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스 어워드 일곱가지 항목중 여섯번째는 TV프로그램 입니다.
어워드에 대한 서문:
https://steemit.com/kr/@thankslinus/3btgjn
2017년의 TV
: 블랙미러시즌3 - 샌주니페로
블랙미러 세 번째 시즌이 풍기는 분위기는 그 이전 것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여전히 주제는 디스토피아 지만 1,2시즌의 블랙미러가 구토할 것 같은 암울함으로 극을 종결지었다면,
3시즌의 에피소드들은 종종 실낱같은 희망을 허락한다. 다소 B급틱 했던 요소들은 사라지고(비록 그것이 하나의 매력이었을지라도), 화면들은 더욱 세련되고 다채로워졌다. 제작환경의 개선이 큰 이유겠지만, 덧붙여 미세하게나마 투입된 빛이 가져온 효과일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번 수상은 3시즌 전체에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3시즌의 네 번째 에피소드 '샌주니페로'단 하나에 대한 찬사이다.
어딘지 모를 복고풍의 시대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도입부부터 상당히 혼란스럽다. 그 이전의 블랙미러는 항상 미래의 이야기였으니까. 전반부는 단순히 퀴어멜로 시대극으로 판단되지만 이게 뭐지 하고 혼란스러워 할 때 즈음 젖어들듯 서서히 그 세계의 윤곽이 보인다. 마치 박민규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극이 흘러가면서 어느 순간 그 세계관에 발을 디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극의 종반이 되어서야 결국 샌주니페로가 하려는 이야기의 본질이 드러난다.
영원이라는 단어의 아이러니.
우리가 이 방향으로 숨 가쁘게 달리노라면 필연적으로 직면 했어야 하는 주제다.
그리고 그 엄숙함을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아름답게 풀어낸 이 한 시간이,
올 한해 내겐
7주를 기다림 속에 살게 한 왕좌의 게임7과
정신 차릴 틈 없이 이틀만에 끝내버린 나르코스3,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
맞팔하고 갑니다 보팅꾹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