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과세문제 (3) 정부의 고민...

in #kr7 years ago (edited)

여의도에서 국세행정포럼이 열렸습니다. 기사도 많이 나왔으니 한번 확인해보시면 될 것 같구요. 정리해보면, 국세청은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겠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있다,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 자료 확보에 노력하겠다.” 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국세청장이 참석했지만, 기존의 논의에서 나아간 부분은 없는 것 같네요. 국세청은 현행 세법을 집행할 뿐이지, 기준을 만드는 기관은 아닙니다. 현행 세법에서 과세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은 국세청의 역할이지만 정의가 되어있지 않는 자산에 대해서 국세청에서 먼저 정의를 내리고 방향을 설정한다는 것은...

그렇다면,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진행해야 할 문제인데,

지금 기재부는 2018년 예산안 때문에.....

http://news.joins.com/article/22170487

그렇다면, 정부는 뭐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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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든 한국은행이든, 금융위든 경제당국의 고민은 단순히 세수일실 차원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금 못 물리는 소득이 비트코인 뿐인것도 아니고, 어차피 국내에서 돌고 돈다면 간접적인 경기부양도 되고 뭐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코인으로 수익나신 분들 핸드폰하고 차부터 바꾸시니...)

지금처럼 암호화폐가 돌아간다면,

첫 번째로, 정부에서는 자금흐름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외국환거래법, 는 금융정보분석, 해외금융계좌 신고 제도, 신용카드 사용, 그리고.... "국세청"과 "주민등록번호" 등등을 통해서 경제당국에서는 자금의 흐름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통제하고 있었는데,

암호화폐가 붐을 일으키면서, 이게 좀 꼬입니다. 개인의 계좌가 거래지갑으로 바뀐건데, 지갑에는 명의가 없습니다. 또 만들면 됩니다. 거래소를 뚜드려 패서 거래내역을 받아오면 되는데, 온통 해외거래소에서 거래를 하니 자료확보도 어렵습니다. 조세정보협정은 되어 있지만, 실제로 잘 이행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해외 비자금 조성과 같은 자금유출은 국내에서 자금이 나가고, 그게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는 거래로 인해서 국내투자자가 손실을 입은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해외 위장 자회사로부터 비싸게 물건을 사준다거나, 엄청 싸게 판다거나...), 이런 부분을 규제하기 위해서 이전가격세제라던지, BEPS 라던지 하는 것들이 또 나옵니디만..

당초부터 ICO 주관업체랑 통정해서 고의로 손실을 크게 낸 다음에, 해당 암호화폐는 아들의 지갑으로 송금한다면.. 세금한푼없이 증여가 이루어지고, 재산은 해외도피되었네요. 그리고 유유히 한국을 떠나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정부의 정책수단이 묶이게 됩니다. 결제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법정통화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정부의 재정정책,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금융규제 등이 한꺼번에 무력화 됩니다. 유로존 경제위기당시 그리스 정부의 무기력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됩니다.

세 번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시장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중이, 아니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놔둘 수도 없지만, 미일중도 구체적으로 강한 규제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마당에 여기다 찬물을 끼얹었다가는 국사책에 실릴 21세기 흥선대원군이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자 중앙일보 경제 2면의 기사는 이와 같은 정부의 딜레마를 희극적으로 보여줍니다. 돈 댑스콧과의 “ 20세기는 인터넷, 21세기는 블록체인, 규제는 바보짓” 이라는 4단 짜리 인터뷰기사 밑에 “국세청, 규제방안 마련할 것” 이라는 기사네요.

다음에 원래대로 세금관련 포스팅으로 돌아올게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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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떼님. 훌륭한 분석글 감사합니다. 세금 먹이려는 정부에 한마디 하고
싶군요. 야마떼 구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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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현 정부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보입니다. 일단 krw 환전이 가능한 거래소를 조지면서 그 거래소에서 타 (usdt기반) 거래소로 넘어가는 경우에 정보요청을 할 것 같긴 한데, 세금을 어찌 규정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훌륭한 분석 감사드립니다^^

21세이의 흥선대원군에서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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