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in #kr8 years ago (edited)

처음 쓴 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스팀잇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많이 헤매고 있습니다만 차차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미혼의 젊은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그와 관련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

28살.
정확히 10년 전에 저는 뇌종양 확진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뇌염으로 밝혀져서 완치되었습니다만 별로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세포조직 체취를 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부위라하여 3개월간 두고보자고 한 기간이 있었는데 저는 그 기간동안 수 없이 ‘나으면 절대 지금처럼은 살지 않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출퇴근, 정해진 업무, 술.
이 뻔한 생활에서 벗어나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느꼈었더랬죠.

MRI를 찍고 완치 판정을 받은 날로부터 정확히 3달 후에 저는 일본으로 출국을 했습니다.
아프기 전에 받아둔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있었거든요.

저는 그 1년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친구를 사귀었으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그러기에 게스트하우스는 최적의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틈만 나면 모여서 되지도 않는 영어와 일어로 수다를 떨기도 했으며,
벚꽃이 만개하는 봄에는 수십명 모여 벚꽃놀이를 가서 여러 나라 친구들과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셨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기마련.
정든 친구를 보낼때는 모두 모여 송별회를 빙자한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다음날이면 이태리로 떠나는 그녀와 우리를 위해 마지막 사진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한글로 그녀의 다이어리에 이런 메세지를 남겼었습니다.
"어디에 있던 우리는 만나고자 할때 다시 만나진다"

이렇게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저는 많은 사람과 많은 종류의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별한 감정을 나눈 사람이 있었으니 저의 일본인 아내가 되겠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때 일본행을 결정한 것이 제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흔히 시간을 쏘아진 살에 비유하곤 합니다만.
제가 보냈던 일본에서의 1년은 너무나 많은 경험을 했던 시간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머리속에는 1년 그대로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주어진 시간 안에 추억을 가득 담아 보세요.
하루같은 1년도, 1년 같은 1년도 결국 본인이 만드는 것입니다.

시간과 기회를 만들어서 당장 떠나시어 추억 가득한 시간을 만드시길 권합니다.

20대와 30대의 시간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소중하고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시간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저와 그녀의 사진입니다.

Sort:  

스팀으로 부터 많이 웃으시길 바라며~ 캐나다와 싱가포르에 있을때 룸메이트 친구들이 저를 엄청 챙겨준게 생각나네요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이 웅글하네요..

정말 유쾌한 글과 흥미로운 글이 많습니다.

정말 좋은 인연을 만든 시간이 었습니다 :)

저도 스팀 초보입니다. 같이 퐈이팅 해보아요 ㅋ

잘 부탁드립니다!!

같이 파이팅 :)

의미있는 삶을 사셨군요

가치있는 시간의 의미를 알수 있는 긴 여행이었던것 같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taite 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된 것 같아 무척 기분이 좋네요 ^^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 간다는 사실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첫 글로 인하여 팬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멋진 활동 기대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자주 뵙겠습니다.

!!

우연한 인연이 소중한 평생의 인연이 되셨군요
행복의 나날이 되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