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한다 아가야!
사랑한다 아가야❤️
오늘은 아이의 생일이다.
생후 백일과 작년 첫돌엔 새벽에 잠도 거의 자지 않고 동트기 전 삼신상을 차린 기억이 있다.
미신이란걸 알면서도 밤 12시가 지나서 나물과 새 밥과 국을 끓여 자고 있는 아이를 상 앞에 눕히고 자고 있던 신랑을 깨워 아이의 발을 만지고 기도를 했던 기억.
‘훗, 그랬던 적이 있었지..!’
아침
아이가 일어난 후부터 함께 준비했다.
흰 쌀 밥을 밥솥에 올리고
미역국 준비를 했다
아차 싶었던건 어제 자기전 미리 냉동실에 얼려둔 고기를 냉장고에 옮겨 놓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정신머리하고는 ㅠㅠ)
다행이 고기 덩어리를 나름 소분해놓은 터라 해동이 빨리 되었지만 그래도..
미역을 찬물에 불려놓고 소고기를 아이가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잘라놓았다.
참기름을 약간 두른 냄비에 소고기를 먼저 익혔다.
여기서 헷갈린건.. 미역을 먼저 볶았어야 했는지.. 고기를 먼저 익히는게 맞았던 건지다..;;
그냥 잘 익혀진 고기를 택한 나.
고기를 먼저 충분히 볶듯이 익히고(핏기가 거의 없이) 탱탱 불은 미역을 흐르는 물에 잘 헹궈 물기를 꾹 짜준 뒤 함께 볶아주었다.
볶는 걸 함께 해준 아이. (동영상으로만 남겨져 있어 올리진 못함)
그리고는 물을 냄비의 반 정도 붓고 슬슬 간을 해준다.
소금으로 일단 간을 했는데 영~ 그 맛이 안났다.
다진마늘을 1티스푼 놓었는데도.. 영~ 내가 알던 맛이 안났다.
국간장 밥수저로 반만 넣으니 비슷한 향은 나는데.. 맛도 좀 비슷해진 것 같은데..
적년에 만들었던 그 맛있는 맛이 나지 않는다.
아...;; 그땐 어떻게 만들었었지..??
.
.
기억이나지 않는다 ㅠㅠ
결국 아이가 너무 배고파 해서 이만 끓이기로 하고 며칠전 만들어 둔 밑반찬과 함께 아침을 먹였다.
엄청 잘 먹어준다.
므흣!!!!😆😆😆
점심.
점심도 아침 그 메뉴..;; ㅋ
추가를 해 준건 친정 엄마표 사골곰탕.
후루룩 그릇째 벌컥마셔준다.
이 때부터 시작된 아이 생일을 위한 특별식 두번째!!! (첫번째는 당연 미역국!! ㅎ)
심신상을 차려주지 못한 대신 수수팥떡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이미 아이 생일이 다가오기 훨씬 전부터 실수하지 않게 여러 레시피들을 보고 정독하며(요리를 글로 배우는 여자..!!) 오늘을 위해 준비해두었다.
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메뉴다.
내평생 처음 만드는 음식이 넘나도 많다. (당연하지!! 부모님과 살며 손하나 까딱안하며 귀하게(?)큰 셋째 딸년이니..!!)
수수팥떡
일단 적두(팥)를 적당량 계량한다.
집에 다른 많은 건 없는데 계량컵은 있다. ㅋ
눈금에 ‘1cup’이라 쓰여진 곳까지 넣었다. 대략 200g 정도 인듯 하다.
글로 배운 블로그들마다 적두를 불리는 시간이 모두 달라 어찌해야하나 참 난감했는데 적은 양만 할꺼라 미리 불림은 1시간 조금 넘게만 했다.
쌀 씻듯이 적두도 물에 2-3번 씻어주고 물에 담가두었다.
적두를 계량하는 것과 씻기와 불리기를 모두 아이와 함께 했는데..
흠.. 달래고 치우는게 더 오래걸렸다. ㅠㅠ
1시간 이상 불린 적두를 얕고 넓은 냄비에 물을 받아 초벌삶기를 해준다.
요건 팥을 요리할 때 필수 과정!!
팥에 사포닌이란 성분이있는데 이걸 제거해주지 않으면 떫은 맛도 날 뿐아니라, 심한경우 배도 아프며 탈이 날 수 있다고 한다.
적두를 넣고 한번 보글보글 끓어 오르면 그 물을 모두 버리고 적두는 찬물에 헹구 듯 씻어주고 다시 새 물을 받아 푹~ 익혀준다.
냄비에 충분한 물(완전 졸여주듯 익힐것이니 물을 한강처럼 가득 부어준다. )을 넣어주고 뚜껑을 닫아 중불 혹은 좀더 쎈 불로 20-30분 익혀준다.
중간중간 끓어 넘치는걸 염려한 난 여러번 뚜껑을 열어 확인을 하며 불의 세기도 조금씩 조절해 주었다.
여기서 작은 팁.
익히고 있는 적두를 뒤적거리지 말아야 한다.
익히려 뒤적이면 오히려 더 안익는다고..;;
30분 이상 끓여주면 이젠 익었나 덜익었낭 확인 단계에 들어가 준다.
적두 한 알을 들어 먹어본다.
안익었음 물을 조금 더 붓고 빨리 뚜껑을 닫고 익혀준다.
난 이런 과정을 2번.. 아니.. 한 3번 한 것 같다.
마지막 적두가 거의 다 익었다 싶을 땐 물도 다 빠르게 중발하는 듯해서 필(feel)로 알아차렸다.
잠깐 쉬어가는 타임.
위기의 순간이 왔다.
오후 3시쯤.
아이의 낮잠시간까지 미쳐 생각지 못했을 무렵 아이가 겁나게 칭얼대며 울어제낀다.
헉 소리와 함께 생각 난건..
포. 대. 기.
작년 언제까지 몇번 쓰다 어딘가에 쳐박아 두었단 포대기를 얼른 찾아와 아이를 들쳐 업고 재운다.
포대기의 힘.?
거짓말 안하고 업은지 5분도 안되 스르르 잠이 든 아이..
그만큼 졸음을 참고 있었단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포대기로 재우면 거의 단시간에 자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 나로써는 신기 할 따름이다.
다시 스타트.
냄비에서 충분히 불려서 익고 물도 거의 졸아버린 적두를 마른 후라이팬에 옮겨 볶아준다.
이 과정을 하는 이유는 남은 수분을 모두 날려주기 위함이다.
수분이 남아있음 떡 고물로는 너무 질척거려진단다.
여기서 잠깐 (또)팁.
후라이팬은 코팅이 된걸로~
그래야 적두가 바닥에 늘러 붙지 않는다.
여기서도 중불로 적두를 휘휘 적어가며 고슬고슬해질 정도로 볶아준다.
아참!!!
팥고물에 소금과 설탕 간은 이때 해주어야 한다.
삶을 때 하면 적두가 안익는다고..
아이도 먹일꺼라 소금과 설탕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소금은 (실수로) 삶을 때 1티스푼 넣어주었고
설탕은 수분 날리는 과정에서 밥수저 1스푼정도 넣은 것 같다.
여기선 뒤적뒤적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
수분을 빨리 날려버려야 하니까!!
여기서 힘들었던건 얕은 후라이팬으로 하니 팥들이 팬 밖으로 다 튕겨져 나가 뒷처리가 엄청 힘들었다는 .... 슬픈얘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드디어 팥고물은 끝.
끝난 줄 알았지..? 2라운드!!!
이젠 떡을 빚어야 한다.
잠들기전 설탕 :물 = 1:1로 미리 만들어준 아이. ㅋ
작은 냄비에 끓여준다.
이건 떡반죽을 할 때 넣을 물인데 그냥 뜨거운 물이 아니라 설탕물로하면 떡이 노화되는걸 늦출수 있다한다.
찹쌀가루:수수가루 = 1:1
(과정을 생략해 버렸지만 떡 간도 이때 해주어야한다. )
소금과 설탕 약간. (이건 완전 개취라 대중없음)
그리고
반드시 뜨거운 설탕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치대야한다.
그래서 처음엔 수저로 휘휘 젓다가 조금 지나서 손으로 반죽을 해준다.
여기서 실수는 설탕물 조절.
너무 많이 넣었는지 반죽이 엄청나게 질어졌다.
(무슨 부침개 만드는줄..;;;)
그래서 뒤늦게 수수가루와 찹쌀가루를 추가해 넣었다는.... ㅎ
하.. 끝이보인다.
떡만들기에도... 포스팅에도... ㅋ
반죽을 많이 치대어주면 떡이 더 쫄깃해진다기에 자고있는 아이 생각도 않고 엄청 ‘퍽퍽’ 쳐댔다.
그리고는 동글동글 빚기.
팥고물을 덧입힐거라 조만하게 만들었는데..
39개 밖에 안 나왔다.
또다른 큰~ 냄비 등장.
물을 끓여주고 떡 익힐 냄비다.
동그랗게 빚어 놓은 떡을 끓는 물에 넣어 익혀준다.
시간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정말 익은 떡이 똥똥~ 물위로 올라왔다. ㅋ
모든 떡이 다 떠오르면 바로 찬물 샤워~!!
떡의 쫀뜩함을 위해 시원하게 식혀준다.
그리고 체에 받쳐 물기도 쫙~ 빼주고~~
30분전 쯤 만들기를 끝낸 팥고물에 떡들을 넣고(서로 들러붙지 않게) 슬슬 굴려주면 자기들이 알아서 팥고물 옷을 입는다.
크기도 한입에 쏙 들어가고도 남을 앙증맞은 사이즈!!
아이입엔 한가득일테지만.
요 때 쯤 인 것 같다.
마무리를 하려고 할 때쯤 아이가 낮잠에서 깨 준게 말이다.
특별한 생일을 맞이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정성으로 만들고 사랑으로 먹어준 아이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느꼈다.
비록 어제 ‘농가진’이란 진단을 받아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두돌치레하는가부다~’ 생각하며 오늘하루도 마무리 하려한다.
다시 한번 아이에게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 .
항상 마음 써주시고 뭐든 챙겨주시는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아이가 태어난 순간 부터.. 계속 고난과 역경 같이 헤쳐나가고 있는 남표니..
(무슨 연예인이니? 수상소감이야??
.
.
.
그래도 꿋꿋이..!!ㅋ)
고맙고 사랑합니다.
참참참!!
글 읽고 귀한 시간 내주셔서 댓글 달아주시는 많은 분 들께..!!!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달아주실 댓글들에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수상수감이구나... ㅋ)
정말 끝.
더위와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써니님~~~ 정말 대단하세요 집에서 떡까지 만드시다니... 아이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늦었지만 아가 생일 축하드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정성이 담긴 미역국과 수수팥떡 엄청 맛있어 보여요
아이가 건강하게 잘자랄것 같습니다^^
역시 포대기가 최고죠~ ㅎㅎ
저도 덕 많이 봤습니다~ ㅎㅎ
수수팥떡을 직접 만드시다니 고생많으셨겠어요~
능력자십니다~
축하드려요~~ 우어 떡을 직접 하시다니 대단하셔요 ^^
아이가 정말 잘 먹었길 바래요~~
사진도 많이 찍으시구 행복한 추억 하나 더 만드셨겠네요 ^^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5주차 보상글추천, 1,2,3,4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5-1-2-3-4
5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사랑스런 써니님 2세의 두돌이군요!!
축하축하합니다!!
아이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길...!!
저희 둘째는 이제 세달 있으면 돌이고 첫째는 다음달이 세돌이에요~~~^^ (안물안궁..)
우리 다중인격 엄마들 사랑스런 우리 2세들 보며 워워~해요~~~(그래놓고 오늘 또 세돌을 바라보는 첫째에게 저의 다중인격을 맘껏 과시했더랬죠...ㅜㅡㅜ 언제나 화내놓고 몰래 미안해한답니다..><)
아이의.생일을 축하드려요.
손수 떡까지 빚으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와 귀여운 아기의 2번째 생일이군요! 생일 축하합니다~ 몸 건강히 자라라~
일어나자마자 떡사진보고 침흘리고 있는건 비밀..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각 자 다른 형태로 존재했을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도 되는 글이네용~ 감사합니다.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아이 두돌 축하드려요~엄마의 정성가득 수수팥떡을 먹고 건강하게 자랄거예요. 엄청 손 많이 가는데 그걸 직접 만드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동트기전에 삼신상차리는 건 처음들어봤어요. 전 모지리엄마였네요. ㅠㅠㅠ
대신 생일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ㅎㅎ
이쁘게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