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4일 입사를 해서 2013년 12월 31일 퇴사를 한다. 꼬박 6년이다. 지나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에게 ‘직장은 최고의 행운인 동시에 최고의 저주’였다. 지방대 출신이 서울에서 자리를 잡았고, 촌 놈이 세계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출장을 다니면서 견문도 넓힐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토끼 같은 아들, 딸 놓고, 비록 전세지만 발 뻗고 누울 자리 집 한 칸 마련했으니 직장이 정말 나에게 최고의 행운이다. 가끔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말이지 운이 참 좋았다.
하지만 돌아보면 직장은 나에게 저주이기도 했다. 직장은 내게 안정이란 병균을 감염시켰다. 삶에 안정이란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것이 인생의 본질 아니던가. 하지만 매달 나오는 월급은 안정이란 허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나름 열심히 직장 생활을 했다. 남들보다 앞서고 싶다는, 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 때문이긴 했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고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욕망조차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빠져 나가듯이 점점 내 안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직장 생활의 몇 번의 상처와 좌절로 나는 삶을 수비하듯이 살고 있었다.
때가 되어 월급이 나오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열심히 하나 안하나 월급은 똑같이 나오는 데 뭣하러 아등바등하며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무의식으로 밀고 들어왔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중간만 하면서 안정적으로 살지 뭐’라는 의식이 나를 집어 삼켰다. 내가 그렇게 한심하게 생각했던 부류의 인간이 나 역시 되어가고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지는 4년이 되었다. 아니 지난 4년 동안 단 하루도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하지만 언제나 답은 없었고 높은 현실의 벽 앞에서 돌아서야 했다. 이것이 저주가 아니라면 무엇이 저주일까? 이제 깨달았다. 그 저주는 풀 수 있는 마법사는 오직 나 자신 뿐이라는 걸. 그래서 이제 그만 그 저주를 풀려고 한다. 이제 다시는 내 인생을 마치 남의 인생인 것처럼 대충 때우며 살지 않고 싶다. 살아 있는 채로 즐기며 또 일하며 또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리 살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둔다.
일도 사랑도 즐기면서 하세요.
즐기시면서....
great look as a gentle man. sorry for can not understand this languge and can not comment about your post.
좋은글 늦게 확인했네요
담담하게 쓰셨는데 감정이 전달되는것 같아요^^
모쪼록 좋은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행복과 함께 사세요~
하루하루를 즐거이~
저 또한 그러지 못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