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3-1. 헉! 종전 선언이라니?

in #kr7 years ago (edited)





때 마침 울리는 단톡방의 카톡

비핵화
종전했다
세상에

일찍 퇴근한 나는
이언 메큐언의 <속죄>를 읽고 있었다.
마침 읽고 있던 장면은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영화로도 유명한) 뒹케르크 철수 작전 장면이었다.
영국군인 주인공 로비는
뒹케르크를 향해 죽음으로 뒤덮힌 길을 걷고 있었고,
폭격과 시체에 익숙해진
자신을 연민하며 전쟁을 견디고 있었다.
작가의 생생한 묘사 탓에
전쟁의 참상을 간접 체험하고 있던 나는
인류와 전쟁의 의미에 대해 곱씹고 있던 터라
새삼 '종전'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더 울림있게 다가온 것이다.

평소에 한반도가 휴전 상태라는 걸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터.
그러나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쟁은 일상처럼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북학의 핵 위협, 미국의 도발 등
국제 정세가 위협적으로 돌아갈 때마다
우리는 늘 머리 속에 '전쟁'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정치에 관심 없는 엄마조차 그럴 때마다
'전쟁 나는 거 아니냐? 무서워서 어쩌냐?'
라며 나에게 전화를 걸어오시니까.

종전, 이라는 말을 발음해본다.
세상에 라는 말이 나도 나온다.
그 말만으로도 울컥하는 거 보니
내 일상에도 전쟁의 그림자는 있었나보다.

종전, 통일, 평화.
아직 두고 봐야할 단어들이다.
그러나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에 적힐
단어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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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어색하기까지한 단어지만 당연한 것이 되는 날이 오겠지요?
저또한 전쟁의 그림자가 깊고 컸음을 '종전'이라는 말로 역체감 하고 있어요. 새시대를 기대해봅니다. 2손님 자주 오세요!

저도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영 논리 등등을 떠나서 정말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요즘 야당에서 딴지 거는게 영 불편하긴하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