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지...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상하게 살짝 실망스럽더라고요...
저도 물론 뚱뚱하게 살찌고픈 맘은 없지만,
사람이 나이들면 살도 찌고 그럴지도 모르는데,
(당시는 사실 나는 살 안찌는 줄 알았음)
나이먹고 덜 예쁘면 얘는 날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싶더라고요,
그보다 심각한건, 여자를 그런 잣대로 평가하는 남친이 유치해보이고요.
전 별로 결혼할 생각도 없고해서 그냥 얼른 헤어졌네요.
한국에서 여자로 살면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외모에 대해서도 남자들이 원하는 그런 조건들을 갖추고자 나름애로 신경쓰며
살았지만, 막상 저로서는 별로 행복하지도 않고...
(욕망의 시선을 즐기기보다는 스스로가 그 대상이 된다는 것을 못참는 성격이며
아름답게 꾸미기는 일종의 오락으로서 즐길 뿐 나르시즘에 빠지는 것도 싫어하고
게다가 그러한 코드들이 조직생활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일찍 알았기에...)
그러다가 그런 방면에 비교적 무심한 제 남편을 만났는데요.
이 사람은 제가 살이 쪘는지 말랐는지 그런 것 물어본 적도 없고
어쩌면 뭘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도 제 눈에는... 그가 나름대로 자부하던 기타 세련남들보다
훨씬 멋있고, 편안하더군요. (짚신도 짝이 있어서일 것임)
사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다보니 자신은 자연스럽게 균형잡힌 몸매를 가졌고
좋은(?) 취향의 소유자였는데도...
지금 저는 결혼 전보다는 살이 쪘는데요.
제 남편은 지금도 외모를 가지고는 전혀 무슨 불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제 영역의 일로 치부하고 가끔 저랑은 산책과 집안에서 하는 체조를 함께 할 뿐...
뚱뚱하니 그만 먹어라! 여기와서 런닝머신을 사용해라! 이런 참견안해요.
함께 외출해야 할 경우, 옷과 액세서리를 봐주고 칭찬해주고...
저라면 제가 원해서 한다면 몰라도
누군가의 불만에 의해 그 요구를 맞춰주느라고
내 몸에 무리한 스트레스를 주기는 싫은데... 그러니까 이런 남편과 결혼했겠지만.
차라리 님이 아름다운 몸매와 건강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며 운동하시고요.
절대로 무리가 될 정도로는 하지 마세요.
어른들 말씀이 나중에 다 고생한데요......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는 마시고요. 전문가와 상의해서 프로그램을 짜시길.
무조건 아침 저녁을 굶는다 하시니, 좀 심각해보여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