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연애] 순대국 그리고 헤어진 연인과 친구되기
순대 마니아이신 어머니를 모시고 백암순대로 유명한 제일식당을 다녀왔다. 한참을 순대국을 흡입하고, 깍두기와 오소리감투를 와그작 씹어삼키고 있는데 문득 떠오른 순대국의 첫경험의 기억.
아마... 재수생때였을거다. 친구들과 전날의 과음으로(이래서 재수가 망...) 망가진 속을 부여잡고 해장국집을 찾아갔다만나게된 순대국... 아니... 순대... 국? 떡볶이랑 같이 시켜서 떡볶이 국물에 푹! 담구어 먹는 그 순대로 국을? 아니... 감귤과 초콜렛의 금단의 조합도 이보다는 더 나을것만 같았다.
이제야 없어서 못먹는 순대국이지만, 다들 순대국의 첫경험의 기억은 나와 비슷하게 충격이지 않았을까? 순대와 국의 괴상한 조합인데 아니... 이렇게 맛이있고 술술 넘어갈 수가!
순대국처럼 우리는 처음 접하면 "아니! 대체 그게 가능한 얘기야?"라며 당황하지만 대게 맛을 보고나면 "이야! 이거 별미인데!?"하는 것들이 많다.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내는것도 그렇다. 처음 "일단, 그러면 이별을 수용하고 지인의 단계로 한걸음 물러나도록 해요!"라고 말을 하면 순대국을 처음 맞이한 사람마냥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라며 당황한다.
당황할만도 하다. 연애초기에야 달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런 저런 이유로 트러블이 늘어나고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죽네 사네 하다가 이별을 하게 되었는데 헤어지고 나서 "안녕? 친구?"라고 하자니... 뭔가 말아 안되도 한참 안되는듯하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아주 말이 안되는건 아니다. 분명 이별에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트러블이 있었겠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거의 대부분의 트러블은 나나 상대방이 나쁜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연인으로 함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트러블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연인으로써 맞지 않는다는것일 뿐이니 한걸음 뒤로 물러나 연인에서 지인 혹은 친구로 지낸다면 별 문제가 없을 일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헤어지고 나서 꼭! 친구로 남아야하는건 아니다. 때론 헤어지고 깔끔히 정리를 하고 서로 제갈길을 가는게 좋을 수도 있다. 다만,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필요는 있다는거다.
상대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사람은 많은 경우 필사적이다. 지금 당장 이 사람을 붙잡지 않으면 이 사람과 그동안 쌓았던 모든것을 한순간에 빼앗기고 영영 상대방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상대가 왜 이별을 원하는지, 그리고 둘의 연애관계가 지속가능한 것인지는 따지지 않고 일단 매달리고 본다.
그러다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움을 넘어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고압적인 자세로 둘의 관계를 찢어놓으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결국 대다수의 이별은 둘다 혹은 둘중 하나에게 큰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헤어진 연인에게 친구관계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대가 이별통보를 했을때 매달리기 보다는 보다 가볍고 쉽게 이별을 수용할 수 있고 상대가 불편하지 않게 친구사이로 한걸음 물러나 줄 수 있을거다. 그러면 당신과 상대 모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지난 연애중 트러블을 반추해볼 여유를 가질수 있고, 많은 경우 "아! 내가 이때 이렇게 했다면!"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보다 쉽게 재회에 도달하거나 최소한 서로를 존중하며 이별을 맞이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순대국을 처음 마주했을때의 기억을 떠올려봐라. 분명 처음에는 "윽!? 순대로 국을!?"이라며 난색을 표했다가 이제는 과음으로 속이 엉망일때마다 순대국을 떠올리듯, 처음엔 "아니! 어떻게 헤어지고 친구로 지내!"라며 불편하게 생각을 했다가도 나중에는 "아... 친구로 지내보니 우리의 문제는 이것이었구나!?"라며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깨닫고 자연스레 재회를 하고 보다 단단한 관계에 도달하거나 다른 친구들에겐 말못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바쁜 스티미언들을 위한 요약
우리가 이제는 익숙하게 먹는 순대국,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면 순대국을 처음 접했을때에는 누구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었을거다. 순대로 국이라니... 이렇듯 뭔가 매칭이 잘 되지 않는것을 매칭시켜보면 누구나 처음엔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물론 대게 첫인상에 거부감이 드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은 첫인상처럼 실제도 나쁘기 마련이지만 때론 생각지 못한 조합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조합들도 꽤 많다.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낸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내다니...! 뭔가 하면 안될 일같지만 막상 해보고 나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일이다. 헤어지는 순간 신파를 찍지 않고 보다 이성적으로 대화를 할 수도 있고, 때론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재회가 이뤄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좋은 지인으로 남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꼭! 헤어지고 친구로 지내야하는건 아니다. 다만, 헤어지고도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여유를 갖는다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일이라는걸 알아두자는거다. 아니! 순대로 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헤어졌어도 친구로 남는게 뭐 어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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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헤어지고도 연락하면서 서로 안부묻고하는 친구들은 있어요
그게 생각보다 나쁘지않더라구요 하지만 헤어질때 어찌 헤어졌느냐에따라서 친구가 되느냐 악연이 되느냐로 나뉘는것같아요
순대국과 헤어진연인과의 친구 ㅎㅎㅎㅎ 뭔가 ㅎㅎㅎ적절한것같은 느낌도 드네요 ㅎㅎ주말잘보내세요
그렇죠. 어떻게 헤어졌느냐도 중요한것 같아요.^-^
제가 바로 그래요. 헤어진 사람과 친구다 된다는 걸 믿지 못하는... 그렇게 된다면 어느쪽이든 감정의 잔재가 남았기 때문일거라고ㅡ의심하는 쪽. 그리 보수적인 사람이 아닌데 사랑의 감정 인간의 애정에 대한 건 약간 그런 편이거든요.
충분히 그럴수도있죠~ 다만... 아닐수도 있다는것!
역시 사랑꾼^^
이성과 친구되는건...아무나 못하죠....순대국도 먹어본지 오래됐네....순대국도 진리죠 못먹는사람도 의외로 좀 많지만~~
그렇죠. 순대는 먹으면서 순대국은 못먹는 분들도 의외로 많고요~
저는 이성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1인. 하지만 우정의 강도는 얕은... 이성의 호감도는 영아닌 지인이 친구라 칭하면 친구아닐까요 ㅎㅎ
이성끼리 될수있죠~
꼭 해야하는건 아니니까요~
가능성은!
꾸욱 들렸다가요
반갑습니다! 방문갈게요~
이건 사실 잘 안되는 부분이네요..ㅎㅎ
'안되는'이 아니라 '안되었던'이 맞겠죠..
그게 참 영 불편하더라구요..
안되었던... 그렇네요.
될수도 있다는건 알지만 안되었던 것이죠.
바닐라님 연예 강의 하시면 참 좋을것같아요. 아픈속을 위로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니 연예고수이십니다 ^^
ㅎㅎㅎㅎ
과찬이십니다. ^-^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내는게 한편으로는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못할 짓이더라고요. 애정의 깊이에 따라 다른것 같아요! ㅜㅜ
맞죠.
모든지 경우에 따라 다른것이니까요!
우와 순대국에서 이런 생각을 하시다니 ㅋㅋ 신선한 충격을 받고 가네요 ㅎㅎ
아무래도 매일 연애 생각만? 하다보니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되는것 같아요.^-^
짱짱맨=날씨인사...
요런느낌이군요...^^ 오늘은 날이 아주좋아요^^
호출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전 순대국 아직도 먹어 본적이 없어요
한번 도전해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음 저는 이성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ㅎㅎ
바쁜 스티미언을 위한 요약이라니 좋은 아이디어군요ㅋㅋㅋㅋ
맞아요 저도 뭐 어때라고 생각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