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날이 추워 코트안에 내복을 입고, 돌아다닌 기억이 난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사람은 서울로 가야지'라는 구절이 머리를 맴도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상경을했다>
서울 사는 친척을 만나러 혹은 서울에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친구보러 가끔은 서울 야경을 구경한 시골 촌놈이 옷가지를 들고 훌쩍 뛰어넘어버린 것이다.
대학을 막 졸업한 나에게는 서울이 꿈과 희망의 도시로 보여,
<상경을했다>
여자친구랑 가는거 아니냐는 짜증과 투정이 섞인 상태로 올라간 남산타워에서 언젠가 마음을 뺏긴게 분명하다.
결국 호기로 시작된 상경 계획은 시외버스표를 끊음으로 시작되었다.
단톡안에는 내가 찍은 표쪼가리 사진과 동네 친구들의 장난어린 비아냥들이 다시 한번 서울로 떠 밀었다.
버스 안은 어딘가 불만스러웠던 아이의 울음소리와 두근거리는 마음에 조금은 빠른 심장 소리가 버스길 내내 울려퍼졌다.
...
그날은 참 비가 많이 왔다.
비가 너무 와서 정안휴게소 '소떡'을 창문에 그린 채, 지켜보기만 할 뿐이였다.
비는 마음을 뜨겁게 달궜던 촌놈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비는 그 추운날 눈이 되지 못한 비는 꿈을 꾸는 청년의 눈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이윽고 버스는 자기 할 일을 마친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정적이였던 승객들이 움직인다.
갈 곳은 많지만 맞이 하는 곳이 없는 나는 하염없이 승객이 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마지막 초로의 어르신이 내린 뒤에야 빗속을 헤쳐오신 기사님께 인사 후 발걸음을 떼었다.
남색 코트와 해외를 떠나고 싶었던 갈색 캐리어가 빗방울을 머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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