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무의식] 뇌는 이성적 사고가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기관으로 진화했다.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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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먼 친척 중에는 튜니컷이라는 우렁쉥이가 있다. 튜니컷에는 작은 뇌가 있다. 원시적인 뇌라고 불리워도 좋을 것이다. 튜니컷이 태어나면 미숙한 몸을 움직여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닌다. 뇌는 어떤 곳이 가장 영양분이 풍부한 곳인지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런 곳을 발견하면 정착한다.

그 다음에 뇌는 어떻게 될까. 재밌게도 튜니켓은 뇌를 흡수한다. 이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뇌는 필요없어진 것이다. 왜냐면 영양분이 충분한 곳을 이미 찾았고 그곳에 뿌리를 박고 남은 생을 살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의 뇌가 이성적 판단을 위해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뇌의 여러 기능 중에 이성적 판단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성은 수많은 자극에 의한 감정과 충동의 하수인에 불과하다.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 내는 하수인이다.

어쩌면 인간은 튜니켓처럼 영양분이 충분한 곳을, 즉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곳을 발견하고 나면 뇌를 흡수하는 진화전략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왜냐면 뇌는 독자적으로 운영하기에는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뇌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곳을 찾아 다니데 있어 매우 실용적인 장기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게 아니다. 신체의 움직임을 계획하고 통제하는게 뇌의 주된 목적이다.

그런데 플라톤 주의와 그 각주로 인해 형성된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는 이성적 사고를 하는 합리적 인간을 전제한다. 합리성은 인간이 행동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시장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합리적 인간이 아니라 다분히 비합리적이고, 합리란 수단에 불과한 그런 사람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 시장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 몸을 알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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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서글픈 글이네요.

따지고 보면 그리 서글프지도 않아요. ㅎㅎ 이성은 진화상 선택한 도구이며 때문에, 이성이 만들어내는 이념이라는 도구적 합리화에 매몰될 필요가 없다는 실용적 결과를 주니깐요. ^~

인간이 태어난 목적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생물학의 관점에서 보면 유전자의 복제라는 게 존재이유이지만, 인간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은 존재이기도. 즉 문화적 유전자인 복제시키니깐요.

공감하는 글이네요. 아프지만 인정해야하는 글이죠

인정하면 자유롭습니다.

팁 부탁합니다.
다른 글보다 보팅을 많이 받는 비법을

보팅봇 이용했습니다. ^ 물론 콘텐츠를 쌓고 발효시키기 위한 독서하고 문채를 만드는 건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개인적으론 처음엔 보팅을 덜 받더라도 글을 계속 쓰길 권유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생존. 뇌 진화 그리고 시장 ! 누군가의 생존 전략인 시장은 타의 멸에서 가능하다 싶다 ㅠㅠ

시장에서의 트레이딩은 제로섬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멸하기 보다는,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거죠. 내가 팔면 그 사람은 사고. 그건 나와 다른 관점으로 시장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제로섬 게임이기에 누군가는 잃어야 누군가는 얻어야 하는 면도 있습니다.

재밌는 사실을 알고 가네요. 진화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뒤죽박죽 무의미한 돌연변이의 축적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어쩌다가 뇌를 흡수하지 않는 돌연변이 튜니켓 개체가 생겨나서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냈겠군요.

네.. 진화라는 게 그때 그때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최적의 수단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방향성이 없다는 예로, 우리 눈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망막이 있고 여기에 맺힌 상을 뇌로 연결하는 시신경 다발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신경 다발이 망막 뒤에 있는게 아니라 앞에 있습니다. 이 시신경이 뇌로 연결되기 위해 망막을 뚫죠. 그게 맹점입니다. ^ 맹점은 진화의 과정이 그때 그때의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서 된 것이란 증거이기도 합니다.

뇌도 마찬가지로 뇌 안에 여러 모듈들은 주먹구구식입니다. 그래서 서로 상충되기도 합니다. ^

멋진 글이군요. 모든 곳에서 이유를 찾는 합리성이 어쩌면 투자의 패착일 수도 있겠네요 :)

네 맞습니다. 자동차 광고는 보통 자동차를 산 사람이, 자기 합리화와 정당성을 위해 많이 봅니다.

불교인식논리학에서는 현량(직관)과 비량(언어가 개입된 사고)으로 두 인식의 축을 설명하는거 같습니다.이성이란게 투자에서 아주 중요하기도 한데 직관도 무시못하죠. 그런데 좋은 결과를 낳게하는 직관은 이성이 바탕되야죠. 중도/중용/중화로 다시 돌아가네요

네~ 직관적 판단은 비논리가 아니라 논리에 선행되는 것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