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목을 보고 '한겨울에 세차하는 바보도 있어?'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그 바보거든요.
얼마전, 정말 추웠던 날이었습니다. 며칠간 집에만 박혀있다보니 갑갑하기도 했고, 뭔가 몸을 움직일만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세차를 하면 몸도 움직이고 기분전환도 될 것이라는 생각에 차를 몰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서울쪽에서 살고있지만, 제가 자랐던 남쪽지방은 한겨울에도 세차하는것이 어려움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비슷하겠거니, 하고 차를 몰고 제가 다니던 세차장으로 핸들을 감았지요.
우연이었겠지만, 제가 다니던 세차장은 그날 문을 걸어잠그고 쉬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생각한 것이지만 아마...수도가 얼어서 쉬고 있었지 않았을까요? 이때 그냥 집으로 다시 차를 돌렸으면 좋았을것을, 저는 제가 평소에 다니지 않던 세차장을 찾아서 기어이 세차를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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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세차장은 처음가본 곳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그런 고급(?) 세차장은 처음 방문해본 것이었지요. 폼건이라고 해서, 비누거품을 쏘아주는 총(?)같은것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차가 아니라서 그런 곳은 가보질 않았지요.
간단히 설명을 듣고 세차를 시작해보려는 찰나, 직원분이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날이 추워서 조금 얼거에요" 저는 그 말을 듣고는 그냥 차를 타고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알겠다고 말 하고 차에 물을 뿌리기 시작하였죠.
물만 뿌렸는데도 이렇게 때가 벗겨지는것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폼건을 사용해서 구석구석 거품을 뿌리기 시작했는데...
처음 노즐에서는 거품이었던 것이, 차에 닿고 시간이 지나자 차갑게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지요. 거품이 얼고있다는 것을 느꼈을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제가 차에 전부 거품을 뿌리고 난 뒤였으니까요.
제 차는 우스꽝스럽게, 마치 하얗게 튀겨진 튀김이 되어버렸습니다. 손가락에 힘을 주어 거품을 떼어내는 것이 꼭 튀김옷을 벗기는 것 처럼 되어버렸지요. 손도 무척 시려웠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물을 잠깐 뿌리는 것으로는 녹지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자리에 물을 한참 뿌리고, 그 옆에 또 뿌리고, 그러다보니 평소 세차비용의 몇배나 돈이 들게 되었습니다.
처음 세차를 하면서 사진도 찍고 그러던 여유는 사라진채, 허겁지겁 거품만 대충 제거하고 얼른 햇볕이 있는 곳으로 차를 끌고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날씨가 얼마나 춥던지, 이번엔 뿌렸던 물이 얼어서 녹지 않고 있더군요.
'차를 타고 다니면 조금 녹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밤에 주차장에 차를 댈 때 까지도 얼음은 녹지 않고 있더군요. 심지어...비누거품조차 완전히 씻기지 못해 비누와 물의 혼합물이 얼어서 고드름이 되어있었습니다.
결국 며칠 후에는 저 얼음들이 완전히 제거가 되었지만, 정말 세차를 해놓고도 기분은 개운하지 않은, 그런 세차가 되어버렸습니다. 돈은 더 사용하게 되었고 말이지요. 이 일을 통해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우와 고드름 ㄷ ㄷ
겨울엔 손세차장에 맞겨야겠네요 ㅎㅎ 비싸긴 하더라도..
제가 너무 멋모르고 막 세차를 했던 부분도 있습니다...ㅎ 제 옆에서 하시던 분은 뜨거운 물을 담을 통을 미리 준비하셔서 손걸레로 얼음을 하나하나 녹여서 제거하며 세차하시더라구요...ㅎㅎ 한 수 배웠습니다
죄송한데 조금만 웃을께요.....하얗게 튀겨진 튀김에 빵 터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 너무 많이 웃었다ㅠㅠ
실컷 웃으셔두 됩니다 :D
앞으로는 세차를 좀 계획적으로 해야겠어요 ㅎㅎ
웃픈 얘기네요. 라디오 사연 같은 느낌이네요. ㅎ
어쩌다 라디오 사연같은 스토리가 되어버렸네요...ㅎㅎ
댓글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