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러 가다 만난 새끼쥐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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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러 가다 만난 새끼쥐



이천에 일하러 온지 3주째
여긴 참 이상한 동네다
시골이라기엔 뭔가 좀 많고
도시라기엔 당연히 촌 느낌이 나는...
달리기를 매일하려다가 저번주는 힘들어서 3번정도 달린 거 같다
그런데 달리면서 별난 일을 간혹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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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엔 주차장에서 토끼를 봤다
정말 뜬금 없었다
달리다가 처음으로 멈칫했다
아니 왜 니가 여깄냐...?
사람손을 탄 녀석은 아니었는지 가까이 가려하니 차 밑으로 도망간다
간단히 사진만 찍고 다시 달리러...

그런데 오늘은 달리려고 가는 도중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엔 큼지막한 애벌레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손가락보다 작은 생쥐다
눈도 뜨지 못한 녀석이었다
어... 어쩌지...

한참을 고민했다
어미쥐의 흔적도 전혀 안 보이고 어디서 나온건지도 알 수 없었다
앞이 안 보일텐데 꿈틀거리며 어디론가 자꾸 가려고 한다
주위에 개미들이 있었는데 이미 발에는 죽어있는 개미가 발은 문 상태로 붙어있다
그게 아팠는지 발을 휘적거리는데 겨우 떼어줬다

한참을 고민했다
수풀속으로 놔줘야하나
가져가서 돌봐줘야하나
숙소에서 키울 순 없을텐데
몰래 키우다가 집으로 데려가야하나
근데 똥오줌은 어떻게 하지
계속 키우긴 힘들겠고 키우다가 어느정도 크면 다시 바깥으로 놔줘야할텐데 그럼 적응은 잘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도 많이 지나갔을텐데 얘는 왜 하필 내가 나오는 그 순간에 내 눈에 띈 것일까
이러쿵저러쿵...

많은 생각들을 했지만 역시나 키우겠다는 건 어설픈 책임을 지는거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는 뱀 먹이로 주려고 새끼쥐를 키우기도 한다는데
난 왜 이렇게 이 작은 생명체한테 어설픈 동정심을 느끼는 것일까

신기한 일이다
같은 크기의 벌레에게는 이렇게까지 마음이 쓰이지 않는데
나와 좀 더 비슷한 동물이라고 마음이 쓰인다는게

결국 데리고 있다가 근처의 수풀근처에 놓아주었다
미안... 난 널 도와주기엔 나 하나 건사하기 힘든 나약한 존재란다

달리기를 하고오니 사라져있었다
그런데도 사라지지않는 이 느낌은 뭘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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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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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쥐 실물은 처음보는 것 같아요.. 정말 작고 귀엽네요^^ 자고 있는 모습이겠죠!? 앞으로 험난한 세상 힘차게 살으렴;;

저도 보는 건 처음이에요
크면 징그럽겠지만 역시나 새끼들은 다 귀여운가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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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쥐를 정말 싫어하는데,사진 보니까 귀엽고 힘들어 보여서 그냥 길거리에 두기 힘들 거 같은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