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생태계 관찰기 - 스팀잇편 #1]
스팀잇은 자연상태다
#0 Intro
안녕하세요. 티렉스라고 합니다. 앞으로 코인생태계를 살펴보면서 사람들이 살고있는 생태계와의 교차점을 찾으며 이 생태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 같이 공부해보고자 해요. 혹시 제가 잘못 언급하거나 놓친 부분들, 혹은 고쳐야겠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말해주시면서 같이 토론도 진행되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은 제가 비트코인이 뭔지 알기도 전에 시작하게 된 스팀생태계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
#1 스팀을 관찰하기 시작하다
때는 1년 전 누구나 그러듯이 지인의 꼬심으로 스팀잇을 알게 되었다.
"렉스야 너 그림 좀 그리지? 글이나 그림 포스팅하고 좋아요 받으면 돈 벌 수 있는 플랫폼 있는데 함 해볼래?"
포스팅으로 돈 번다고? 페북페이지나 블로그 같은 바이럴 마케팅인가? 쯤으로 생각하고 예시로 보여준 링크로 들어가게 되었다.
...
...
..?!
링크로 들어간 포스팅은 그림 몇장으로 보상 300달러를 거뜬히 받은 포스팅이었다. 엄청 잘 그려진 그림이긴 했지만 그 외의 초보자들이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들도 보상이 50달러는 기본적으로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모든 포스팅을 보진 않은터라 회고해보건데 초기투자자들 꿀 빨던 시기였던 거 같다.
놀라움을 뒤로하고 궁금해진 것은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보상을 주는것인가였고 3개월간 눈팅만 하면서 스팀잇을 대략적으로 알게 됐고 고민 끝에 계정을 만들었었다.
이전 계정에서 자기소개로 현대미술을 전공했다했고 그에 대해서 쓸 생각이었지만 여러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보다보니 어떤 커뮤니티에서도 볼 수 없는 논쟁거리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보상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은 항상 이걸로 싸웠따. 셀프보팅, 담합보팅, 어뷰징 등등 다양한 논쟁들이 있었다. 자유라던지 권리라던지 보통 정치판에서 다룰 듯한 용어들이 난무하며 누가 보상을 더 받아갈 것인가에 대한 싸움이었다.
누구나 자기가 알맞아 보일만한 이야길 했기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주장하는 사람들 본인의 확신만 더 키울 뿐이었고 실제로 사람들 사이의 합의가 내려진 시점은 각자의 보상이 플래깅싸움으로 피흘렸을 때 였다.
우리가 법이라던지 국가, 자유, 평등, 도덕, 권리 같은 단어들에 의해 가려지는 현실세계에서의 문제점들이 스팀생태계에선 중계자가 없다는 점으로 좀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고 간혹 댓글다는 것을 제하고는 보팅만 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2 스팀잇은 자연상태
내가 플랫폼으로써 스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본 것은 이곳엔 주인이 없다는 거 였다.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스팀백서에 기본하여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스팀잇은 수많은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개인 기여도를 보상하게끔 만드는 암호화폐 플랫폼이다. 그런데 문제는 각 개인의 기여도를 누가 어떻게 보상하는가에서 생겼다.
플랫폼의 주인이 있다면 그 주인이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에게 보상을 부여하면 된다. 예를 들면 네이버는 웹툰으로 사람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그 대가로 작가들에게 월급을 준다.
스팀잇에도 증인이라는 역할이 있긴 하지만 이는 스팀의 블록체인시스템을 유지하는 역할이 가장 주요할 뿐이다. 스팀잇에선 보상을 주는 것이 각 개인의 보팅으로 이뤄진다. 그 보상도 각 개인이 얼만큼의 스팀파워로 보팅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운영주체가 없다는 것은 철학자 토마스 홉스와 존 로크가 얘기한 자연상태와 흡사한 상태다. (따지고보면 현실세계에서도 국가끼리는 자연상태에 가깝다.)
Reveal spoiler
우주사이에 저절로 된 그대로의 상태, 즉 사회나 국가의 성립 이전의 인간의 자연ㆍ본성(human nature) 그대로의 생존상태를 말한다. 홉스(Thomas Hobbes)가 17세기의 자연철학의 영향을 받아 전개한 자연상태의 개념은 획기적인 의식을 갖는다. 홉스가 그린 자연상태는 인간은 자기보존을 위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연권을 행사하고 타인의 자연권의 침해를 금하는 법도 도덕도 아닌 그 필연으로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상태가 된다. 홉스는 이와 같이 자기보존이 상호 파괴에 이르는 자연상태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권의 상호 양도에 의해 자기보존의 최적 수단으로서 평화의 길을 추구하였다. 평화에 관한 여러 조항이 자연법이다. 이것에 대해 로크(John Locke)가 그린 자연상태는 자연법이 모든 인간은 자유ㆍ평등ㆍ독립적이며 또한 누구도 타인의 생명ㆍ건강ㆍ자유ㆍ재산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평화로운 상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상태에는 자연법을 범한 자를 처벌하는 공통의 권력이 없기 때문에 생명ㆍ자유ㆍ재산을 향유할 권리가 불안정하고 불확실하여 사람들은 끊임없이 공포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 불편한 자연상태를 이탈하기 위해 자유로운 동의 또는 계약에 의해 일정의 법률과 공평무사한 재판자를 갖는 사회로 결합한다. 루소(Jean-Jacques Rousseau)가 그린 자연상태는 자기보존을 위한 자연적인 감정으로서의 자기애와 같은 종류의 고통에 본능적으로 동정ㆍ공감하는 연민의 정을 갖는 자연인이 자유ㆍ평등한 존재로서 서로 고립한 상태로 생활하는 미개상태이다. 인간은 바야흐로 가는 곳마다 쇠사슬로 연결되어 노예상태에 처해 있으며 그 결과 탐욕ㆍ욕망ㆍ허영심으로 가득하고, 풍속이 부패하고, 악덕이 지배하는 불평등한 문명사회에 시달리고 있다. 자유ㆍ평등을 회복하기 위해 전원의 계약에 의해 새로운 사회적 결합을 이끌어 낸다. 이와 같이 자연상태론은 계약에 기초한 사회형성의 원리를 구축하기 위한 논리적인 전제를 이루고 있다.
철학자들끼리도 자연상태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것 같으니 필요한 것만 따와서 쉽게 이해해보자.
홉스가 그린 자연상태는 인간은 자기보존을 위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연권을 행사하고 타인의 자연권의 침해를 금하는 법도 도덕도 아닌 그 필연으로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상태가 된다.
법이 없던 과거를 상상해보자.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다른 생물을 잡아먹거나 혹은 다른 인간을 죽이고 가지고 있는 음식이나 땅, 재산을 빼앗거나 노동력으로 이용하고자 노예로 삼으려고 했을 것이다. 이 때 이것이 옳고 그르다고 평가하거나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법이나 국가는 처음부터 존재하던 개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나 인간 무리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인간은 옳고 그르다는 평가에 힘을 실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혹은 무리에 이익이 되는 의견을 낸다고 판단되는 인간에게 결정권을 줬을수도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단어만 스팀잇으로 바꿔보면 재미있어진다.
스팀잇에선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다. 그 이익은 명성이나 재미를 위해서일수도 있지만 대부분 스팀을 벌어서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을 공통으로 삼는다는데는 다들 동의할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 포스팅을 하거나 셀프보팅을 하거나 담합보팅을 할 수도 있다. 혹은 커뮤니티의 해악이 될거라 판단하여 다운보팅을 할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얼만큼 셀프보팅을 해야하는지 어떤 포스팅에 다운보팅을 해야하는지 대한 법은 없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
스팀파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보상 자체에 영향력을 줄 수 있고 논리를 잘 세워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식으로 보팅 혹은 다운보팅을 해야한다라는 의견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논리는 보통 스팀생태계를 성장시켜서 스팀의 가격이 올라가는 쪽이 힘을 가진다.
정리
자연상태 = 법이 없음, 약자는 강자에게 영향을 받음
스팀잇 = 법이 없음, 스팀파워의 영향력
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몇개월이나 지나버렸기에 우선은 써서 올리고 봅니다
다음엔 자유라는 단어에 대해서 얘기해볼거에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