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 알싸한 느낌]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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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 알싸한 느낌]

궁남지를 걸었습니다. 경주의 안압지와는 다른 정서입니다. 안압지는 다소 인공적이고 첨단전기공학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반면 궁남지는 넉넉한 인간미가 있습미다. 지향했던 아름다움의 표현이 다른 게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치열함과 넉넉함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둘이 다르되 다르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계룡백일주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부여에 계시는 술 전문가 정양욱 (Yang-Wook Jeong)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접했습니다. 40도 증류주인데 서양의 위스키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즉 첫째 장기간 숙성을 하지 않고 둘째 그렇기 때문에 원래 본 술이 좋아야 한다고 합니다. 위스키는 본술이 좋지 않아도 장기간 오크통에 숙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해요. 반면 우리식 증류주는 정성들인 본술을 증류하는 거라 핮니다. 맑고 알싸하며 기름진 향이 납니다. 전기가 흐르듯 오금이 찌릿거리기도 합니다. 문득 전봉준 장군이 마시고 기운을 차렸다는 죽력고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우연히 보니 만드는 곳이 우금치 전투가 있었던 부금입니다. 우리 술이란 무엇일까 잠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술을 좋아했던 신동엽 시인도 아마 이 술을 알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사람을 취하게 하는 술이 아니라 몸 운행에 도움이 되는 술.

집에 돌아와 몸짓을 하고 장틀을 서니 술을 마신 느낌이 얼핏 살아납니다. 느낌을 항상 의심하라 배웠는데 아직 미숙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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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와 안압지의 느낌을 너무 잘 표현해 주셨네요 ^^

ㅎㅎㅎ 그런가요~~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닌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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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신동엽도 굉장한 애주가로 들었는데
시인 신동엽도 애주가신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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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분 시를 보면, 술을 드시고 꿈을 꿨는데, 판문점에서 정상회담하는 꿈을 꿔요.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