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라기보다는 영화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쓰는 것이라 중간중간 내용 누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감상에 피해가 갈 정도의 과도한 누설은 최대한 피하고, 있더라도 미리 언급을 할테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줄줄 쓸 것 같아요.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
재미있는 B급 영화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그냥 저예산으로, 혹은 흥행을 노리지않고 자기 맘대로 막 만들었는데 재밌는 경우, 그리고 그런 경우를 철저하게 노려서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경우.
다찌마와리는 후자의 경우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냥 완전 대놓고 막 나가는 영화입니다.
이전에 2000년대 초반쯤 30분 정도 인터넷으로 공개되었던 다찌마와리 단편에 비해 제작비도 어마어마하게 들여 아주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막장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개봉 당시 다찌마와리는 그렇게까지 흥행을 사실 잘 못했죠.
아무리 코미디라도 한국의 코미디 영화는 조금의 진지한 구석이나 스토리 라인은 있는데, 다찌마와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난식에 밑도 끝도 없는 개드립 때문에 당시 사람들에게는 너무 하이개그였는지 조금 외면 받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류승완 감독님 작품들 중에 '베를린'이랑 '군함도' 빼고는 다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영화가 바로 '다찌마와리'입니다.
한국영화, 아니 다른 나라 영화들까지 데려와도 이렇게까지 밑도 끝도 없이 막 나가면서 흐름을 놓치지않고 끝까지 잘 끌어가는 영화가 흔치않거든요.
보통 되게 웃긴 한두 장면만 기억에 남기 마련인데, 다찌마와리는 보는 내내 장난끼 가득해 뭐 하나 꼽기가 힘들 정도로 웃음 요소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코미디 영화에서 특출나게 웃기는 한두명을 주축으로 나머지가 진지한데, 여기서는 그냥 사람들이 죄다 뻔뻔하게 맛이 간 사람들 뿐이네요.
단순한 몸개그나 웃길 수 밖에 없는 개그씬들들부터 시작해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진지함 쏙 빼버리고 약간 맛탱이 간 대사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영화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개그들도 일품이었네요.
사실 딴거 다 제치고 교묘하게 엇박자인 후시녹음 대사들을 듣는 것만으로도 옛날 엉성한 영화 느낌이 나면서 재밌습니다.
쾌남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다찌마와리를 맡은 임원희 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정말 다찌마와리를 임원희가 하지않으면 도대체 누가 할 수 있을까 감히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영화 안에서 방방 뛰어다니십니다.
한 5분마다 쉴틈도 주지않고 빵빵 터져나오는 주옥같은 명대사들을 너무나 뻔뻔하게 잘 소화합니다.
다찌마와리가 나타날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진짜 한명도 빠짐없이 모든 사람들이) '와! 잘생겼다.'를 남발하는데 보다보면 쾌남 다찌마와리의 매력에 안 빠져들 수가 없었어요.
여기서도 양아치로 나오는 류승범 씨도 이 영화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주신다. 사실 모든 조연들이 보다보면 어이가 없어서 웃긴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장면들이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B급 영화를 표방한 B급 영화로 만든 만큼 온갖 쌈마이 영화들에 대한 오마쥬가 시도때도 없이 나옵니다.
영화를 그렇게까지 많이 본 편은 아니라서 정확히 무슨 영화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딘선가 본듯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코믹하게 '다찌마와리'식으로 멋드러지게 재배치되어있어요.
중간에 펼쳐지는 액션씬. 의외로 액션씬은 굉장히 본격적이다.
물론 호불호가 굉장히 갈릴만한 영화긴 합니다. 실제로도 인터넷 보면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취향에 안 맞으면 유치하기만 하고 굉장히 재미없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래도 복고, 쌈마이 풍의 어딘가 나사 빠진 영화들 좋아하시는 분들부터 그냥 코미디 영화를 찾는 사람까지, 취향만 맞는다면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저한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의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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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름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영화죠.ㅎ
네 진짜 명작이죠.. 개인적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 중에서는 제일 웃긴 것 같은데 너무 묻힌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아요.
다찌마와리는 한국 B급영화의 정석이 아닐까싶네요. 저도 꽤나 취향에 잘맞아서 재밌게 봤던기억이납니다.. 의도된 쌈마이가 절묘한 작품이죠..ㅎㅎ
쌈마이 취향이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