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삶 속에서 나누는 많은 말에는 “그러니 우리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는 직접적인 요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화구연과 이야기구연에는 이러한 직접적인 요구가 없습니다. 그것은 이야기구연이 여운을 남기는 기법을 적극 활용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소설을 읽어봐도 “여러분 이 소설을 잘 읽으셨지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이 소설의 누구처럼 어떻게 살아야 합니다.”라고 요구하는 글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야기구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는 이야기여야지 절대로 설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많은 구연가들이 이 유혹에서 벋어나지 못해서 이야기 끝에 직접적인 요구를 붙이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다 된 밥에 재 빠트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코 방법이 아닙니다.
그럼 이야기가 아무 쓸모없는 것이 아닙니까? 분명 감동과 공감을 주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럼 저는 그러한 분들에게 강요하는 감동과 강요하는 공감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그것이 진짜 감동이고 공감일까요?
그래서 이야기구연가의 결론을 열린 결론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요구가 없기에 그 여운을 통해서 듣는 사람들이 계속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야기를 끌어 갈 수 있는 구조... 그것이 바로 이야기구연가의 결론입니다.
흠, 그럼 이야기 끝나지 않은 듯한 아쉬움을 남기는 건데요...
그렇죠! 여운을 남기는 것입니다. 매력적인 것은 결코 완벽한 만족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감질나게 하는 것, 그것이 매력입니다. 그래야 다음 번 이야기도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린 결말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를 언제든지 늘려 나가고 조합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구연가는 보통 이야기를 시작하면 1시간 내외의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헌데 어떤 이야기가 1시간 동안 이어질 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까요? 소설이 아닌 이상 그렇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헌데 소설을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하겠습니다.
소설 안에 몇가지 이야기가 있을까요? 한 가지 이야기만 있나요? 자세히 살펴보면 소설이 다양한 이야기들로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제의 이야기와 다른 장소에서 있던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모여서 한편의 전체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 되는 것입니다.
이야기구연가의 이야기구연도 이와 같습니다. 언제든지 어떠한 이야기든지 연결해서 이어 붙이고 말을 만들어 가며 이야기를 변형하고 만드는 것이 이야기구연가의 이야기구연법입니다. 그러니 다른 것과 연결시키기 위해 늘 이야기를 열린 구조로 만들어 놓는 것이 이야기구연가의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필자는 아이들에게 '식퉁이 뜅뜅장군'이라는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1시간 정도의 동화였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제가 닫힌 구조로 "잘 살았답니다~" 라고 하자 아이들의 얼굴에 아쉬움과 실망감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바로, "그런데..." 이렇게 말을 하자 아이들의 눈에 다시 생기가 생기고 신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의 플롯을 가져와 계속 이어붙이고 이어붙이며 4주간 이야기를 이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만약 이야기 뒤에 여기서 누구는 어떤 것이고 하면서 설명과 교훈을 강요했다면 다음 이야기를 붙여나가기가 쉬웠을까요?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해야 합니다. 절대 이야기에 나의 생각과 주장을 펼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여러분은 실력있는 이야기구연가로 모두에게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이야기 구연가가 알아야 할 기초적인 상식들입니다. 다음 단계에서부터는 실제적인 교육을 위해 제가 개발한 “3색 소리 구연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찌 보면 이 책에서 가장 실제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3색 소리 이야기구연법은 제대로 익히면 빠른 시간 안에 웬만한 구연들을 멋지게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저는 소질이 없어서 동화구연을 못해요. 이야기구연을 못해요.”라고 이야기하시는데 그것은 다 핑계입니다. 이 구연법을 배우시면 누구나 이야기를 쉽게 구연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을 배우신다고 바로 완벽한 이야기구연가가 되시는 것은 아닙니다. 완벽한 이야기구연가는 다양한 실전을 통해서 현장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하고 이야기를 즉흥으로 지어내는 법도 배워야하기 때문에 많은 실전을 거쳐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교재에서 알려드리는 3색 소리 이야기구연법 정도만 익히셔도 여러분 주위의 아이들에게 재미나게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는 정도는 충분히 하실 수 있게 될 거랍니다.
3색 소리 구연법 되게 궁금한데요.
3가지 소리의 기준점을 잡는 거랍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