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해운 산업이 부흥하길 기원하면서 글을 써봅니다.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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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나 지금이나 해운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산업입니다. 특히 한국은 땅 크기에 비해 인구는 많으며 인구에 비하여 농토와 천연 자원이 부족해 많은 1차 자원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입한 1차 자원들을 가공하여 생산한 2차 또는 3차 제품을 다른 나라에 수출해야만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 즉, 내수보다는 외수을 해야만 경제가 잘 돌아가는 외수의존형 구조이므로 해운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저희 나라가 3면이 바다라 해운 산업을 발전 시키기에는 아주 좋은 여건이라는 점이지요. 이러한 여건을 발판 삼아 한 때는 세계 5위의 해운 강국으로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부 정책과 방만한 선사 및 조선소의 경영, 허술한 선박 관리 감독 시스템 등으로 인하여 한국 해운은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한진 해운을 살리지 못한 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한진가의 한진 해운 경영 능력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최순실 그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당시의 정부가 앞을 보지 못하고 한진을 살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기업 중 최순실에게 돈을 가장 적게 갖다 준 회사가 한진이랍니다.)

왜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경영을 잘못해서 망한 대기업 해운 회사를 살리냐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해운업이 중요한 국가 기반 산업입니다. 특히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한진은 한국에서 생산된 많은 제품들을 콘테이너에 담아 전 세계로 수출시켜 주던 중요한 회사였습니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한진 해운 소속의 선박을 이용하여 수출을 함으로써 외화를 아낄 수 있었지요. 하지만 한진 해운이 담당하던 그 많은 콘테이너 물동량(한진은 콘테이너선박이 주력 선대였습니다.)이 많은 외국계 경쟁 해운 기업으로 넘어가므로써 우리 나라는 해운 경쟁력을 잃은 것 뿐만 아니라 외화 또한 빠져 나가게 됩니다. 또한 경쟁하는 나라의 해운 경쟁력은 올려주는 꼴이 되버렸지요. (한진 해운은 정말 세계에서 알아주던 해운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그 정도 네임밸류 해운회사로 발전 시키려면 어마어마한 자금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보겠습니다. 한진 해운 파산 당시 전 세계 해운 시장은 바닥을 찍고 있었습니다. 특히 콘테이너선 시장은 좀 더 심했죠. 흔히 말해 버티기 모드였죠. 서로 경쟁사가 먼저 말라 죽기를 기다렸던 겁니다. 경쟁 업체가 죽게 되면 해당 업체가 담당했던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이고 이 운송권을 확보하므로써 경쟁력을 키우게 됩니다. 특히나 해운회사는 몸집이 크면 클수록 계약을 따내는 것 뿐만 아니라 계약 조건도 좋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주가 천억짜리 화물 수송 계약을 한다고 합시다. 이 화물 운송 중 파손이 생겼을 시 회사 가치가 몇 천억짜리인 해운 회사(A회사라 칭하겠음)와 운송 체결을 하는 것 보단 회사 가치가 몇 조짜리인 해운회사(B회사라 칭하겠음)와 운송 체결을 하였을 때 보상 받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그런 이유로 보통은 B회사가 A회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계약을 요구하더라도 화주는 B회사랑 계약을 합니다. 한진이 파산하면서 담당했던 중요 항로의 콘테이너 물량이 경쟁관계에 있던 해운 강국들의 해운 회사 손아귀로 들어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 경쟁 업체들은 용선 계약을 보다 경쟁력 있게 진행하게 됩니다. 한국은 자국을 대표하던 해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 시키지는 못할 망정 없애 버렸죠. 그 효과로 타 국가 경쟁 해운 회사는 더 짱짱하게 경쟁력을 가지게 됬구요. 물론 저희 나라 해운회사도 한진 해운 망하면서 덕을 본 회사가 있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컨테이너선단이 주력인 고려해운 및 한국의 거대 해운선사 중 하나인 현대상선이지요. 하지만 국가 전체로 보았을 때 분명히 손해였습니다.
해운 구조 상 초기 창업 비용이 엄청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사리 규모가 제법 있는 해운 회사를 만들지 못합니다. 특히 초대형 선박을 운용하는 해운회사의 경우 더더욱 그렇지요. 국가가 빠방하게 지원해주지 않는 이상 힘들죠. 선진국을 제외하고 해운이 크게 성장한 나라가 없는게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운 시장이 회복 될 때까지 버틴 해운 회사는 다시 한번 호황기를 누릴 것이고 해당 국가 또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해운이 위기에 봉착한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이 또 있다고 봅니다. 바로 국민들이 해운과 바다가 얼마나 중요한지 별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들 중 많은 사람이 해운 산업이 1류 산업이 아닌 2류나 3류 산업으로 생각합니다. 10년 전쯤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에 저는 해기사로 상선에 승선하고 있었는데 핀란드 헬싱키 항에 입항한 적이 있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반나절 정도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나오더군요. 기차타고 몇 시간 여행이나 가볼 생각으로 헬싱키 역으로 가 티켓을 살려고 기차표 매표소에 갔더니 젊은 여자분이 근무하고 있더군요. 나이는 약 20살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헬싱키 근방에 한국 사람이 많이 살거나 관광객이 많이 오진 않았던 모양이었는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꽤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하더군요. 몇 번 질문과 답변이 오가면서 놀란 건 선박 및 해운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겁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쪽 업종에 종사하는 것도 아닌데 뭘 저리 잘 알지 하고 말입니다. 뭐 제가 만난 그 사람이 가족이나 애인이 배를 타니까 그렇게 잘 알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다르게 느낀 건 이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마음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랑은 전혀 다르다는 거였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핀란드는 인구의 70%가 해양관련 사업에 종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선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크기로 나눴을 때 극과 극의 산업이 있습니다. 컴퓨터 반도체처럼 가장 작은 것을 추구해야 되는 산업이 있다면 선박처럼 가장 크고 거대한 산업이 있지요. 인간이 만든 물건 중 움직일 수 있는 물건은 선박이 가장 클 겁니다. 가장 작은 것을 추구하는 산업과 가장 큰 것을 추구하는 산업 모두 동시에 발전 시켜야만 진정한 강국으로 갈 수가 있는 겁니다.

끝으로 머나먼 대양에서 오늘도 불철주야 가족과 국가를 위해 일하시는 한국 선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안전항해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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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국내외 해운주식에 투자한투자자로서
해운산업의 중요성과 추후 경제 부흥기에 도맡을 해운산업 무게를 알기에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해운은 전반적인 위기 상태입니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꽤 장문의 글을 올려야 되는 관계로 가장 큰 문제 하나를 써드린다면, 한국 해운 회사들이 한국 선원들을 줄이고 있다는 문제입니다. 그 자리를 조금 인건비가 싼 필리핀이나 인도네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선원들로 대체 시키고 있지요. 커다란 문제가 될 겁니다. 일본이 자국 선원들을 줄이면서 한국 선원들을 고용했었죠. 그 결과 일본은 해운과 조선업 모두를 한국에 밀려 버리고 맙니다. 계속 해서 지금 상태를 유지 한다면 저희 나라 또한 일본의 역사를 똑같이 따라 갈겁니다.

공감합니다
저도 해운산업이 국가의 기반산업으로 보호하고 육성해야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