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릭입니다. 오늘은 드라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무대 위에서 배우가 사건을 겪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연기하는 것이 유행했다. 이는 '열망' 혹은 '목적' 을 가진 프로타고니스트-주인공과 이를 방해하는 안타고니스트-적대자의 대립을 다룬 이야기들로, 최종적으로 프로타고니스트의 열망, 혹은 목적이 이뤄진다면 이는 희극으로. 안타고니스트가 승리해 열망이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비극으로 끝난다. 이 희극과 비극을 합쳐 드라마라 부른다.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요? 다행입니다. 저도 쓰면서 그 생각을 했거든요. 자 앞에 복잡한 설명은 저리 치우고, 타짜의 명장면을 보죠!
3분 분터 보시죠.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아귀 :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고니 : 뭐야?
아귀 : 내 패하고 정마담 패를 밑에서 뺐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새끼야?
고니 : 증거 있어?
아귀 :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나한테 구땡을 줬을 것이여. 그리고 정마담한테 주려는 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장짜리 아니여? 자 모두들 보쇼. 정마담한테 장땡을 줘서 이 판을 끝내겠다, 이거 아니여?
고니 : 시나리오 쓰고 있네 미친 새끼가!
고니는 왜 저걸 '시나리오' 라고 부를까요? 아귀의 저 짧은 대사에 드라마의 모든 것이 녹아 있기 때문이죠! 주인공(여기서는 아귀)은 이 판을 이기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적대자(여기서는 고니)는 다양한 방법으로 주인공을 패배시키려 합니다.
이 대결이 주인공의 승리로 끝나면 이야기는 희극이고, 적대자의 승리로 끝나면 이야기는 비극이죠. 이 모든것을 합쳐서 드라마 라고 부릅니다.
이게 바로 드라마에요. 우리말로는 '극'으로 변역됩니다. 주인공의 목표를 적대자가 방해하는 이야기. 이게 바로 드라마에요. 자 그럼 짧게 드라마를 만들어 볼까요?
저는 어제 뒷산을 올라갔다 왔어요.
극적이지 않죠. 어째서죠? 주인공의 열망도, 적대자도 없으니까요.
저는 어제 뒷산을 오르고 싶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비가 왔어요. 그것도 거센 폭우가요. 하지만 저는 비를 뚫고 정상에 올랐답니다.
적대자가 늘 '인간'으로 나타나는건 아닙니다. 자연도 적대자가 될 수 있고, 심지어 자신도 적대자가 될 수 있죠. 양심의 목소리나 세속적 열망에 대한 내적 갈등 같은 식으로요! 그나저나 윗 문장은 여전히 부족하네요. 어째서일까요? 주인공은 왜 적대자가 있는데 산에 올랐는지 없어서일까요? 추가해 보죠.
저는 어제 뒷산에 올라야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세차게 비가 내렸죠. 하지만 이날은 죽은 아내와 약속한 날이었어요. 매년 뒷산에 올라 그녀를 추억하기로 한. 그래서 저는 비를 뚫고 정상에 올라, 품속에 그녀 사진을 꺼내 함께 비를 감상했죠.
좀 더 극적으로 느껴지시나요?
드라마는 SF나 판타지, 미스터리, 호러 처럼 장르의 이름으로도 쓰여요. 하지만 원래 뜻과 햇갈리기 때문에 매체나 하위 장르와 합쳐서 부르는데요 TV드라마나 멜로 드라마, 혹은 막장 드라마 처럼요. 이때는 비교적 사실적인 등장인물들이 등장해 현실적인 갈등들에 부딫치는 이야기를 다루는 장르란 의미에요. 막장 드라마가 어떻게 현실적이냐고 묻고 싶겠지만, 여기서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라는 말은 드래곤이나 건담 같은 로봇 병기에 비해 현실적이란 의미니까요.
앞으로 제가 드라마 라고 하면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이상 첫번째 뜻 주인공이 뭔가 하려 하는데 적대자가 방해하는 이야기를 다룰 거에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이번 글이 아니어도 글쓰기에 관한 거라면 뭐든지요. 제가 아는 거라면 답글을, 모르는 거라면 공부해서 새로 포스팅을 올릴테니까요.
드라마란 인생에서 지루한 부분을 모두 잘라낸 것이다. - 알프레드 히치콕
awesome
뉴비는 언제나 환영!/응원!이에요, 조사한바에 따르면. 텍스트가 공백제외 1000자 이상이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포스트가 된다네요. - kr-newbie 보안관 봇! 2017/07/06일 시작 (beta)
오 뭔가 신기하네요. 정말로 극적이란 말에 딱 어울리게 내용이 바뀌어집니다.
먼가 글쓰기에 도움될거 같은 생각이 드네요. 잘 봤어요. ㅎ
어머 너무 재밌어요! 앞으로 연재가 기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