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점차 상용화되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머신러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가상화폐' 라고 불리는, 정확히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 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도 관심을 넘어선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도 하지요. 뉴메라이(numerai)는 머신러닝 경연 플랫폼인 동시에 암호화폐 '뉴메레르(numeraire)' 를 발행한 주체이기도 합니다.
본 글은 뉴메라이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담은 분석글입니다. 뉴메라이의 시작 배경으로부터 시작해서 토너먼트 시스템의 작동 원리, 뉴메레르 토큰의 베팅 그리고 뉴메라이의 비젼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였고,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제 견해도 담겨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뉴메레르 백서를 풀어썼고, 그 외 뉴메라이 공식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참고하였으니 번역된 백서만 보셔도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뉴메라이에 대해 알아봅시다.
헤지펀드와 퀀트(Quant)
뉴메라이는 헤지펀드입니다. 머신러닝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뉴메레르 토큰이 사용되는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뉴메라이의 본질은 헤지펀드입니다. 때문에 왜 그들이 머신러닝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뉴메레르 토큰을 발행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헤지펀드는 '손실의 최소화' 를 모토로 하는 펀드입니다. 헤지(hedge)는 본래 '울타리, 대비책' 의 뜻을 가지는 단어로,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을 분산한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들은 위험을 분산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공매도(short)나 차익거래(arbitrage) 등의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시장의 상황에 관계없는 '절대수익'을 내려고 노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적이나 분석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헤지펀드가 처음 시작되고 약 30여년이 흐른 1980년대, 퀀트(Quant)라 불리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퀀트는 수학·통계에 기반해 투자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사람으로, '효율적 시장 가설' 에 반하여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부 헤지펀드에서는 이들 퀀트를 끌어들여 '퀀트 펀드'로 거듭났고, 현재(2017년 5월 기준) 전체 헤지펀드의 약 30%를 퀀트 펀드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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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참고하시면 2014년부터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4년은 머신러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즉, 머신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모델의 발달이 퀀트펀드의 급격한 성장을 가져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퀀트펀드는 현재에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올초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선 규모라고 합니다.
뉴메라이(Numerai)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뉴메라이 또한 이러한 퀀트펀드입니다. 그리고 뉴메라이의 퀀트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일반인 아마추어'들' 입니다. 여기서 '들' 이라는 한글자가 상당히 중요한데요, 뉴메라이는 이러한 다수의 아마추어들의 지성(intelligence)를 이용하는 크라우드 소싱 개념의 헤지펀드이기 때문입니다.
뉴메라이는 2015년 12월 처음 시작했습니다. 뉴메라이의 설립자 리처드 크레이브(Richard Craib)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이 점차 주류가 되어가는 와중, 많은 데이터들이 무료로 풀리고 있지만 돈으로 직결되는 금융데이터만큼은 다들 잘 공개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진 금융데이터를 사람들에게 무료로 공유하고 일반인들로 하여금 머신러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후, 그들이 만든 인공지능 모델을 결합하는 '메타 모델(Meta model)' 을 만들어 시장에서 실험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리처드는 '동형암호(homomorphic encryption)' 를 이용하여 자신의 금융데이터를 암호화하면서도 머신러닝에는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토너먼트 시스템을 만들었죠. 이 시스템에서 참여자들은 매주 열리는 일반 토너먼트(General tournament) 와 베팅 토너먼트(Staked tournament) 에 참여할 수 있고, 일반 토너먼트에서는 뉴메레르(numeraire) 토큰을, 베팅 토너먼트에서는 뉴메레르를 베팅하여 결과에 따라 달러를 보상으로 받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뉴메라이는 더 강력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고, 시장에서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광고 규정상 헤지펀드의 수익률과 투자종목은 공개할 수 없지만,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처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머신러닝 경연대회(Machine learning competition)
앞서 언급했듯, 뉴메라이는 두가지 종류의 경연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작년 6월까지는 일반 토너먼트만을 열었지만, 뉴메레르를 발행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뉴메레르를 걸 수 있는 베팅토너먼트를 열고 있습니다. (참고로 작년 6월까지 일반토너먼트에서는 뉴메레르가 아닌 상금 규모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지불됐다고 합니다.)
뉴메라이의 경연대회의 형식은 데이터 과학자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kaggle에서 따왔고, 현재까지 3만명이 넘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100만개가 넘는 수의 예측 세트를 뉴메라이에 업로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총 2억이 넘는 금액이 상금으로 지출되었죠. 각 토너먼트에 정해진 상금풀도 점점 늘어나 초창기 1000$에서 이후 3000$로, 현재는 약 6000$가 상금 규모로 책정되어있습니다.
뉴메라이의 사이트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오로지 토너먼트를 위한, 토너먼트에 의한 구성이죠. 참여자들은 홈페이지에 가입 후, 데이터 세트를 다운받으신 후 자신의 예측 결과를 올릴 수 있죠. 이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스크롤을 통해 [Balance] 에 들어가셔서 뉴메레르를 자신의 계정내의 지갑으로 보내거나, 경연에서 얻은 달러를 이더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뉴메레르를 통해 베팅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지만, 아무나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참여자들은 우선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일관성(consistency), 독창성(originality), 일치성(concordance).
첫번째 기준인 일관성은 모델이 평가지표인 '대수 손실(log loss)' 의 최소 기준*을 얼마나 일관적으로 달성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여러번 테스트를 해서 이 기준을 통과하는 비율이 75%를 넘지못하면 참여자는 '자본 통제(controlling capital)' 인 상태가 되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게됩니다.
두번째 기준인 독창성은 자신의 예측 결과가 이전에 제출된 다른 참여자의 결과와 다른지를 o/x로 판단합니다. 세번째 기준인 일치성은 참여자가 제출한 검증 세트(validation set), 테스트 세트(test set), 실제 결과(live set)가 한개의 모델로부터 도출된 것인지를 판단합니다. 이 역시 o/x로 판단되고, 페널티는 일관성의 것-자본 통제의 상태 - 과 같습니다.
* 최소 평가 기준은 대수 손실이 0.69314718056 (=-ln(0.5)) 보다 작은지를 판단합니다.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셨다면 일반 토너먼트에서는 오로지 대수손실을 통해 순위를 결정하게 됩니다. 더 낮은 손실값을 기록한 이가 더 높은 순위에 오르게 되고, 더 많은 뉴메레르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이 토너먼트에서 달러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달러를 얻을 수 있는 경연은 베팅 토너먼트 뿐입니다. 그렇다면 베팅 토너먼트에서도 오로지 대수손실값으로 순위가 결정될까요?
베팅 경매 시스템 (Staking auction system)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베팅 토너먼트에서는 성능보다 자신감이 더 중요합니다. 이 자신감(c, confidence)이 경매에서의 선순위를 차지하도록 하기 때문이죠. 이것은 마치 역경매에서 호가를 부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높은 자신감을 부를수록 먼저 상금풀에 다가설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감이 높을수록 더 먼저 경매에 참여하게 되지만, 무조건 높일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얻게 될 달러는 [베팅한 뉴메레르의 갯수 (s)/자신감 (c)] 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에 따라 c가 높을수록 더 적은 달러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s를 늘리기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모델이 앞서 설명한 최소 기준(0.693147...)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베팅한 뉴메레르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의 정렬기준은 c 값입니다. 맨 위의 참가자 Joseph_Schumpeter를 보시면 자신의 모델에 꽤나 큰 자신감이 있었는지 상대적으로 높은 c를 걸었지만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베팅한 60개의 뉴메레르가 파괴되었습니다. 두번째 Mathematicus는 똑같이 60개를 걸었지만 기준을 충족시켜서 달러를 받을 수 있었고, 세번째 BPS는 최소기준에서 0.000076 차이나는 수치를 기록했지만, 어쨌든 기준은 통과했고 높은 자신감 덕분에 784$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낸 순서대로 정렬해보겠습니다.
이 사진에서 Facepalm은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자신이 베팅한만큼 얻었습니다. 하지만 Kitsch2는 두번째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도 낮은 자신감때문에 달러를 하나도 얻지 못했죠. 물론 자신이 베팅한 뉴메레르는 반환받을 수 있겠지만, 많이 아쉽긴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토너먼트의 상금 풀 입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는데요, 뉴메라이의 베팅토너먼트는 현재 6000달러의 상금이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금풀은 c가 높은 순서대로 할당이 되는데요,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위에 있는 이들이 받고 남은 상금을 받게 됩니다.
마치 이렇게 말이죠. 그렇다면 상금이 다 고갈된 후 남은 사람들은 어떨까요?
이 사진은 아래에서 부터 성능의 역순으로 정렬된 모습입니다. 88위에 위치한 Jmnum을 보시면 0.693939의 대수 손실값을 보여줍니다. 이는 최소 기준보다 높은 값입니다. 파괴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는 상금풀이 다 고갈된 후에 그의 순번(c에 따라)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아래에 있는 이들은 성능도 좋지 못하면서 높은 자신감을 보였고, 상금이 아직 존재할 때 그들의 순번을 맞이했지만, 상금은 얻지 못하고 뉴메레르가 파괴된 모습입니다.
여기까지가 베팅 토너먼트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해가 잘 되셨나요?
결론적으로 베팅토너먼트는 자신감 c의 순서대로 상금이 할당되기 때문에 자신의 모델에 대한 확신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확신이 생긴다면 보다 높은 c를 베팅하여 상금풀 안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력순이 아니니까요.
실제로 참여하시려는 분은 뉴메레르 백서 내에 기댓값 공식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뉴메레르(Numeraire)
뉴메레르는 2017년 2월 백서가 발간되었고, 4개월이 지난 작년 6월 21일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코인/토큰과 다르게 뉴메레르는 크라우드 세일이나 ICO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초기 발행된 뉴메레르 120만개는 기존의 뉴메라이 토너먼트 참여자들에게 종전 결과에 따라 지급되었습니다.
뉴메레르는 합의 알고리즘으로서 PoI(proof of intelligence) 라는 고유의 방식을 사용합니다. 뉴메라이의 일반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뉴메레르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을 PoI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것은 직접 구매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유이한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뉴메라이 소스코드에 기여함으로서 얻을 수 있습니다. 뉴메레르는 베팅토너먼트에서 칩으로서 기능할 때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사용합니다. 경연 참가자가 베팅하는 뉴메레르의 숫자와 자신감 수치는 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서 관리되고, 경연이 끝난 후에는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상금이 할당됩니다.
뉴메레르는 지금까지 약 230만개가 발행되었고, 거래되고 있는 뉴메레르는 약 130만개입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302위, 약 372억의 총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비트렉스와 업비트에서 거래가 가능하며, ERC20 토큰이므로 이더델타에서도 거래가 가능합니다만, 거래량은 극히 적습니다.
가격은 상장 직후 최고가 158$를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11월 말부터 반등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연초 한국 정부의 규제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급락하여 현재는 26.82 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3일 뉴메라이의 장기 계획 발표가 있었음에도 코인의 가격은 별다른 변동이 없었습니다. 급등한 시기의 관련 뉴스를 살펴봐도 딱히 이슈가 될만한 일이 없었구요. 애초에 범용성이 크지 않은, 사용범위가 한정된 토큰이기 떄문에 이번 정부 발표와 같이 코인 시장 전체가 흔들릴만한 이슈가 아닌이상 호재나 악재에 크게 민감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뉴메레르를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용처는 없습니다. 뉴메레르는 '뉴메라이가 주최하는 베팅토너먼트의 칩(chip)' 으로서만 가치를 얻기 때문입니다. 뉴메라이는 이에 대해 뉴메레르가 실제 화폐가 아니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렇지만 뉴메라이의 로드맵을 보면 뉴메레르는 훗날 '독점의 분산화' 에 사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래 [마스터 플랜 & 로드맵]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스터 플랜 (Master plan)
1. 지능(intelligence)의 독점
뉴메라이의 첫번째 목표는 지능을 독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달러와 뉴메레르라는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함으로서 커뮤니티를 키우고 있고, 현재 약 3만 명의 데이터 과학자들이 뉴메라이의 머신러닝 토너먼트에 참여하였고, 2억이 넘는 금액이 상금으로 지급되었습니다. 뉴메라이는 "지능을 독점하는 것은 단 하나의 헤지펀드를 위해 재능 있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고, 지능이 보다 높은 퀄리티를 갖을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 이라고 전했습니다.
2. 데이터(data)의 독점
3. 부(money)의 독점
4. 독점의 분산화
현재 뉴메라이는 첫번째 플랜, '지능의 독점' 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순서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된 바가 거의 없습니다. 한가지 마지막 플랜에 대한 공개된 정보라 한다면, 뉴메레르가 독점을 분산화하는 수단으로서 사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블록체인 위에서 주식이 거래되지 않고 있고, 블록체인 자산에 대해서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헤지펀드가 탈중앙화 되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러한 요소들이 해소될 것이고, 이에 따라 뉴메라이는 뉴메레르 토큰에 더욱 긴밀히 연결되고, 분산화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2=3 이지만, 4는 더 좋다. ( 1+2=3 and 4 would be awesome. )
1+2=3 에 링크된 동영상을 보시면 퀀트 펀드를 처음 시작한 투자가 이자 수학자인 짐 사이먼스(Jim simons)의 테드 강연이 나옵니다. 그는 영상에서
... 우리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굉장히 똑똑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그것이 핵심이었죠. 저는 투자에 능통한 사람들을 뽑는 재주는 없었지만, 어떤 과학자들을 고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은 있었습니다. 우리는 투자 모델을 만들었고, 우리의 모델은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글쎄요. 이것만 가지고는 위의 말을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사회는 개인의 합보다 크다" 라는 말을 하고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뉴메라이에 제출하는 이들이 각각의 모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뉴메라이가 그들의 모델을 통합하여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훨씬 크다는 점은 강조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좌우간 뉴메라이의 마스터 플랜에 관한 정보는 2018년 1월 23일 현재 여기까지이지만, 향후 소식을 접하는대로 글을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로드맵(Roadmap)
마스터플랜은 로드맵의 대략적인 개요이고, 다시 말해 로드맵은 마스터플랜의 세부적인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첫번째 계획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Numeraire Q2|17
대부분의 내용을 [뉴메레르(numeraire)] 파트에서 설명했기 때문에 요약하자면, 뉴메레르는 첫번째 계획, 지능의 독점의 일환으로서 뉴메라이와 데이터 과학자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앞서 설명했듯, 현재는 제한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마지막에는 좀더 암호화폐 다운 모습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API Q4|17
"뉴메라이의 목표는 어떠한 인공지능도 시장에서 자본을 다루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API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뉴메라이는 API가 되고자 합니다. 이 API는 데이터 세트를 인공지능에게 넘겨서 인공지능은 이 데이터를 학습하고,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를 뉴메라이로 넘기며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게 됩니다. 뉴메라이가 API로서 추구하고자 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이터 세트] → 인공지능 (학습) → 뉴메라이에 결과 제출 →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보상(암호화폐) 지급
ERC20 토큰인 뉴메레르 위에서도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뉴메라이 API를 통해 '자동화된 절차' 를 통해 뉴메라이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뉴메라이는 이에 대해 문제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그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과정이야 어떻게 되던 그들이 필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데이터 예측 결과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여기서 왜 뉴메라이가 뉴메레르 토큰을 발행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면서도, 자동으로 보상을 지급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화된 프로세스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이더리움을 쓰지 않고 뉴메레르를 사용했는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 마스터 플랜의 마지막이 되어야 알 수 있을 테지만 말이지요.
뉴메레르 API는 10월 31일 예정대로 공개되었고, 궁금하시다면 뉴메레르 개발자의 소개글을 참고해주세요.
Reputation Q1|18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치도, 독창성, 지속성 그리고 실제 결과에서 우수한 대수 손실값을 꾸준히 달성하는 데이터 과학자들은 그들의 평판이 성장함에 따라 보너스를 얻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토너먼트 참여 조건인 '일치도, 독창성, 지속성' 부분과 평가기준인 logloss 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달성하면 추가적으로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 적용된 이후에 추가 포스팅 하겠습니다.
Compute Q2|18
이 부분은 주목할 만한 계획인데요, 머신러닝에 필요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머신이미지(AMI)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베팅 토너먼트에 참여할때 뉴메레르를 이더리움 스마트 컨트렉트에 보내게 되는데요, 이때 컴퓨팅 파워를 거의 공짜로 얻게될 것이라고 합니다. '거의 공짜' 라는 것은 따로 무언가를 지불한다기 보다는 베팅한 뉴메레르가 파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것으로 추측됩니다.
좌우간 뉴메라이는 이러한 계획을 통해 일반 토너먼트는 점차 비활성화되는 쪽으로 추진할 것이며, 사람들은 더욱더 베팅 토너먼트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금은 아마존 웹서비스를 사용하지만, 나중에는 골렘(Golem)과 같은 분산화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견해(Opinion)
뉴메라이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면서 양면성이 짙은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플랫폼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사실상 머신러닝을 하는 이들이라는 제한이 있고, 뉴메레르는 누구나 거래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뉴메라이의 베팅 토너먼트 뿐 입니다. 이것은 '확실한 사용처' 인 동시에 '제한된 사용처'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머신러닝과 퀀트 펀드 모두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뉴메라이와 뉴메레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도 긍정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만, 그럴수록 더욱 단점을 상기해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제가 생각하는 단점에 대해 우선적으로 써보고자 합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분산화(decentralization)'에 대한 것입니다. 뉴메레르는 분산화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토큰이지만, 뉴메레르가 운영되고, 사용되는 모습을 보자면 기존의 중앙집중형 시스템에서 다른 점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것은 현재 많은 암호화폐가 겪는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뉴메레르가 ICO나 크라우드 세일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ICO의 중앙화 문제를 벗어난 듯 보이지만, 추가적으로 발행이 가능한 주체(뉴메라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분산화가 되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또한, 뉴메라이에서 주장하는 PoI (Proof of Intelligence) 라는 합의 체계도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일반 토너먼트에서 참가자들이 예측 결과를 제출하고 보상을 받는 체계는 자동화되어 있지만, 참가자들은 보상을 받는 수동적인 역할을 할 뿐, 어떠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이같은 사실은 비트코인의 합의 체계인 PoW와 비교해보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PoW(=PoI)에서 노드(=참가자)들은 연산능력을 사용하고 블록을 생성하여(=예측 결과를 제출하여) 비트코인(뉴메레르)을/를 받습니다.
여기까지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권한] 에 대한 부분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PoW에서 노드들은 연산 능력에 따라 블록 생성 검증, 트랜잭션 처리 등의 권한을 갖습니다.
하지만 PoI는 노드란 개념이 없고, 보상을 받는 '참여자(competitor)'은 있지만 이들이 보상의 규모를 결정하거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뉴메레르는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 코인의 블록체인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앞으로도 메인넷 런칭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보다 원론적으로 뉴메라이의 운영 모토에 관한 것입니다. 뉴메라이는 '금융데이터가 대중에 제한된 상황' 을 안타까워하여 머신러닝에 사용가능한 금융데이터를 공개했다고 주장하며 '머신러닝 경연대회는 합당한 보상을 제공한다' 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뉴메라이처럼 주기적으로 높은 상금이 걸린 머신러닝 대회를 여는 곳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3만명에 달하는 데이터 과학자들의 집단지성을 이용해 얼마나 더 벌었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아마도 이들에게 지급된 상금보다는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그들은 본질적으로 '헤지펀드(hedge fund)'이고, 이들은 절대로 손해보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기 떄문입니다. 이것은 굳이 헤지펀드가 아니더라도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한편, 뉴메라이에 대해 여러방면으로 조사하며 읽은 댓글 중 이런게 있었습니다.
... 따라서 뉴메라이는 우버처럼, 싼 노동력을 쓰면서 이득을 보고있는 것이다. 기여자들은 아무런 권리가 없고 그들이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그들의 모델을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돈에 비하면 쥐꼬리만한 보상을 얻는것이다.
(중략) ... 뉴메라이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 최신 기술인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지만, 정작 블록체인의 핵심인 탈중앙화에는 따르지 않는다. 거래 비밀을 독점하는 것은 분산화된 웹의 의미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뉴메라이 토너먼트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뉴메라이는 기존의 공모전(competition)의 형식을 따른 것일 뿐, 그들이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따로 수를 쓴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들 플랜의 마지막 단계인 '독점의 분산화' 를 본다면 이러한 형식은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저는 뉴메라이가 매력적인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이 어찌됐던 아마추어 개발자들은 보다 높은 상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데이터의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을지라도 얻기 힘든 금융데이터를 자신의 모델에 학습시킬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뉴메레르의 발행은 다른 암호화폐에 비하면 충분히 분산화 되어있습니다. 애초에 ICO를 거치지 않아 운영측에서 막대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더러, 추가적으로 발행이 가능하긴 해도 이것은 모두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서 조절되고, 경연 참여자들에게 할당됩니다.
또한 뉴메라이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 첫번째 단계에서 너무 완벽한 시스템을 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뉴메레르의 중앙화 문제는 다른 암호화폐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것이라 생각합니다. 뉴메라이가 마스터 플랜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을때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기대가 되는군요.
마무리(finish)
이 포스팅을 하기까지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한번 거의 다 썼다가 브라우저 강제 종료로 다시 써야 했기에 빠진 부분도 있을 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하하.
그래도 열심히 쓴 분석글이니만큼 관련 정보를 알아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조금 큰 희망으로는 이 글을 비롯해 앞으로 쓸 글들이 암호화폐의 정착과 블록체인 확산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 날씨가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에는 에이다(Ada) 코인 분석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모두 안녕하시길.
"세계적인 헤지펀드들은 몇백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여 수익을 냅니다. 그렇다면, 몇십만의 데이터과학자들이 모이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지금부터 그 결과를 알아가려 합니다." - Richard Craib
새로운 토큰에 대해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아직까지 실용적 가치를 획득하진 못했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녀석이네요.
네. 사용처가 있어도 한정적이라 실용적 가치라고 부르기는 부족하지만, 앞으로 머신러닝이 대중화 된다면 어떻게 될지 저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 보팅 감사합니다.
한창 비트렉스에 상장되어 6월에 펌핑이 들어왔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그때 백서를 읽고 토큰의 사용처가 분명한 점 그리고 그것이 가지는 한계를 보고 투자하지않은 적이 기억이 납니다. 암호화폐의 성격보다는 어플리케이션의 느낌이 더 강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로드맵을 완성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좋은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보팅하고갈께요.
맞습니다. 저도 조사하면서 그저 암호화폐의 특성을 '이용' 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앞으로 로드맵을 완성시켜나가면서 한계를 어떻게 늘려갈지 그부분도 궁금해지는 토큰입니다. 보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