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라기보다는 영화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쓰는 것이라 중간중간 내용 누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감상에 피해가 갈 정도의 과도한 누설은 최대한 피하고, 있더라도 미리 언급을 할테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줄줄 쓸 것 같아요.
그것 (It, 2017)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 소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공포를 단순히 사람 깜짝 놀래키고, 쓸데없이 잔인하게 혹은 기분 더럽게만 묘사하는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조여오는 그 느낌이 서늘하면서도 너무 좋더라구요.
물론 그냥 단순무식한 스티븐 킹 소설도 많긴 합니다.
그런데 스티븐 킹 소설을 좋아하긴 하는데, 단편 위주로 많이 봐서 '그것'은 제가 사실 원작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거의 30년 전에 나왔던 TV 미니시리즈도 보지않았었구요.
그래서 온전히 이 영화로 '그것'을 처음 접하다보니 플롯 자체는 '그것'의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워낙에 지금까지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 등등 다양하게 나와서 사실 그렇게까지 신선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스토리+공포를 잘 접목시킨 클래식이니만큼 그 스토리가 재미없을 수는 없었어요. 최근에 대히트를 친 미드 '기묘한 이야기'도 '그것'의 모티브를 상당히 많이 따왔으니.. (심지어 기묘한 이야기 4인방 중 한명이 여기에 나오기도 합니다.)
원작소설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었던 영화 '구니스'가 아이들이 힘을 모아 난관을 헤쳐나가는 류의 전설이기도 하구요.
원작에서는 아이들 파트와 아이들이 성인이 된 27년 후 파트가 계속 교차해서 나온다지만, 어쨌든간에 플롯 자체는 지금 보기에는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재밌었던 이유는 바로 그 클래식함에 있었던 것 같아요.
공포영화 타이틀을 달고 있으면서 사실 요즘 나오는 공포영화에 비하면 잠깐 깜짝깜짝 놀라는 장면이 몇 부분 있을 뿐,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후반부에는 어이가 없어서 웃기기까지 합니다.
그 중심에 저 삐에로, 페니와이즈라는 저 괴물의 존재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공포보다는 쫄깃쫄깃함을 잘 유지시켜줍니다.
말이 안 될 정도로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가지고 놀기 때문에 그냥 감흥이 없을 수도 있는걸 슬금슬금 간 보면서 기가 막히게 나오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네요.
특히 첫 시퀀스는 짧지않은 시간인데도 숨 꼴깍꼴깍 넘어갈 정도로 쫄깃한 오프닝이었습니다.
아무리 광대 공포증을 노렸다지만, 솔직히 너무 무섭게 생겼다.
아이들 얘기를 해보자면 뭔가 다 비슷비슷하면서도 각각 개성이 잘 살아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호평을 받은 이유가 공포보다는 이 애들이 서로 공포심을 극복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클래식하게 잘 배겨있어서였죠.
저는 근데 중간에 상쾌발랄하게 청소하는 모습이나 수영하는 장면 같은 건 왜 넣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친구들이 우애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준 건 좋은데 갑자기 그쯤에서 뭔가 좀 늘어지는 느낌을 좀 받았어요.
다들 하나하나가 매력있어서 뭘 하든 솔직히 상관은 없었어요. 오히려 미드로 조금 더 길게 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여기서 더 나오지 않는다는 게 아쉬웠네요.
여러명의 사람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스토리가 굉장히 전형적이면서도 까딱하면 너무 유치해지기 쉽상인데, 아이들이 나오는 스토리임에도 완급조절, 연기를 너무 잘해줬네요.
다행히 2편에서도 회상 형식으로 계속 얼굴을 비춰준다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겠네요.
하나하나 매력적이었던 친구들.
삐에로 말고도 칼 들고 다니면서 그냥 애들을 시도때도 없이 괴롭히는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란게 솔직히 조금 저건 너무 무리수가 아닐까싶을 정도로 애들을 괴롭히는데 진짜 미친놈 같아서 뭔가 납득이 가더라구요. 삐에로가 안 나올 때의 간극을 잘 메꿔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친구도 2편에 다시 나왔으면 좋겠네요.
공포 영화를 기대하고 보면 하나도 안 무서워서 굉장히 실망할 영화지만 아이들이 힘을 합쳐 미스테리한 사건을 풀어나가는 그런 ET 같은 스토리 류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없을 수가 없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공포 영화에서 뜬금없이 웃긴 것 나오는 거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최고겠네요. 보는 내내 어이가 없어서 웃은 장면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지겠네요. 1편이 흥행에 굉장히 성공해서 캐스팅도 어마어마하게 되고있는 중이니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2편은 이제 어른들 이야기이니 1편만큼의 풋풋함은 못 느껴지겠지만요.
공포영화라고 각잡고 보기보단 팝콘 하나 까서 소소하게 즐길만한 영화입니다.
약간 가족드라마 느낌을 많이 받았던 영화입니다 ㅎㅎ
진짜 뭔가 우당탕탕 대소동 이런 느낌이었어요ㅋㅋ
글을 읽다 구니스를 언급해주셔서 ㅎㅎㅎㅎ
예전 주말의 명화에서 정말 재밌게 본 영화여서 기억이 남네요.
벌써 30년쯤 전인거 같은데...ㅎㅎㅎㅎ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보내주신 스달 잘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구니스 정말 재밌었죠..
좋은데 쓰시는거라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저도 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어린이 영화 느낌이 나긴 했어요. 캐릭터도 스티븐 킹 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아할 만한 캐릭터들이더라구요.
공포영화라고 생각 안하고 어린이 어드벤쳐 영화라고 생각하면 이만한 영화 근래에 없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