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문을 열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을겁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거의 10%에 육박했습니다. 공식 실업률이 그렇고 휴학, 대학원 진학, 어학연수 등으로 실업 상황을 회피하는 이들까지 합한다면 15% 이상을 충분히 상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기업 입장에서 구직자 만큼은 아니겠으나 좋은 인력 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는 이야기도 작지 않게 들립니다.
이에 대한 원인은 구직자와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사항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점이라 판단합니다.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구직자들 자체가 해당 기업이나 시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문제가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원인은 구직자가 포지셔닝을 매우 애매하고 광범위하게 잡으려는 이유 때문입니다. 괜찮은 일자리의 공급량이 적어 어디서 어떻게 얻어 걸릴지 알 수 없다보니 광범위하게 이력서를 뿌리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광범위한 목적으로 학위, 학점, 언어(+유학), 자격증, 인턴쉽 등등의 스펙을 쌓으려 하고, 이는 시장의 수요와 다소 동떨어진 결과물로 작용하는 것이 다반사 입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취득 스펙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과는 다른 경우가 많고, 구직자는 스펙 취득에 몰두할 수록 취업에 대한 기회비용 증가를 낳기 일수입니다.
결국 그 반작용으로 어렵사리 들어간 일자리에 큰 실망을 하고 나와 공무원, 공기업 등의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례는 너무도 흔한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구직자에 대해 가장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은 전문 경력직이 아닌 다음에야 실무에 대한 스킬보다는 대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합리적인 사고에 있습니다.
저는 기업의 HR이 이런 점에서 필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막상 하이스펙이라고 해서 뽑아놓고 나면 구직자는 구직자대로, 실무 수요자는 수요자대로 비대칭과 불균형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죠.
구직자는 낮은 수준의 업무와 업무의 불합리성에 수요자는 애먼 스펙으로만 치장된 구직자의 성향과 태도에 불만을 느끼는게 다반사죠. 서로 다른 눈높이와 방향성은 불일치를 일으키기 십상이고, 이는 상호 낮은 업무 만족도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결국 현재 불합리한 구조에 있는 구직 시장이 정상화 되려면, 구직자에게 단순 기술 수준의 필요 능력보다 좀 더 티테일한 검증 절차가 보편화 되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구직자는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고, 목표로 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질) 요구사항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구직자는 기업을 고르는 주요 기준을 급여수준, 근무환경 외의 것에도 포커싱할 수 있게 되죠.
실제로 일을 해보면, 급여수준과 근무환경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하에선 업무의 주도성과 성취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는 구직자가 기업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정보임과 동시에 크게 고려하지 못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기업 역시 인력을 단순 필요에 의해서 구하기 보다는 기업문화에 생경한 구직자들을 어떻게 기업에 융화시키고 함께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비단 급여와 환경만으로는 좋은 인력을 초기 포섭할 수는 있어도 지속성을 가지고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취업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부터 좋은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푸념을 늘어놓기 이전에 스스로가 문화와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막상 그런 문화와 시스템을 갖춘 회사가 실제 좋은 회사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