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름이 지나면 (Summer ends, 2014)

in #movie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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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블록을 통해 만난 또 하나의 단편 영화, <여름이 지나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영화에 단편 영화는 너무 함축적이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진심, 무슨 영화가 이렇게 귀엽고 설레냐?


석호를 좋아하는 슬기, 하지만 석호는 희선에게 마음이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슬기는 석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청소년들의 풋풋한 감정, 사랑이라 하기엔 아직은 설익은 그 마음.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호감을 보인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질투심, 억지로라도 함께 하고 싶은 바람, 그 사이 불어오는 설렘 등을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풀어낸 영화였다. 슬기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영화 <여름이 지나면>은 학창시절 어쩌면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청소년이고 어른이고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른의 경우 자칫 치정으로 변질될 수 있는 상황이 청소년, 그 중에서도 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그리 밉지 않은 이유는 그들은 그저 감정에 솔직했을 뿐이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본 영화의 키포인트는 슬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점 슬기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석호의 심경변화라고 생각한다. 석호역을 맡은 배우분께서 순간마다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에 혼란을 느끼는 남학생을 너무나도 귀엽게 표현해주신 덕분에 보는 내내 엄마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씬은 설렘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관심 밖이었던 슬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한 석호가 뒤돌아 걸어가는 슬기를 부르는 장면! 그와 동시에 클로우즈-업된 슬기의 표정은 많은 말을 담고 있었다. 둘은 사귀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남기는 아주 매력적인 장면이었다.

학창시절 누군가를 남몰래 마음에 두었던 경험이 있다면, 본 영화를 통해 그 때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전에 없었던 감정에 힘들었고 당황스러웠던, 하지만 두근거렸고 설렜었던 그 때와 함께 슬기가 될 수 있었다. 그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꾹꾹 눌러담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그 때에만 가능한 서투른 감정이기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가 나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당시의 나는 석호와 함께 행복하지 못 했지만, 슬기는 석호와 원하는 결말에 도달할 수 있기를! 내가 많이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


영화 <여름이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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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itic: AA
  • 사진 출처: 영화 <여름이 지나면>_screenshot (무비블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