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회사에서 다이어리 만들기 (1)

in #kr7 years ago (edited)

다이어리 제작 1단계 : 어떻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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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으로 현장 요약

작년 9월에 인턴으로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한 나는, 입사 3개월 쯤(그니까 한 11월 쯤)되어 회사에서 큰! 과제를 받게 된다.

'유저들에게 연말에 줄 만한 선물을 제작하자!'

앱 회사에서 고작 3개월 일한 경력이 다였던 나는, 태어나서 처음 실물 상품을 만들어본다는 것에 두근두근하며 뭘 만들지~ 하며 탐색을 시작했다.

얘기를 들어가기 전에 잠깐 우리 회사 서비스를 소개하겠다.

우리 회사는 'AT-보이는 디데이'라는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한 마디로 시간관리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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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 앱이 흔하고 흔하다지만, 우리 앱은 다른 앱보다 귀엽다.

파스텔 톤 디자인에 그래프로 한 눈에 시작 시간부터 남은 시간까지 확인할 수 있고, 그래프 중간에 있는 캐릭터로 그 시간 중 내가 지금 어디 쯤에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앱의 특징과 + 연말이라는 시기가 겹치자, 결국 떠오르는 건 다이어리, 달력 뿐이었다. (창의력 zero..)

마침 우리 회사 분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다이어리탁상 캘린더가 괜찮다고 하셨고, 바로 제작을 결정하게 된다.


이 때 나는 나와 같은 새내기 인턴 사원 경련이와 이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우리 둘은 둘 다 2개월, 3개월 차 샌애긔 사원이라는 점과(내가 선배임) 팀 내 유일한 여사원 이라는 점이 동일했다. 여사원이다보니, 우리 회사 직원분들은 '그래도 우리보다는 다이어리에 대해 좀 더 알겠지-'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그 생각은 아주 큰 오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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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경련이의 손
경련이는 다이어리? 그게 모야 ㅎ 라며 다이어리를 안 쓰는 천상 공대생이었고, 나는 가까운 아*박스에서 얇디 얇은 만년 위클리(스테인플러로 찍을 수 있는 두께)에 만족하며 일정 정리만 하는 편이었다.

다이어리, 쓰는 것도 어색했던 우리가 제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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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그래도 나름 뭔가를 만든다는 거에 신났던 우리는 시장조사겸 텐이텐, 1300와 같은 사이트를 둘러보기 시작했고, 다이어리의 장인들이 모여있다는 네이버의 다이어리 꾸*기라는 카페도 마구 염탐했다. 연말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제작 기간이 많이 늦어진다고 해서, 일단 요 사이트에 있는 다이어리들을 보며 다이어리와 캘린더의 구성부터 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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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다이어리는 월간, 주간, 메모 정도로 구성된다. 우리는 나름대로 우리 앱의 컨셉을 살리고자 목표 설정과 월 별로 한 해가 어느 정도 지났는지를 알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이어리를 구성했고, 위클리와 메모를 과감히 없앴다.

그렇게 (우리 생각에는) 얇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고, 초등학생도 쉽게 쓸 수 있는 그런 차별화된 다이어리를 기획했다. 그리고 우리는 앞에 말했던 다이어리 꾸*기 카페에 우리의 아이디어와 기획안을 올리고 피드백을 받게됐다.

"저희 이 다이어리로 다이어리 배포하는 이벤트 할건데요, 요 다이어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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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의견을 받게 됐다.

다이어리 장인들이 원하는 다이어리는 다 달랐다.

하지만 공통 된 의견은 위클리 !

주간 일정표가 없는 다이어리는 다이어리라고 할 수 없단다.

구성 뿐만 아니라 종이질, 제본형태 등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이어리 1도 모르는 우리니까 당연히 능력자들의 의견을 100% 적극! 수용!하게 됐다. 곧 바로 우리는 위클리와 메모가 추가된 2차 시안을 만들었다. (만들긴 했지만 우리의 색깔이 사라졌다는 게 조금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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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안!!) 우리의 개떡같은 초안을 보고 찰떡같이 만들어주신 갓 디자이너님 >_<

어쨌든 이렇게 변경된 시안을 들고 가까운 단골 인쇄소로 향했다.

(사실 인터넷에서 인쇄소 알아보고, 다이어리 제작하는 곳을 찾는다면 더더더! 싸게 제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소 제작량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일찍 시작하지 않으면 다이어리가 너무 늦게 나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제작"이 필요한 우리는 단골 인쇄소로 가기로 결정 !


앞의 다이어리 장인들의 조언을 받아 위클리와 메모만 더했을 뿐인데, 기존 얇던 다이어리가 두꺼워졌다. (106페이지가 추가되었습니다.)

종이는 다꾸에서 추천 받은 글씨가 잘 써지는 종이, 모조지로 변경했고, 펼쳤을 때 180도로 쫙쫙 펴지게 한다는 실제본을 제본법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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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타능~~~

그리고 받은 다이어리의 견적.

사실 기존 얇은 우리의 1차 시안 다이어리의 견적은 꽤 저렴했었다. 한 권에 4000원 정도 (정확히 기억 나진 않는다)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페이지 수 추가와 종이 변경, 제본법 변경이 기존 견적의 2.5배의 견적을 만들어버렸다.

따라서 우리는 계획을 바꿔야 했다.

원래는 다이어리 제작 후, 탁상 캘린더, 캐릭터 스티커도 제작해서 세트로 드릴 생각이었는데...

고민 끝에 우리는 탁상 캘린더를 포기했고, "웰메이드 다이어리"한 권을 만들어서 드리자고 결정내렸다.

그렇게 총 1200권을 제작하는 걸로 하고 인쇄소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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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이어리 제작이 끝났읍니다!~ 와~~~ 박수 짝짝 !!!!

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진 않았다.

이제 배부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