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전후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화두는 산업화였습니다. 젊은이들은 산업화의 흐름을 따라 도시로, 공장으로, 사무실로 갔습니다. 그러지 않은 자는 농촌에 남았죠. 386세대의 과업은 누가 뭐라 해도 민주화였습니다. 청년들은 압제에 대항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러지 않은 자들은 교실에 남았겠죠. 그리고 이제 2030에게 주어진 패러다임은 '가상화'입니다. 인터넷으로, 스마트폰으로, 암호화폐로 펼쳐지는 가상의 드넓은 대지로 나설 때입니다. 그러지 않는 자는 여전히 취업에 목숨을 걸고 있을 것입니다.
산업화에 발맞추지 않은 자는 촌놈이 되었고, 민주화에 나서지 않은 자는 비겁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보화에 나서지 않는 자는 도태될 것입니다. 산업화 세대는 '취업화'를 강요합니다. 자신들 세계의 노동력을 제공하라는 것이죠. 그러나 머지 않은 세상에 AI로 대체될 운명이 그 길 끝에 있습니다. 민주화 세대도 '취업화'를 강요합니다. 자신들의 제도에 세금을 공급하라는 것이죠. 그러나 기껏해야 거수기 역할이나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놓인 질문은 공장이냐 시골이냐가 아닙니다. 진보냐 보수냐가 아닙니다. 진짜 질문은 오프라인의 노예냐, 온라인의 자유인이냐 일 것입니다.
산업화, 민주화를 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패러다임에는 우열이 없습니다. 다만 낡은 것과 새 것이 있을 뿐입니다. 옛 패러다임과 함께 침몰하지 않으려면 새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 패러다임이 기존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과정에는 많은 잡음이 있기 마련입니다. 두려움과 설레임, 공격과 방어가 쉴새없이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때에도 그랬고 민주화 때에도 그랬습니다. 이제 가상화의 시대에도 똑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농촌을 떠나도 되는 것인가, 교실을 박차고 나와도 되는 것인가, 그리고 취업화의 전선에서 벗어나도 되는 것인가. 용기있는 자, 지혜로운 자는 새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