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th, Hope and Love

in #kr6 years ago (edited)

닥터가 잠수를 탄 후 이집트에 여행중인 남동생처럼 지내는 전 남친에게 카톡을 보냈다.

"야 너 이집트에서 파라오신한테 나 결혼하게 해달라고 제대로 기도한거 맞아?"
"응"
"근데 왜 닥터가 잠수탔지?"
"믿음이 부족해서지."

하하하. 하나님을 믿지도 않는 전남친에게 이런 말을 듣다니. 장난이지만 파라오신에게 기도해달라고 해서 하나님께서 뿔이 나신걸까? 일요일 아침에 교회에 안 가고 닥터와 이야기하려고 해서 닥터를 잠수를 타게 하신걸까? 나는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뜻이 옳다고 믿어야한다.

솔직히 지금은 새로운 사람을 찾고 싶지도 않고 그냥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가만히 있고 싶다. 정말 힘들 때 이집트의 왕자의 주제가인 When you believe나 요셉의 꿈 주제가인 You know better than I를 정말 무한반복하면서 들었었다. 그리고 만나던 남자가 쓰레기라는 것을 알게 될때마다 God bless the broken road는 항상 들어주는 노래이다. 원곡도 좋지만 정말 너무나 감동적인 Mash-up 버전을 찾았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들을 다 합쳐놓은 노래. 듣다보니 눈물이 주르륵. 이 아카펠라 그룹이 내 결혼식에 와서 노래를 불러준다면 너무 멋질 것 같다.

오늘은 친구가 된 옛 고객과 같이 밥을 먹었다. 그녀는 나보다 어리지만 결혼도 하고 집도 장만하고 남편이랑 생일기념으로 하와이도 갔다 온 정말 알찬 인생을 살고 있는 친구다. 정말 상냥한 친구이기 때문에 그녀의 인생이 부럽기보단 그녀가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그런 그녀에게 물었다. 남편은 너가 항상 결혼하길 원하던 그런 남자니? 그녀의 대답은 No. 그래도 사랑하지? 음 일단은 사랑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

친구는 홍콩사람인데 우연히 보게 된 대만의 남녀관계에 대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정말 막장의 막장을 달리는 사연들을 많이 읽어서 결혼이나 남편에 대한 믿음을 별로 가지지 않는단다. 그래 우리가 남자 믿다가 발등에 도끼 찍히지. 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믿음이 오래 전에 깨진 나에게 믿음을 새로 줄 대상이 필요한 것 같다.

옛날 주일학교 선생님이 가족을 떠나서 선생님집에 살고 있는 나를 챙겨주시려고 집에 초대를 해 주시고 나에게 해 주신 이야기가 지금도 너무 선명하게 기억난다. 선생님은 미국에 어렸을 때 이민을 갔는데 정말 찢어지게 가난해서 부모님께서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학교가 끝나자마자 일하고 옷을 살 돈도 없어서 항상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학교를 다니고 일해서 어린 마음에 많이 부끄럽고 자존감도 낮았다고 하셨다. 그런데 지금 남편을 만나고 인생이 180도 바뀌어서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다. 남편분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잘나가는 재미교포셨다. 그 선생님이 김치녀와 같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정말 힘드셨는데 잘 되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신단다. 내 홍콩 친구처럼 현실적으로 남자를 믿지 않는 것이 내 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지만 난 주일학교 선생님처럼 내 남편이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같이 있으면 따뜻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고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
작년부터 정말 열심히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많이 발버둥을 쳤다. 이제 좀 가만히 있고 하나님의 기적을 기다려야겠다.

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Let there be mi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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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마지막에 왜 피라미드 사진...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