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중의소리 스팀지기입니다. 혹시 길을 가다 이런 질문 받아보셨나요? '도를 아십니까?' 혹은 '안 좋은 기운이 느껴져요' 이런 식의 질문이요. 대부분은 흘려듣고 지나칩니다만, 간혹 말을 받아주면 끈덕지게 따라붙는 분들이 계시죠. 그래서 기자가 한 번 그 분들을 따라가봤어요. 그리고 '기자인데요.'라고 말을 했더니... (자세한 내용은 기사에 있습니다 ^^)
기사 원문을 싣습니다.
혼자서 서울 도심 거리를 걷다 보면 빈번히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도를 아십니까”로 잘 알려진 ‘포교 활동가’들. 예전에는 “인상 좋으시네요” 등의 말로 포교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접근했지만, 요즘은 방법도 다양해진 것 같았다. 길을 묻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등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해 경계를 허문 다음 ‘본색’을 드러낸다.
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길거리를 지나는 많은 사람에게 열심히 말을 거는 목적은 무엇일까? 잘 알려진 포교 활동뿐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민중의소리’ 기자들이 광화문 일대에서 이들을 밀착취재했다.
‘도를 아십니까’ 따라가 보니
친절하던 남녀커플, 기자 신분 밝히니 ‘버럭’
겨울의 끝자락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1일 오후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방면. 거리를 서성인 지 30여분만에 남녀 한쌍이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었다. “인사동은 어디 쪽으로 가야 하나요?” 누가 봐도 길을 궁금해하는 것 같지 않은 표정과 말투였다.
평소 같으면 차갑게 돌아섰겠지만, 기자는 친절하게 답했다. “설명하기 좀 복잡한데. 저도 그쪽으로 가니 따라오실래요?”
“날씨가 춥네요”, “어디 가시는 길이셨어요” 같은 몇마디 형식적인 말이 오간 뒤 남녀 커플은 본심을 드러냈다. “혹시 최근에 안 좋은 일이 있으셨어요? 주변에 아프거나 안 좋게 돌아가신 분들이 계신가요?”
기자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라고 둘러댔다.
더 연장자로 보이는 남성이 약간 흥분하며 말을 이어갔다. “흔히 사람들이 ‘누가 돌아가셨다’고 말하잖아요. 근데 아프거나 안 좋게 죽은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돌아가신 게 아니에요. 그래서 그분들이 꿈에 나타나거나 (당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게 만들면서 신호를 주는 거예요. 그분들이 잘 돌아가시게 하려면 정성을 들여야 해요”
남녀 커플은 ‘정성’을 “조상이 좋은 곳에 갈 수 있도록 일종의 문을 여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괜찮으면 ‘정성’을 드리는 공부방이 위치한 성수동(서울 광진구)에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이후 기자가 신분을 밝히며 ‘정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돈을 내야 하는지 여부를 물었다. 이들의 표정이 굳더니 화를 내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들의 뒤를 쫓아갔지만, ‘따라오지 마라’고 언성을 높이며 걸음을 재촉했다. 20여분 뒤 인사동 거리에서 다시 만난 남녀 커플은 다른 행인들에게 기자와 같은 방법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포교 사기’에 눈물 흘린 피해자들
종교활동·사기 기준 모호해 처벌 어려운 ‘허점’
“금품 갈취 협박 당했다면 신고해야”
취재는 한 피해자의 제보로부터 시작했다. 포교활동을 가장한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20대 후반 여성의 제보였다.
제보자에 따르면 거리에서 만난 여성이 관상을 봐주겠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부적같은 종이를 주고 10만원의 현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건장한 남자와 함께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제안을 거부하기 어려웠고, 지갑에 있는 현금 3만원을 주고 1시간만에 풀려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제보자는 종교적인 활동의 권유라기보다는 돈을 뜯어내기 위한 협박과 사기였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상에서 이런 포교 활동을 가장한 길거리 사기 피해사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체로 혼자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경계를 허문 다음 최종적으로는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이었다. 종교와 전혀 무관한 설문조사와 심리테스트 등을 부탁하며 접근하는 등 방법도 다양했다. 기자가 직접 경험한 사례는 “아주 예전 수법”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빈도로 비교했을 때 진짜 종교를 권유하기 위한 포교 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포교를 가장한 금품 갈취 행위도 적지 않았다.
금품을 빼앗긴 피해자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따라갔다가 강압적인 분위기에 피해를 당했다”며 “화가 나고 억울한데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절차가 복잡해 답답한 심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러한 포교를 가장한 사기 행위는 법의 잣대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허점이 존재한다. 종교의 자유가 법적으로 보장된 상황에서 이들의 행위가 포교 활동인지 사기인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종교 활동을 가장한 금품을 갈취하는 사기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경찰 관계자는 “무엇보다 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사례들은 보면 개인 의지로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피해 내용도 종교적 권유 행위인지 사기행위인지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며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감금을 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포교 활동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금품을 지급했다면 (처벌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가 감금이나 협박 등을 당했다면 또다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경찰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 취재 및 기사 : 옥기원 기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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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들 저한테도 와서 자기는 공부해서 인상만 보고도 직업까지 맞출 수 있다더니 결국 틀려서 먼저 도망갔었던...
정말 무서운 세상이에요. 요새도 터미널 근처에서 자주 출몰하는데 꼭 2명 이상이 있으면 안건드리더라구요...
스팀에 글을 올리실 때는 '원소스 멀티유즈'도 좋지만 기사에 다 쓰지 못한 뒷이야기를 많이 쓰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네 연구해보겠습니다 ㅎㅎ
저는 엊그제 빵집 잘 하는데 어디냐며 길을 묻더군요. 느낌이 팍 왔는데 일단 설명을 자세히 해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구렁이 담넘어가듯 화제를 바꾸어 가더군요.
여하튼 요즘 도를 아십니까 이 사람들 마캐팅 전술이 바뀌었나 봅니다. 암튼 다들 조심하세요. 신에게 절 하자면서 돈은 왜 밝히는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한게 없네요.
아니, 25년을 끌고온 그 조직이 대단하다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