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이라는 보드게임을 들어보셨나요? 2014년에 해외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발매된 카드 전략 게임입니다. 이름대로, 종(species)의 진화에서 착안하여 만든 보드게임입니다.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적자생존을 보드게임으로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에볼루션 게임의 진행 방법과 게임 소감을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Photo by Henk Rolleman of Boardgamegeek.com
0. 게임 준비
게임은 육식, 긴 목, 지능, 협동, 공생 등 종의 특성이 적혀있는 카드들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이를 "특성 카드"라고 부릅니다. 처음 시작할 때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신의 종 보드 1개를 받고 시작합니다. 종 보드에는 그 종의 개체수(population)와 몸집(body size)를 표시할 수 있는 칸이 있으며, 처음에는 각각 "1"칸에 나무 큐브를 두어 표시합니다. 테이블 중앙에는 식량의 원천인, 물웅덩이 보드를 놓습니다. 테이블 한 켠에는 식량 토큰들을 모아두며, 이를 식량 은행(Food bank)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게임이 진행되어 모든 플레이어가 종 보드를 하나씩 늘린 모습. 테이블 중앙에는 물웅덩이가 있다. Photo by Henk Rolleman of Boardgamegeek.com
1. 카드 받기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플레이어들은 특성 카드를 각자 (종 보드의 갯수+3)만큼 받습니다. 첫 라운드에는 모든 플레이어의 종 보드 갯수가 1개이므로, 모든 플레이어들은 카드 4장씩 받습니다.
2. 식량 정하기
특성 카드를 받고 나면, 이번 라운드에 얼마만큼의 식량을 낼 지 각자 비공개로 정합니다. 이를 식량 정하기 단계라고 합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 4장 중 하나를 골라 테이블 중앙의 물웅덩이 보드에 뒤집어서 냅니다. 이 라운드의 식량 갯수는 플레이어들이 뒤집어서 냈던 특성 카드의 우측 하단에 적혀있는 숫자의 총합으로 결정합니다.
모두 17 종류의 특성이 있습니다. Image by Dominic Crapuchettes of Boardgamegeek.com
3. 카드 사용
모든 플레이어가 카드를 내고 나면, 카드 사용 단계에 들어갑니다. 특성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에는 4가지가 있습니다.
- 자신의 종에 특성 카드를 비공개로 추가하여 종을 진화시킨다. 특성은 한 종당 최대 3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 종의 몸집을 불린다. 최초 종의 몸집은 1이며, 최대 6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 종의 개체수를 증가시킨다. 최초 종의 개체수의 1이며, 최대 6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 이미 있던 종의 왼쪽이나 오른쪽에 새로운 종을 추가한다. 이 때 순서는 추후에 바꿀 수 없다.
4. 식량 먹이기
카드 사용 단계가 끝나면, 이제 종들에게 식량을 먹이는 식량 먹이기 단계에 들어갑니다. 식량 정하기 단계에서 뒤집어서 냈던 카드들을 공개하고, 카드에 적혀있는 숫자의 총합만큼 식량 토큰을 꺼내어 "식물" 면으로 물웅덩이 보드에 놓습니다. 이제 모든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종에 추가했던 특성들을 공개하고, 플레이어들은 차례대로 식량을 먹입니다. 이 때, 육식 특성을 추가했는지에 따라서 먹이를 먹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식량 토큰. 초록초록한 면은 식물, 반대편은 고기이다. Photo by Steph Hodge of Boardgamegeek.com
A) 육식 특성을 추가하지 않았을 경우: 초식 동물입니다. 중앙의 물웅덩이 보드에서 식물 토큰을 가져와 종 보드에 추가합니다.
B) 육식 특성을 추가한 경우: 육식 동물입니다. 절대로 식물 토큰을 가져올 수 없으며,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종을 공격하여 그 종의 몸집 크기 만큼 고기 토큰을 식량 은행(물웅덩이가 아닌)에서 가져옵니다. 공격당한 종은 개체수를 1 감소시킵니다. 만약 육식 특성의 공격으로 개체수가 0이 된 경우, 그 종은 멸종합니다.
개체수(4)만큼 식량을 4개 먹는데 성공했다. Photo by Henk Rolleman of Boardgamegeek.com
5. 라운드 종료
모든 종들이 개체수만큼 식량 토큰을 먹으면 식량 먹이기 단계가 종료됩니다. 만약 개체수만큼 식량을 먹지 못한 종이 있다면, 그 종은 가져온 식량 토큰 수 만큼 개체수를 감소시킵니다. 만약 식량을 하나도 먹지 못한 종이 있다면, 그 종은 멸종됩니다.
어느 한 종이 멸종되면, 즉시 그 종의 종 보드를 치우고 그 종이 가지고 있던 특성 수만큼 카드를 받습니다.모든 플레이어가 개체수를 조절한 뒤, 종 보드 위의 식량 토큰들(식물, 고기 모두)을 개인 주머니로 집어 넣습니다.
이제 한 라운드가 끝났습니다. 다시 1. 카드 받기 단계로 돌아가 다음 라운드를 진행하면 됩니다. 만약 카드를 나눠주는 도중에 덱이 모두 떨어지면, 사용했던 카드들을 모두 섞어서 다시 덱을 만든 후 마지막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마지막 라운드 후, 자신의 개인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음식 토큰들의 갯수+자신의 모드 종들의 특성 갯수+모든 종들의 개체수 를 계산하면 최종 점수가 됩니다.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에볼루션"에서 영원히 번영하는 종은 있을 수 없습니다. 물웅덩이에 카드를 내는 순간부터 생존을 위한 수싸움은 시작됩니다. 이번 라운드에 식량의 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 초식 동물의 개체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육식 동물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며, 식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초식 동물의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식량의 양에 따라서 번영하는 종이 달라지니, 정말 말그대로 적자생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이 게임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점은, 바로 특성 카드입니다. 17종류의 특성이 있으니, 가능한 조합의 개수가 엄청납니다. 때문에 게임을 할 때마다 새로운 조합을 연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미 에볼루션 이라는 본판 외에 "비행(Flight)"과 "기후(Climate)" 확장이 나와있는 상태이니, 이 확장들을 본판과 함께 즐긴다면 조합의 경우의 수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에볼루션의 개발사인 North star games는 현재 "해양(Oceans)" 확장의 런칭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Oceans" 의 박스 커버 이미지. Chris Mccleary of boardgamegeek.com
카드의 다양성 외에도, 특성 카드들은 실제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식 종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특성에는 딱딱한 껍질(Hard shell)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특성은 육식 종에게 공격을 받을 때 몸집의 크기를 4만큼 증가시켜주는 특성입니다. 때문에 육식 종들은 hard shell을 장착하고 있는 종을 공격하려면 몸집을 엄청 키워야 합니다. 이 외에도 무리지어 사냥하는 육식 동물들을 반영한 무리 사냥(Pack hunting), 오른쪽의 종에게 식물 음식을 넘겨주는 협동(Cooperation), 오른쪽에 자신보다 몸집이 큰 종이 있으면 공격받지 않는 공생(Symbiosis) 등의 카드가 있습니다.
무리 사냥의 대명사, 하이에나
게임의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카드 게임이다보니 운의 요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카드를 잘 조합해서 플레이한다면 괜찮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원하는 카드가 내 손에 들어오지 않으면 좀 그렇죠. 방어 특성으로 무장하고 있는 상대를, 내가 원하는 카드가 나오지 않아서 공격할 수 없으면 많이 속상합니다.
또한 한글판이 없다는 점은 국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되겠죠.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게임을 처음 해보시는 분들은 언어때문에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우선 룰북은 총 16쪽 분량이며, 그 중 8쪽 분량이 게임 진행에 관한 내용입니다. 표지를 제외한 룰북의 나머지에는 특성 카드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특성 카드에도 1~2문장 분량의 영어가 적혀있으니 모든 플레이어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North star games는 플레이 연령을 12세 이상이라고 하였으나, 아마 영어가 모국어인 만 12세 이상을 뜻하는 것일테니 우리나라에서는 대상 연령이 조금 더 높겠죠? 그래도 "보드라이프"라는 국내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룰북을 한글로 번역하여 올려주신 분이 계시니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특성 카드에 적혀있는 문장들도 한글화해서 업로드되어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KR 커뮤니티 출석부 후원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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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커뮤니티 출석부 함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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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요즘 보기드문 게임이네요. 옛날에 옹기종기모여 주사위 돌리던 추억도 생각나고 ㅎㅎ 재밌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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