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아웃되고 한참 지나서야 올리신걸 알게되서 다음글만 읽고 갔었나봐요. 혹시 새 소식이 있는지 궁금해서 왔다가 이제야 댓글 남기고 갑니다.
최근에 영화를 거의 못보기도 했지만 진짜 몰랐던 영화네요. 재미있는게, 아마 저 혼자 이 영화를 봤다면 엄청 "뻔한"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별 감흥없이 보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셀레님이 써 주시니 뭔가 엄청나게 감정이입!!
사실 저는 1등을 하겠다고 기를 썼던 상황이 너무나 기억에 가물가물거려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1등이 목표였던 적은 중학교때 정도? 그때 늘 전교일등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집이 정말 가까웠어요. 걸어서 2분 정도? 1학년 때부터 같은반이고 해서 친하게 지내면서도 뭔가 경쟁심이 생겨 나도 해봐야지 하고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곤 했었는데 1, 2등을 다투다 보니 어느 순간 더 잘하고 싶어 비겁한 방법도 생각해 보게 되고, 결국은 미묘한 감정으로 인해 그 친구와 멀어지고 말았었어요. 성인이 된 후에야 그게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 친구를 다시 만날수는 없는지 그런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친구를 잃은 이후로는 그냥 제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면 된다고, 기를쓰고 일등은 안해도 된다고 살아왔던거 같아요.
그런데 함정은 일등이 되려고 기를 쓰지 않아도 삶이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더라는 겁니다 ㅎㅎㅎ 제가 원하는 목표를 삼아 기준을 마련하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를 맛보고 다음으로 나아가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는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을 향해 가는데 왜 이런 전혀 관련 없는 일들로 괴로움을 겪어야 하는가 하는 과정이 참 많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면에서 행복이란 삶 전체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잠깐씩 주어지는 선물같은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힘든 와중에도 딸아이의 웃는 얼굴, 야옹이의 애교, 어머니의 잔소리...(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엄마 연세가 드시고 주변 분들이 하나 둘씩 돌아가시니, 이 잔소리를 들을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절감하게 되었어요 ㅠㅠ)
정말 별것 아닌 것들에서 얻게되는 그런 소소한 감정들이 제게는 행복을 가져다 주는거 같아요.
꽤 오랫동안 정말 행복하지 않아서 불행하게 살아왔던 적이 있기때문에 내 행복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많이 고민했었는데 채워지지 않는 성취에의 길에서 이제는 좀 벗어나 잠깐씩 내가 참 행복하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로 만족하고 살아갑니다.
아 이런 댓글을 쓰려던게 아니었는데 ㅎㅎㅎ
아무튼 셀레님이 진정 원하는 목표를 향한 행복한 삶을 응원합니다!!
p.s. 그래서 스팀 커뮤니티스(가 뭔지는 전혀 모르고 있지만 뭔가 좋은 것일듯 하니)는 대체 언제... 오픈하면 저도 좀 알려주십...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