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그리고 도시의 형성
최근 일 문제로 모빌리티에 대해 고민한 기회가 있었다.
모빌리티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수단 차원에서 고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깨달았고, 이것은 도시와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도시의 형성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그 시작에 모빌리티 기술의 등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 대도시의 성장은 철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철도는 예전에 도저히 갈 수 없었던 곳을 갈 수 있게 함으로써, 내가 태어난 곳이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이 아닐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촌에 머물러있지 않고 더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내가 사먹던 고기가 생각보다 맛도 없고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멀지 않은 동네에서 파는 과일이 끝내주게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더이상 비싼 고기와 맛없는 과일을 그 돈을 주고 먹을 이유가 없었다.
모빌리티의 축복은 모든 생활권과, 상권을 송두리체 바꾸어 놓았고 결국 대도시를 만들어 내었다.
도시를 도시답게 하는 것
무엇이 도시를 도시답게 만드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최근 읽었던 The First Principles of Urbanism 이라는 글에서 저자는 Density(밀집도)라는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있다.
저자에 따르면 밀집은 기본적으로 3가지의 효율과 비용이라는 Trade-off 요소를 가지고 있다.
Efficiencies
- 자원과 시간을 적게 소모한다 (효율성 제고)
- 높은 자산 활용율을 가능하게 한다 (자산의 활용도 증가)
- 빈번한 물리적 상호관계를 가능하게 한다 (도시의 역동성 증가)
Costs
- 중앙 시스템에 의존도가 커진다 (밀집에 따른 시스템 부하)
- 신뢰와 예의에 대한 필요가 커진다 (주체간 상호 영향의 증가)
- 조화와 협상이 필요해 진다 (주체간 부정적 영향에 대한 방어)
기본적으로 도시란 사람들이 모인곳이며,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혁신, 소통, 사회적 합의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 밀집도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느냐, 그리고 앞서 언급한 이 Trade-off 관계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따라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미래도시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은 이러한 '밀집'이라는 요소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혜택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애당초 쏘카, 풀러스, 콜버스 등의 공유모델은 밀집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적절한 밀집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기 어렵다. 자율 주행도 마찬가지로 차량 뿐만아니라 밀집으로 인한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지 못하면 경제성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밀집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가는 요소라 볼 수 있다.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요소
이러한 관점에서 모빌리티와 관련된 사업에 대해 살펴보면서 각 분야에 대한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
Hardware
완성차 하드웨어는 왠만한 규모의 회사가 아니면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자율주행 완성차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도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
최근 모든 전통적 완성차 회사들이 이제 스스로 Automobile Company가 아닌 Mobility Company 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Mobility Foundation을 만들고 자신들은 Mobility 회사임을 천명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MOIA도 마찬가지.
금번 CES에서토요타의 e-Palette 컨셉은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특히 우버, 디디, 아마존 등과의 파트너십은 하드웨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선진 기업들을 당장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에서 큰 그림을 가지고 준비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센서, 컴퓨팅 부품 등과 같은 컨셉과 하드웨어가 접목된 접근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바,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Software
완성차를 구동하는 두뇌에 해당하는 역할에 관한것이며, 이것도 엔디비아와 같은 대기업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겠다.
-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 Autonomous Driving Algorithm (자율주행 알고리즘)
- Augumented Reality (증강현실)
- Infotainment (정보오락)
- Telematics (차량정보통신)
엄청나게 큰 강자들이 즐비하지만 IT 기술이 훌륭한 한국이기에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MaaS (Mobility as a Service)
이것이야 말로 너무나 다양한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가능성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모빌리티의 본질인 이동과 그 목적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 편리하게 하는 것,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는 것 뿐만 아니라 이동을 조금만 혹은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공유오피스도 넓은 의미에서 모빌리티 서비스가 될 수 있는 것은 업무라는 목적을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게 함으로써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인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택시 즉시배차 유료화를 철회하게 된 사례(국토부 "카카오택시 '즉시배차' 추가요금 1천원 못 넘겨")와 같이 규제를 어떻게 해결해 갈 것인지가 중요한 해결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규제 방향성은 바뀔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Urban Technology
모빌리티 혁신의 궁극적 대상은 도시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빌리티의 혁신은 도시를 재형성하고 상권을 변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앞서 이야기 한것과 같이 미국의 철도, 자동차의 대중화 등은 기존 생활반경의 한계를 완전히 새롭게 함으로써 대도시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런의미에서, 모빌리티의 혁신이 도시를 재형성하고 재형성된, 밀집된 도시는 다시 모빌리티 혁신을 불러오는 혁신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구글의 모회사 Alphabet에서는 Sidewalk Labs를 통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Toronto Waterfront지역에 구글의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Sidewalk Toronto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 다양한 시도들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도시 차원에서 '밀집'을 재조정하고 그에 맞게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는 바, 그 궁극적 대상은 도시를 향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도시
도시에서 살아가며 시간을 내어 주변을 둘러보고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을 이룰 수 있었는지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동안 스타트업과 그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기반기술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시도들이 실제로 어떻게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배경인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켜 가는지에 대해서는 사고가 미치지 못했었던 것 같다 (심지어 나는 건축을 전공했는데... ㅜㅡㅜ)
도시는 진화해 왔다.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이 조금씩 변화하기도 하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도시의 시도는 어려웠을 것 같고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보려는 Sidewalk의시도는 매우 흥미롭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다가온다면, 모빌리티 비즈니스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리고 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 도시는 더 밀집될까 아니면 더 분산될까? 너무나 다양한 가능성에 압도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끊임없이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인 것 같다.
유수리님 안녕하세요? 드디어 바쁜 일들을 마무리하고 포스팅을 시작하신 모양이에요. 오랜만에 궁금해서 놀러왔는데, 이렇게 새 글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하시는 일이 뭔가 도시의 모빌리티 비즈니스와 관련이 있으셨나 봅니다. 건축을 전공하셨다니 앞으로 좋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임대해 주신 스파로 너무 잘 활동하고 있어 감사의 마음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내용을 소개한 글인데, 아마 오랜만에 오셔서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하신거 같아 아쉽네요. 잘 읽고 갑니다 ^^
@홍보해
아이고 이렇게 비루한 글에 홍보를 ㅜㅡㅜ
넘나 감사드려요~ 바빠서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틈틈히 활동해 볼게요~ 환영 너무나 감사드려요 :)
아니에요 무슨말씀을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라 잘 모르지만 좋은 내용인것 같아요. 한동안 활동이 뜸하셔 많이들 못보셨을거에요. 바쁘신데 건강 잘 챙기시고 또 뵐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팔로우, 업보팅, 리스팀합니다. 제 친구가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님의 글을 소개해 줘야겠네요. 스팀잇계정을 오래전에 만들어 놓고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오랫만에 쓴 글 소개합니다. 팔로우 해주시면 더 좋을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https://steemit.com/kr-economy/@onugi/5hffzd
@onugi드림.
네 감사합니다 :)
전문가이신 친구분께서 보시기에는 너무 수준 이하의 글일것 같아서 민망하네요ㅎㅎ 감사드리고 저도 onugi님 좋은 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시와 모빌리티, 그리고 스마트시티, 모두 새로운 개념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참고할만한 과거 자료가 부족하겠죠. 따라서 누가 먼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검증을 받느냐도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yusulism님의 아이디어도 큰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리스팀한 것이구요. 팔로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뵙겠습니다.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