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겨울
인간 2, 개 1
총 세 생명체가 함께
지리산 둘레길 여행을 갔다.
당시 인간 2명은 모두 회사를 다니다 퇴사한 백수였고
개와 함께 건강한 여행이나 즐기자는 취지로 둘레길로 향했다.
지리산이 워낙 커서 둘레길도 출발지가 여러군데였는데
우리는 전북 남원에 있는 코스로 향했다.
말로만 듣던 지리산 둘레길을 처음으로 가는거라
많은 여행객을 마주칠거란 설레는 마음으로 향했지만
막상 도착하니
아무도 없고
우리 뿐이었다.
나와 지인, 그리고 지인의 개
이 개로 말할 것 같으면
쥐드래곤이 키웠었고,
비싼걸로 유명한 '샤페이' 라는 종이다.
쭈굴쭈굴한 피부와
순한 성품이 매력적인 종이다.
보기에 예쁘게 생긴 것 같지는 않아서
처음에는 관심이 잘 안갔는데
여행 내내 너무 순하고 착한 면모가 많이 보여서
나중에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샤페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쁜개는 없는 것 같다.
주인이 나쁠 뿐.
개와 둘레길을 여행하니
전에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많이 느꼈다.
사람간의 소통 뿐 아니라
개들끼리의 소통도 볼 수 있었고
개 역시 처음 겪는 자연 환경 앞에서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여 기분이 좋았다.
남자 둘이서 둘레길 걸었으면
더럽게 칙칙했을텐데
개와 함께하니
신선하고 분위기 좋았다.
아 참고로 이 샤페이의 이름은 쌤이다.
쌤은 지리산에 오기전에
잠시 제주도에 있었는데
제주도에서 귤맛을 알아버렸다.
그래서 지치거나 배고플 때면
세상 공손하게 앉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쌤 주인이 귤을 준다.
이것이 쌤이 쌤주인을 따르는 이유다.
귤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자연으로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뒷 이야기는 '샤페이와 지리산 둘레길 여행 2화' 에서 이어집니다]
The Saint Bernard gains its name from the "Great St. Bernard Hospice;" the monastery where Barry and other mountain dogs was raised by monks to rescue victims from the snowy Al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