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중국 대륙 중앙에 위치한 산시성의 성도인 동시에 서부 제일의 도시이다. 시안은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다시 둘러볼 계획은 없다. 무엇보다도 대도시는 고층 빌딩과 많은 사람들로 북적여 한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주요 관광지가 정해져 있어서 소소한 재미가 없다. 진시황릉과 함께 건설한 지하궁전인 병마용 박물관,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로 유명한 화청지가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예전에 베이징에서 중국 여행을 시작할 때, 시안에서 란저우, 시닝, 둔황, 거얼무를 거쳐 티벳 지역 라싸로 들어가는 여정을 고려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는 교통편이 너무 불편해 시안을 마지막으로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실제로 라싸에 간 것은 시닝과 라싸를 연결하는 칭짱철도(青藏鐵路)가 개통된 이후였다. 그때 당시 썼던 노트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사진)
사실 그렇다. 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실제로 계획대로만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 여행이다. 갑자기 방향을 틀기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하루로 예정했던 일정이 일주일로 늘어나기도 한다. 계획을 세우는 것, 그 계획대로 딱딱 들어맞는 것, 세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이 여행의 즐거움이 된다.
포스팅에서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가능한 배제하고 방문할 지역의 역사와 문화, 가능하다면 그곳 사람들의 삶을 다룰 예정이다. 중국에서 서역으로 나가는 관문이고, 이름만으로도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둔황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둔황, 우루무치, 투루판, 쿠차, 카슈가르로 이어질 나의 실크로드 여행길 탐방에 관심 있는 스티미언들이 같이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