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하게 추락하던 주가가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른 시간에 회복하게 되면 주가패턴은 마치 승리의 V자를 그리는 듯한 패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V자패턴이 만들어지는 이유 속에는 흥미로운 여러가지 이유들이 섞여있곤 합니다. 그 안에는 주문집행 알고리즘 개념도 들어있고, 그 안에는 수급이라는 개념도 들어가기도 하고 그 안에는 기업가치도 들어가는 등 개념자체는 복잡합니다만, 유기체적인 항상성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ㅇ V자패턴 : 사람 체중이 갑자기 빠졌다 돌아오는 요요현상
지난 금요일과 주말사이 필자는 20년만에 심한 장염을 앓았습니다. 군대에서 일주일간 장염을 앓았던 이후로 배앓이를 해 봐야 한나절이면 증상이 끝났는데, 이번 장염은 온몸에 기력을 뺄 정도로 힘들더군요. 그래서일까요? 단 이틀만에 체중이 주가 폭락처럼 3kg 감소하는 현상을 경험하였습니다.
필자의 일상적인 체중은 66kg 정도에서 많아야 500g에서 움직여왔는데 장염이 걸린 후 일요일 아침 체중을 재어보니, 62kg초반까지 3kg넘게 체중이 감소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일요일부터는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던 중이었기에 체중 급감은 금방 회복되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하루만에 별로 먹은 음식도 없는데, 월요일엔 65kg직전까지 회복하더군요.
마치 V자패턴처럼 일시적으로 체중이 급락했다가, 급반등을 하는 현상 이를 사람 체중 변화로 이야기할 때는 요요현상이라고도 하지요. 아마 수일후면 정상 체중인 66kg을 회복할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인체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충격이 있더라도 일시적인 나쁜 상황이 끝나고나면 원래 컨디션으로 몸을 맞추어 놓게 되지요.
이러한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도 V자 패턴은 만들어지게 됩니다.
ㅇ Market Impact : 시장충격을 고려하지 않은 주문집행이 V자 패턴의 원인
큰 규모의 자금 혹은 주식 물량에 대한 매매 주문이 집행 될 때에는 주문집행 알고리즘 개념이 도입됩니다. 개인투자자의 대다수는 한 호가에 매수/매도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거대 자금의 경우는 시장의 충격을 줄이거나 적시에 매매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타이밍리스크와 같은 간접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주문집행 알고리짐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중에서도 Market Impact는 자기자신의 매매로 인한 가격 변화가 비용 개념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단적인 예로, 소위 큰 손이 일시에 매도 주문을 내어 하한가로 가격을 떨구었다면 순식간에 하락한 가격이 시장충격이고 이는 매도자 본인이 원했던 가격과 괴리가 있기에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간접적인 비용 중에 하나가 됩니다.
[대량 매도에 따른 시장 충격과 회복과정의 개념, V자패턴이 만들어지는 개념이 보인다]
주문 집행 알고리즘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다양한 기법들이 활용됩니다. 매매 시간을 조절한다거나 유리한 호가가 발생하면 자동주문으로 전환하는 등의 조치가 있게 되고, 좀 더 심도 있게는 매도 과정에서 본인의 매매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문을 스텔스화 하기도 해야합니다.
하지만, 특정 시점까지 빨리 주문을 완료하라는 오더가 떨어지면, 이러한 주문 집행알고리즘과 스텔스 개념은 모두 빼고 그저 체결 우선의 매도가 진행되면서 Market Impact를 키우고 맙니다. 이 때 시장과 종목은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하더라도 이러한 무자비(?) 주문에 억울한 주가 하락이 발생하고 맙니다.
그렇지만, 시장 충격을 일으킨 이러한 주문들은 쫓기듯 특정시점까지 매도해야하다보니 오히려 그 매도 마감일이 지나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증시와 개별 종목의 주가는 체중이 줄었다가 회복되는 요요현상처럼 적정한 주가수준에 대한 항상성이 작동하며 순식간에 회복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면서, 마치 주가에서는 V자형 패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ㅇ 9월 스몰캡/코스닥 묻지마 쇼크 후 만들어진 V자 패턴
이러한 시장 충격과 회복과정의 V자패턴은 올해 가을 스몰캡과 코스닥 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소형업종지수는 V자패턴 완성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코스닥지수는 요요 현상 후에 체중이 더 불어나는 것처럼 V자패턴을 넘어 아예 새로운 추세를 만들었습니다.
[스몰캡과 코스닥 시장에서 관찰된 V패턴]
9월 하락 과정에서 매도를 해야하는 특정 매도세는 시간에 쫓기는 주문 패턴을 숨기지 않고(스텔스화 하지 않고) 소형업종과 코스닥 시장에 매일 똑같은 패턴으로 흔적을 남겼습니다. 시장에서는 계속 특정 펀드의 패시브화 과정에서 스몰캡을 매도하는 것이라는 얘기들이 들어오곤 하였습니다.
확실한 것 그렇게 급하게 매도한 투자자(펀드?)는 간접적인 비용이 엄청나게 발생했을 것입니다. 이는 그 거대자금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쳤겠지요. 또한 9월 말까지 매도를 했어야 했는지 9월까지는 그렇게도 매일 매일 공격적으로 매도하던 흐름이 갑자기 딱 끊기면서 그 이후로는 매도 공백이 발생과 함께 되려 급반등이 발생합니다. V자패턴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ㅇ V자 패턴 후 오히려 늦가을 여유로워지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차별화 장세가 지속되다가 9월 마지막 차별화의 고름을 짜낸 후 스몰캡은 회복세를 타고 V자 패턴을 완성 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오히려 스몰캡은 잠재적인 악성 매물들이 사라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만들어지며 늦가을 여유를 찾았습니다.
잠재적 악성매물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하나. 양도세 대주주 대상 물량의 12월 매도세
둘, 펀드/연기금들이 전환 중이었던 패시브 물량
셋, 차별화 장세를 견디지 못한 심리적 물량
하지만 이 물량들이 가을 V자패턴이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 동시에 쏟아지면서 부담을 덜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스몰캡과 코스닥 오히려 호재성 재료들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V자패턴을 넘어 살이 빠진 후 더 찌는 체중 요요현상처럼 새로운 상승 추세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2017년 11월 13일 월요일, 상승추세가 급하지 않게 전개되길 바라며...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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