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연애] 블랙팬서, 밀당을 하려면 이렇게 해라.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고 하며 상대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밀당을 통해 상대와의 관계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싶어하는데... 음... 조금만 더 생각해봐라. 어쩌면 "밀당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 이미 당신은 상대에게 말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블랙팬서'에는 기존의 히어로물에서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슈퍼히어로의 연인이 등장한다. 바로 나키아! 그녀가 특별한건 단지 흑인이어서가 아니다. 그녀는 나약하지 않고 그러니 남자친구에게 기대지도 않는다. 또한 팜므파탈의 매력을 무기로 내세우지도 않으며 심지어 연애엔 그다지 관심도 없어 보일 정도다.
영화 시작 티찰라는 자신의 전연인인 나키아를 구출하기 위해 달려간다. 그때 백전노장의 포스를 풍기는 오코예는 티찰라에게 귀엽다는듯 한마디 한다. "얼지마세요~" 티찰라는 악당들을 우당탕탕 처리하고, 굳이 위험을 무릎쓰지 않아도 될것을 나키아 또한 발군의 실력으로 악당들을 처리한다.
악당들을 모두 처리하고 티찰라와 나키아는 재회하게 되는데 나키아의 첫마디가 기가막힌다. "왜 내 작전을 망쳐요!?" 고맙다도 아니고, 무슨일 있어요? 도 아니고, 괜찮아요도 아니고 왜 내 일을 망치냐며 핀잔을 준다. 그런 나키아 앞에서 비밀의 왕국 와칸다의 왕자이자 왕위계승 1위이며 블랙팬서인 티찰라는 어버버... 하며 얼어버린다.
대체 그 잘난 블랙팬서가 나키아 앞에선 왜 저렇게 얼어버리는 걸까? 나키아가 너무 예뻐서? 분명 예쁘지만 흔희 예쁜 여자라고 불리는 객관적인 지표와는 거리가 멀다. 머리는 매우 짧고 화장기는 없으며 노출이나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는것도 아니다. 그런데 티찰라는 왜 나키아 앞에선 얼어버리는 걸까?
그 비결은 그녀의 눈빛이다. 그녀의 눈빛은 항상 반짝이는데 이 반짝임은 티찰라를 향한 사랑이나 선망이 아니라 자신의 꿈때문이다. 그녀는 티찰라와 이야기할때 사랑타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와칸다 왕국의 왕인 티찰라에게 주위 나라를 도와줄것을 주장하고, 주변 나라의 여성들을 위험에서 구할 계획을 세우며 머릿속엔 온통 자신의 사명으로 가득하다. 그러니 그런 반짝이는 눈빛이 나오는 것이고 와칸다 왕국의 왕인 블랙팬서조차 그녀 앞에서는 꼼짝을 못하는거다.
간혹 파티에서 내게 썸을 타는 남자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밀당을 잘 할 수 있겠냐고 묻는 여자들이 있다. 으으~~~ 밀당이라니... 사실 "음... 이거... 밀당을 좀 해야겠는걸!?"이란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이미 상대에게 말린것과 마찬가지다. 밀당을 한다는게 무엇인가? 상대에게 내가 이성에게 인기있고 또 일때문에 바쁘며 당신에게 그다지 많은 관심은 없다는것을 어필하며 상대보다 우위에 서려는 거짓말이 아닌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결국 밀당이란걸 하려면 생각의 포커스를 상대에게 두어야 하고, 상대의 행동에 따라 나의 기분이 왔다갔다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밀당이 통했을때 얘기지 많은 경우 자신의 감정을 완벽히 감추지 못해 우스운꼴이 되어버리거나 지나치게 밀당을 하다가 매너없는 사람으로 찍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밀당하지 마라. 밀당을 하지말라고 해서 당장 상대에게 달려가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라는게 아니다. 당신의 머릿속을 어떻게 하면 상대의 관심을 당신에게 묶어둘 수 있을까? 를 고민하지 말고 당신의 머릿속은 오로지 당신의 꿈과 이상으로 가득 채워놓아라. 그러면 당신도 나키아와 같은 눈빛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봐라 당신은 상대에게 왜 끌렸는가? 상대가 밀당의 고수라 상대의 밀당기술에 당했나? 끌린다는건 내가 유혹을 해서 상대를 꼬여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빛을 내면 상대가 내게 끌리는 거다.
바쁜 스티미언을 위한 요약
와칸다 왕국의 국왕이자 천하의 블랙팬서인 티찰라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나키아, 그녀의 비법은 뭘까? 넘사벽의 외모? 아쉽게도 나키아는 전형적인 미인과는 거리가 멀다. 현모양처같은 순종적인 성격? 나키아는 순종적이긴 커녕 블랙팬서에게 국왕의 책임에 대해 직언을 한다. 환상의 밀당실력? 밀당은 커녕 어찌보면 블랙팬서에게 이성으로 호감이 없는듯하다. 그렇다면 뭘까? 나키아의 비결은 자기 자신의 비젼과 신념으로 가득찬 눈빛이다. 혹시 밀당을 하고 싶다면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하지말고 차라리 머릿속에 자신만의 비전과 신념으로 가득채워라. 그러면 당신도 나키아의 눈빛을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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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당!! 보팅꾹~
바닐라로맨스님~ 첫 응원왔어요^^ 포스팅 넘 재밌고 공감되네요. 리스팀합다. 더욱 즐거운 한주 되시길 응원합니다.
/ 다니의 뉴비 지원 프로젝트(3월 1주)
저도 영화보면서 와칸다에서 최고과학자도 여자고, 최고의 스파이도 여자고, 최고의 여전사도 여자라니!! 능력으로만 인정해주는 모습 너무 인상깊었었습니다.
근데 제일 기억에 남는건 나키아의 "위스키 한잔 주세용"
ㅋㅋㅋㅋ 현웃!!
블랙팬서 재밌었네요^^
즐토되시구 맞보팅부탁드립니다
오... 너무 좋은글을 읽어버렸네요...ㅎㅎ 저도 누군가에게 끌린적이 있다면 그런 확신에 찬, 당당한 눈빛을 봤기때문일지도 모르게요.. 그리고 갖춰야할 자세도 언급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자신만의 비전과 신념으로 가득채워라. 그러면 당신도 나키아의 눈빛을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블랙팬서 보는 내내 아프리카 특유의 화려한 색감에 눈을 뗄 수가 없었던 영화였는데 말이에요. 이렇게 새로운 관점으로 써진 글을 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나키아가 참 매력적이더라구요~
누군가에게 나를 맞추려는 노력에 앞서서,
나만의 비전을 갖고 살아가다보면, 그 자체가 매력이 됨을 새삼 깨닫고 갑니다.^^
같은 맥락에서 킬몽거의 눈빛도 좋았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인생을 바친 나쁜 남자의 마력이 응축된...
꿈으로 반짝이는 눈빛 멋져요!
나키아의 눈빛이라 ~
여자들이 흔히 말하는 자신감 넘치는 남자가 매력적이다라는 소리인가요?! :D 물론 자만으로 넘어가면 안되지만요.
좋은 글이네요. ㅎㅎ 영화를 아직 못봐서 관련 멘트는 못하겠지만요. 본문과 관계 없는 말이지만,
간혹 보면 철벽방어를 해놓고 밀당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서 안타까워요ㅠ 잘보고 갑니다~~
멋진 말씀입니다~ 나 스스로의 매력을 키워나가는 게 밀당의 전제조건이겠네요 ㅋ 가즈앗!!! ^^
블랙팬서.. 정말 여러면에서 새로운 시각과 혁신을 보여줘서 좋았던 것 같아요~ 바닐라로맨스님 글 보다보니 또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을 누가 믿고 따라갈까나~ 라는 생각이 드는군효 ㅎㅎ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역시 자신만의 뭔가를 가지고 있는게 중요하네요!
항상 꿈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영화에 부산이 나온다길래 부산때문이라도 봐야겠다 했는데 등장인물 요약을 보니 한번 봐야겠단 생각이 더 드네요~
결혼하고나서도 밀당이 가끔 있는데 바닐라로맨스님 조언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