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이상하리만큼 내 지인들 중 아이 엄마가 된 사람들이 별로 없다.
생각해보면, 지인으로 지낸 세월이 이만큼인데,
그들도 나와 비슷해서 아마도 비슷한 인생의 경험을 비슷한 시기에 하는 게 맞지 싶기도 하다.
내가 느린 그 이유는 그들도 같을 테니까.
나는 하자가 많은 인간이고,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그들도 모두 그들만의 약함이 있다.
누구는 마음이 너무 여리고,
누구는 또 너무 독립적이어서 공감능력이 좀 떨어지고,
누군가는 주변의 환경에 너무 휘둘리고,
이것저것 다 모아 논 것이 나라고 생각하면
이들과의 관계가 깔끔히 이해된다.
사람은 비슷한 듯 다른 사람에게 끌리는 법이니까.
세상에서 흥이 제일 많고,
이것저것 고민도, 걱정도 그리고 특히나 '관계'에 관한 생각이 많은 친구가 있다.
독보적으로 일찍 (나의 기준으로) 결혼을 하더니,
엄마가 되었다.
항상 옆에서 챙겨줘야 할 것 같았던 사람이
아이를 챙기는 모습을 본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이를 재워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의 미래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원래 걱정은 엄마의 몫이고, 오지랖은 엄마 친구의 몫이니까.
자존감이 강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너의 말에,
그래 자존감은 높지만 자신감이 과하지 않은 사람으로 커나갔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아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10년 동안 내가 알던 세상에 휩쓸리던 친구의 모습이
조금은 자신의 색을 찾은 것 같았다.
20살 적 문자 하나 남들의 마음 하나하나 신경 쓰던 나의 친구는
이제 엄마가 되어 조금 더 자랐다.
이제서야 세상엔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있고
모두 다 나와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 거 같은 느낌이다.
수십번을 말해도 잘 안되라며 여기저기 휘둘리던 친구는,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딸을 고작 6개월 키우면서 이만큼 달라졌다.
그리고 너무도 다행히
귀가 그렇게 얇은 친구에게서 기특하게도 우직한 성격의 딸이 나온거 같다.
애가 잘 웃지 않는다고 툴툴대던 너,
그래서 네 딸이 너에겐 완벽한거 같다.
저도.... 이제 곧 세상에 나올 아가를 기다리는 중인데...
아직은 크게 엄마가 된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네요.
하지만 주변 이야기를 들어도 그렇고... 엄마가 되어가는게 느껴집니다.
지금도 이렇게 엄마가 되어가는데...
shsleeper님 말씀대로 나중에는 아가덕분에 더욱 엄마로 성장하게 될거같네요 :)
어머 축하드려요! :)
저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아서 엄마가 된다는게 무슨느낌인지 감히 상상도 못하지만,
간접경험 (?) 으로 느끼자면 정말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며 나도 새롭게 태어나는거 같더라구요.
전혀 다른사람이 되어있는 친구들은 보면 ㅋㅋㅋㅋ 깜놀 이예요.
아마 판다님도 그렇게 되실것 같습니다. ^^ 곧 좋은소식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