 보자. 삼성전자 주식은? 폭락할 것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 주식을 거래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회사를 제약회사로 알고 있으니까 해당 기사가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 아무렴 삼성전자를 제약회사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물론 없다. 하지만 국내 특히 코스닥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들 중에 자기가 거액을 주고 사는 주식의 회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약 20여년전 전세계에 닷컴 기업의 광풍이 불어닥쳤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롬기술의 주식이 13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인터넷으로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의 기술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VoIP는 통신 규약이다. 새롬기술은 VoIP를 이용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이지 13일 연속 상한가를 칠만큼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한 회사가 아니었다. 결국 그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배우 박모씨는 거액의 돈을 벌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아마존닷컴 주식회사(영어: Amazon.com, Inc.)은 미국의 워싱턴 주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적 전자 상업 회사이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 중개자이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파는 최초의 주요 회사들 가운데 하나였으며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시기에 떠오르는 주식 가운데 하나였다. 2001년 거품이 붕괴된 뒤, 아마존닷컴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의심을 받았지만 2003년에 설립이래 처음으로 연간 이익을 냈다. From 위키피디아

20여년전 닷컴 광풍과 더불어 묻지마 투자를 받은 회사들 중 얼마나 살아남았나? 거의 99%는 문을 닫았을 것이다. 실체가 없었거나 기술이 시장에 너무 앞섰거나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 닷컴 광풍이 불 때 필자는 테헤란로에서 근무했다. 그 당시 테헤란로는 IT 밸리였는데 얼마나 많은 눈 먼 돈들이 껍데기 밖에 없는 회사에 쏟아져 들어가는지 두 눈으로 목도했다.

정부나 신문방송 그리고 증권,금융회사에서는 코인 시장의 투자자들을 걱정하는 보도를 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코인 시장에서 투기하다가 쪽박차지 말고 안전한 코스피나 코스닥 기업의 주식을 사라는 것이다.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한 투자인 것처럼 말이다. 참으로 가증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점에서 물린 주식이 반타작된 뒤 5년을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어디 한두개인가? 회사가 망하지 않고 있으면 뭐하나? 내 돈은 이미 반타작인데? 무엇을 보고 안전하다고 얘기하는지... 이거야말로 정말 소송감이다.

현재 코스닥 지수는 761이다. 1996년에 100으로 개장했으니까 약 7.6배 커졌다는...것일까? 정상적으로는 그렇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1996년 최초 개장시에는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주가비율에 곱하는 기준단위가 100이었으나, 2004년 1월 26일부터 기준단위를 100 에서 1000으로 변경하여 산출하고 있다. From 위키피디아

즉 코스닥 지수가 너무 떨어지니까 서로 좋은게 좋은거라고...합의해서 2004년 1월26일에 10배 뻥튀기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7.6배 커진 것이 아니라 아직도 본전이 안되는 0.76인 것이다. 코스닥 투자자들 중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필자가 보건대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에서 개미 투자자가 돈을 벌기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아니 돈을 잃지 않는 것이 거의 어렵다고 보는게 맞겠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거래를 하는 것은 당연 불법이지만 코스닥에서 돈을 버는 큰손들은 거의 모두 내부 정보를 이용한다.(모두는 아니라고 해야겠다. 소송 당할라...)

헌법재판관후보였던 이유정 변호사는 장외주식 투자로 거액을 번 이력이 문제가 되어 후보를 사퇴했다. 만약 이후보자가 오로지 본인의 투자 감각만으로 그만큼 벌었다면 '귀신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이것은 필자의 말이 아니라 증권사들이 낸 의견이다.

필자의 지인들이 가끔 코스닥 정보를 나한테 전해주면서 그 주식 괜찮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필자가 하는 말이 있다. "네 귀에 들어올 정도의 정보라면 그것은 이미 정보가 아니다. 큰손들이 물량을 떨려고 하는데 그걸 받쳐줄 개미들을 찾고 있나 보다."

다시 돌아와서 대상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충분하다면 그것은 대상이 무엇이건간에 투자이다. 투자라고 생각했던 새롬기술이 결국 투기가 되었던 것처럼 투기장으로 평가되는 코인 시장에서 20년 뒤에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탄생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우리는 스티밋에서 활동한다. 우리가 보는 스티밋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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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곱씹어 읽어봐야한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폭락장세네요 ㅠㅠ

두말할 것도 없이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만약 투기였다면, 생각보다 낮은 수익률(스팀 가격에 한정)에 지쳐 파워다운을 했겠죠?! ㅎㅎ

잘 읽고 갑니다.

잘읽고갑니다 ^^ 투자라 생각하는데 결과는 아무도 모르겠죠

주식은 해 본적 없지만 ...
웃기네요. 주식으로 개털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안전자산이라...

구구절절 다 옳은 말입니다.

투자였으면 좋겠습니다~~ ^^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저는 아직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
@rubymaker님! 항상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셔요~~ ^^ 메리크리스마스~~ 😁

결국은 오를 것이기때문에 별로 걱정안하는데 저희어머니는 걱정하시더라구요~~ 좋은글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ㅎㅎ 저는 일주일차 뉴비에요 ㅋㅋ kr 커뮤니티보다가 인사드려요 :) 팔로우 신청했는데 괜찮으시면 맞팔해용^^

네 팔로우합니다.

스티밋은 투자라고 봅니다. 그런 거겠죠? ^^
즐겁고 행복한 성탄절 연휴 보내세요! :)

Merry Christmas!

멋진 칼럼 잘 읽었습니다.^^

불확실성도 있지만, 그 가운데 높은 발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팀잇만한 가치 투자가 없지요 ㅎ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