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뜰때면 그빛이 밝고 강렬해서 동네사람 모두 나와 책을 읽거나 바둑을 둔다는 어느 달동네에는 주름이 너무 깊어 그안에 동전몇개를 숨겨놓아도 찾지 못할 것 같은, 그 주름진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샤페이 강아지라도 키우고 싶어지게 만드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노인의 별명은 폐달할아버지 [폐지모으기의 달인] 이다.
언제나 노인은 본인 키의 두배만큼의 폐지를 리어카에 실코서는 1차선 차도를 당당히 차지하고 시속 3키로미터로 주행을 하다가 굽이굽이 구부러진 골목을 지나 고물상에 상품을 납품한다. 이와같은 일련의 과정을 2회 더하고 나면 고달팠던 노인의 하루일과는 마무리 된다.
감기몸살로 오한이 와서 온몸을 칼로 베어넨 듯 쑤셔도, 천둥과 벼락이 동반되는 소나기를 맞아 가면서도 노인의 피땀눈물로 폐지상품을 생산하고 운송을 통한 납품까지에 과정은 단 하루도 거를수 없는 규칙이자 그만의 철칙이었다
그런 노인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미한 숭고함까지 느껴지게 하곤 했다.
노인은 항상 일찍일어나는 새보다 더 일찍 일어나 이른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부터 시작한 작업은 본인 키의 6배정도 높이에 폐지를 모으고 나서야 끝나고 그렇게 해서 벌은 돈은 2만원을 간신히 넘기거나 약간 모자르거나 했다.
하루일과를 마친 노인에 뱃속에서는 시장함이 요동을 쳤고 참아왔던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영미 해장국집이 있는 시장골목으로 향했다.
씨뻘건 고추기름이 둥둥뜨고 소주를 부어 부드럽게 데친 우거지와 오동통한 적갈색 선지가 듬뿍 들어간 선지국은 영미 해장국집에 시그니쳐 메뉴이다.
선지국과 처음처럼 한병이면 세상 모든 근심과 등뒤에 메달린 피로곰 마저 사라지게 한다.
이렇게 행복한 저녁한끼를 위해 뼈가 녹아내리는 10시간에 노동도 웃으며 견뎌낼 수 있겠지 라고 노인은 생각했다.
노인이 자리에 앉고 5분이 지나자 영미 엄마는 선지해장국과 처음처럼 한병을 내왔다.
소주반병을 비우고 취기가 스믈스믈 노인의 귓전을 타고 대뇌를 자극 말초신경에 마비가 올때쯤 노인은 어제 꾸었던 기묘한 꿈이 생각났다.
2부는 내일 이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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