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정, 강경대... 오랜만에 소환된 이름이네요. 어느 날인가 전경들에게 둘러싸여 심하게 맞았는데, 맞는 와중에도 '이대로 전경들에게 잡혀가면 집으로 연락이 가고 어머니가 놀라시겠구나'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그러다 어디를 맞았는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고, 눈을 뜨니 친구들이 부축하며 일으키고 있더군요. 어쩐 일인지 전경들이 안잡아가고 그냥 두고 갔습니다. 다행히 학교에 의대가 있어서 부속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죠. 불과 3~4센티 상처가 두 곳. 수십바늘로 촘촘하게... "최대한 흉터가 덜 남게 꿰맸다."는 성형외과 레지던트 형님의 설명을 듣고 나오는데, 수술방 앞에 모여있던 선배들과 친구들이 죄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하는 겁니다. 얼굴에 평생 남을 상처가 두 개나 생겼는데 다행? 이 사람들이... 조금 뿔이 나더군요. "명지대에서 한 명 맞아서 죽었데." 학회장 형의 말을 듣는 순간의 복잡한 감정이란...
누군가의 죽음에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일말의 안도감과 뒤늦은 죄책감과 슬픔... 내가 강경대에게 가지고 있는 기억와 @sanha88님이 김귀정에게 갖는 마음이 비슷할 것 같습니다.
네 참 격동의 시기가 지나갔습니다. 아니 지금도 살고 있겠습니다만 저도 주먹만한 돌이 제 눈가를 스치고 지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하면 참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