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일주일간의 휴가가 끝나고 복귀한 첫 날. 새로운 부서로 옮긴 난 새 부서 사람들과 가진 환영회에서 나와 같은 영혼을 가진 25살의 입사 1달차 S상을 만났다. S상은 이쁘고 귀엽고 거기다가 배려심까지 있다! 내 코트를 걸어준다고할 때부터 오 이 처자 괜찮다라고 느꼈다.
S상은 입사 1달차뿐만 아니라 동경에 상경한지도 1달차라 이것저것 적응하는게 힘에 부치다고 말을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 취향이 비슷한 것을 알게되었다 (홀꺼풀에 터프한 상남자 스타일 ㅋㅋㅋ) 안타까운 것은 얼마 전의 나처럼 정말 S상도 그런 남자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자가 좋다고 사귀어놓고 찬 다음에 연락을 아예 안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단다)
자랑은 아니지만 난 S상보다 나이가 7살이나 더 많기 때문에 S상이 겪은 것보다 더 쓰레기 같은 놈들도 만나봐서 S상이 어렸을 때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던 내 자신처럼 생각되어 마음이 짠했다. 그래서 난 망설임 없이 친구에게 전수받은 Rules를 전파하였다.
"S상! 우리가 좋아하는 동물같은 남자들은 우리가 연락을 먼저하면 안돼. 우리가 무시하고 있으면 지네들이 알아서 기어와."
"정말요?"
"S상이 항상 먼저 연락하지?"
"네..."
"그러면 안돼. 난 더 심했어, 반찬도 만들어서 갖다주고. 그러면 얘네들이 우릴 엄청 만만하게 생각해."
"그런데 제가 연락안하면 그냥 못 만날거 같아서요..."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내가 아직 검증이 안됐는데, 내가 먼저 검증해 보고 알려줄게. 그런데 난 확신해. 분명 와 사냥개같은 남자들은."
"그럼...전 그냥 연락을 기다리고 있으면 되나요?"
"아니아니~ 기다리지말고 지금을 즐겁게 지내. 다른 남자 만나서 데이트도 하고, 눈썹연장도 하고, 네일도 하고. 정말 외롭고 힘들면 차라리 엄마한테 전화해. 그 놈한테는 하지마."
"네...알겠어요! 그렇게 해볼게요!! 저 동경 온지 얼마 안되고 회사도 적응 잘 안돼서 힘들었는데 너무 감사해요~왠지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아요!"
흠...요새 내가 어떻게 된 것인지 Rules를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전파를 하고 다닌다. 어제 저녁에도 오랜만에 만난 언니가 힘이 없어 보여서 괜찮냐고 물어보니 연락하고 지내던 남자가 연락을 안해서 속상하다고 해서 S상에게 말한 것처럼 Rules를 실천하라고 전도사마냥 이야기를 했다. 그 언니도 기운이 난다며 고맙다고 했으나 정작 난 기가 다 빨려서 몸살에 걸릴 뻔했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내가 검증을 안 해 봤는데도 무슨 확신이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Rules를 마구마구 알려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난 비슷한 경험을 하는 여자들이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알려주고 싶은 것 같다. 뭐 연하남한테 아직 연락은 안 왔지만 내 친구가 Rules를 알려준 다음부터 힘도 났고 이 놈 저 놈이랑 데이트도 하면서 자신감도 회복했다.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다...내가 요새 많이 듣는 긍정적인 노래 중에 Glee라는 미드에서 기네스 팰트로가 부른 Forget You가 있는데 들을 때마다 연하남이 돌아오던 말던 상관이 없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기네스 언니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바이바이~ 너같은 놈 잊을게~ 이런 생각을 S상도 꼭 했으면 좋겠다. 정말 여자는 여자의 적일 때도 있지만, 여자끼리 수다를 떨면 혼자 힘들었던 일도 잊어버릴 수 있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 본 영화 중에 Pitch Perfect 3가 있었는데, 1편과 2편을 좋아해서 3편도 꺼리김없이 봤는데 역시 걸크러쉬 걸파워는 없던 힘도 나게 한다. 여자끼리 뭉쳐서 노래하고 춤추고 아주 좋다. (셀렙파이브도 병맛같지만 좋다) 멋진 언니들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 TLC, Destiny's Child, Beyonce, Katy Perry의 노래들도 많이 듣고 있다.
나보다 7살이나 어린 S상에게 꼭 놈에게서 연락이 올거라고 말해버렸는데, 정말 나도 그렇고 그녀도 그렇고 나쁜 남자의 버릇을 고쳐놓는 기회 또는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역시 긍정적인 걸파워 글에 제일 댓글이 안달리는건 한국사회에 어떤 면을 반영하는건가...ㅋㅋ
Cheer up!! 기네스누님처럼 당당히!
Thanks! Haha maybe...but its okay all is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