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게 짜게먹냐? 나만그래? 응?
그렇게 내마음 불편하게 해야만, 했냐?
너 때문에 라면스프하나도 시원하게 탈탈털어서 못넣었다!
2018.01.27 뉴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한국인의 나트륨 1일 평균 섭취량은
2013년 4583㎎
2014년 4027㎎
2015년 3890㎎
2016년 3890㎎
2017년 3669㎎ 등으로 거의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나트륨 섭취량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 이후 4500∼4800㎎ 수준을 유지하다 2005년 5260㎎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정부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2013년대비 20%, 2005년대비로는 31%나 나트륨 섭취량이 감소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엄청나게 많이 줄었네...
음식,식문화가 쉽게 바뀌기가 어려운데 그렇게 어려운걸 잘 해냈다니 자랑스럽다.
김치를 비롯하여 각종 장류와, 그것으로 만들어지는 염장식품, 국, 찌개 같은 국물요리가 많고, 거기에 라면과같은 가공식품들의 높은 나트륨함량의 문제가 더해져서 한국인의 나트륨섭취량은 높은편이다.
나트륨은 고혈압, 심혈관질환, 위염등 각종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다같이 나트륨섭취를 줄입시다! 끝!
...
근데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우리가 먹는 음식이 그렇게 많이 싱거워졌나?
아닌거 같은데 나는 잘 체감을 못하겠다.
'우리엄마의 손맛은 10년전이나 요즘이나 그대로인데'
'외식이나 가공식품은 좀 덜 짜진것 같기도하고 근데 그렇게 많이줄었나'
일단 의심해보자.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유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but 나는 그런 거창한거 말고 내가 짜게먹는다는 누명을 좀 벗어보고자 & 이렇게 많이 변했다는데 체감을 못하겠어서 확인하고자 하는 단순한 의도로)
"구라치다 걸리면 피보는거 안배워웠냐?"
이거 나한테 하는말임. 정부한테 하는말 아님.
한국인 나트륨 섭취량1위
WHO 권장량 세배
한때 이런 자극적인 타이틀로 티비를 보며 식사를 하던 전국민의 입맛을 쓰게 만드는 뉴스들이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일도 제일 오래한다더니... 밥도 짜게먹는거였나?
방금전까지 맛있게 먹던 국을 숟가락으로 뜨다가도 내려놓게 만들정도로 저당시의 보도들은 효과적이었다. 나역시도 언제부터인가 건강을 위해 간을 세게 하는것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했고, 그즈음부터 라면스프는 조금 남기고 넣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제일 짜게 먹는다는데 해외를 가보면 순진한 나의 믿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많이 하게된다.
유럽을 여행할때 현지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피자를 시켰는데 도저히 먹을수 없는 소금소태의 피자가 나왔다.
가장자리는 그나마 빵이랑 같이 먹어서 참고 먹었는데 토핑만 있는 가운데 부분은 먹을수록 입술이 소금에 절여지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그지역에서 식당에 가면 나는 소금은 조금만 넣어달라고 현지어로 번역한것을 보여주면서 주문을 했다.
유럽의 몇몇나라는 확실히 내입맛에 짠 음식들을 즐기고 있었다.
유럽뿐은 아니다.
가까운 일본도 우리보다 음식들이 짜다고 느껴진다.
그렇게 갖게된 의문으로 아주 조금 알아본 결과...
이문제에 대해서 몇가지 문제점을 제기해본다.
1. 다른국가와의 나트륨 섭취량을 비교할때 활용되는 WHO 리포트의 실태
2. 우리나라 나트륨섭취량 통계의 부정확성
<다른국가와의 나트륨 섭취량을 비교할때 활용되는 WHO 리포트의 실태>
2007년 WHO에서 나온 85페이지분량의 보고서인데, 외국과의 나트륨섭취량 비교 통계를 낼때 자주 활용되는 자료이다.
100% 영어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을 다 알수없었다.
WHO라는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행한자료라서 우리가 통계에 자주 활용하기는 하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WHO가 자체적으로 나트륨 섭취량을 조사한것은 아닌것같다. 여러가지의 자료를 모아놓은 보고서쯤 되는것같다.
여러나라의 나트륨 섭취량 자료가 있는데, 조사를 진행한 주체도 다르고, 시기도 80년대의 자료, 90년대의자료등으로 다양하다. 주체가 다르기에 나트륨섭취량을 조사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물론 의미가 있는 자료이겠지만, 나트륨 섭취량을 조사한, 주체, 방법, 시점이 모두 다르다는 것은 데이터로써의 활용에 있어 신중해야할 부분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나트륨섭취량 통계의 부정확성>
비교대상이 되는 다른나라의 자료는 저런식으로 했다치고, 우리나라의 자료는 어떻게 나오는것일까?
일단 2014.05.15에 나온 보고서를 하나 보겠다.
질병관리본부사이트에서 확인할수 있는데 <우리나라 나트륨 섭취현황 및 조사방법 개선 방안>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나트륨 섭취량 데이터에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있다.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일일 나트륨 평균 섭취량은 4,546mg(남자 5,212mg, 여자 3,868mg)으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일일 나트륨 권고상한치 2,000mg[6]의 2배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나트륨 섭취량 조사 방법으로는 24시간 회상법, 식사일기법을 이용한 영양조사 뿐만 아니라, 24시간 소변, 8-12시간 야간뇨, 단회뇨의 나트륨 배설량 측정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각기 장·단점을 가진다[3]
24시간 회상법을 이용한 나트륨 섭취량 조사의 타당도는 각 국가별 주요 섭취음식과 조리 특성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지역은 나트륨 섭취의 주요 공급원이 가공식품(미국 77%, 영국 65-70%)이므로 식품 섭취량만으로도 개인별 나트륨 섭취의 상당량을 파악할 수 있어 24시간 소변과의 상관성이 0.3~0.4 정도인 반면, 한국인 대상 연구 결과에서는 24시간 회상법을 이용한 나트륨 섭취량과 24시간 소변 나트륨 간 상관성이 0.11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7].
이런내용을 담고있는데 이걸 내가 이해한 바대로 내언어로 풀어쓰면
우리가 이렇게 나트륨을 많이먹습니다.
근데 우리의 조사방법이 아주 정확한 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다른나라보다 한국은 이방법으로 조사했을때 매우 부정확합니다.
그렇구나... 2014년나온 보고서가 이렇게 지적을 하고있으니 개선이 됐겠지...
그럼 현재는 어떻게 조사하는지2018년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아라보자.
일단 24시간 소변에서의 나트륨 배출량을 조사하는것같지는 않다. WHO보고서에서도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고 했던것이다. 그래... 하루동안 소변통 들고다니라그러면 누가 기꺼이 협조하겠는가.
대충보니 설문. 전날 무슨음식을 먹었는지 기억해서 적고 표준식품영양표?에서 나트륨함량을 곱하고 합하고..
14년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부정확하다고 지적한 24시간 회상법이 계속 활용되고있다.
매년 나트륨 섭취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통계가 나오는것은 기준 식품영양표나 가공식품등의 나트륨 함량이 줄어든 영향이 큰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런점이 내가 체감하는것과, 통계와의 간극을 발생시킨것같다.
정부는 2008년부터 나트륨저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나트륨줄이기 캠페인, 공모전, 연구등등 정책적인 지원으로 각종 이벤트가 있어왔고, 언론들도 한때 열심히 다루었다.
식약처, 질병관리본부, 건강보험공단 등등 관련된 정부기관도 많다.
'우리가 너무 (다른나라보다)짜게 먹어서' 줄여야 한다는 당위를 가지고 일을 해왔는데 과연 그렇게 우리가 남들보다 심하게 짜게 먹는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어설프게 알아봤지만,
2013년 4583㎎
2014년 4027㎎
2015년 3890㎎
2016년 3890㎎
2017년 3669㎎ 등으로 거의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런식으로 자화자찬하기엔 데이터의 신뢰도를 의심하지 않을수없다.
나트륨의 과도한섭취가 고혈압과 뇌혈관질환등의 발생을 높인다는 사실로, 그동안의 나트륨저감의 성과를 평가해볼수도 있을것같아 2016년 나온 국민건강통계자료를 살펴봤다.
고혈압 유병률 추이 (2016 국민건강통계Ⅰ-51P)
뇌혈관질환의 발생 추이도 살펴봤으나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것은 볼수없었다.
그래 혈압이던 뇌혈관질환이던 소금때문에만 생기는것도 아니고... 좋아졌겠지... 좋은효과가 있었겠지...
나트륨섭취는 저렇게 많이 줄었다는데... 그래 그래도 좋아진거겠지... 나트륨 안줄였으면 더 많이 높아졌겠지...
사람이 마음을 편안히 먹어야지...
2편 예고
아주 신뢰도 높은데이터를 가지고 '대체 우리가 다른나라와 비교해서 어느정도나 짜게먹는것인가?' 아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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