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갑자기 미술선생님이 부모님을 학교에 모시고 오라고 했다.
나름 모범생으로 반장도 하고 부반장도 해봤지만,
오늘은 운동회도 아니고 학부모 참관수업도 아닌데 대체 왜-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엄마가 긴장한 듯 학교에 오셨던 그날.
그리고 선생님은 나와 엄마를 나란히 앉혀 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아이는 미술을 하는게 좋겠습니다."
"네? 미술이요?"
"네, 제가 그 동안 유심히 지켜봤는데... 꼭 한번 직접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아, 선생님 너무 감사한 말씀입니다만 우리 아이는 공부로 컸으면 해요. 미술해서 직업 구하기도 쉽지 않을테구요."
"어머님, 그래도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 보시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이후의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결국 나는 엄마의 바램?대로 공부를 했고,
무난하게 대학을 가고, 무난하게 취업을 했다.
그리고 어느 덧 9년차 직장인.
서울 올림픽 때 태어났고 IMF를 겪었으며
2002년과 2017년엔 광화문 한복판에 있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마치 작금의 비트코인처럼 연일 고점과 저점을 고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그 한복판에서 자라온 나는
감히 내가 하고 싶은 걸, 내 방식대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매순간 느꼈지만, 그것만을 붙잡을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나만의 방식으로 붓을 든다.
따스한 햇볕이 드는 주말 오후,
호미화방에서 만 몇천원 주고 산 붓과
입문용이라는 수채화 물감과
그래도 스케치북은 전문가용을 폼나게 사가지고
그림을 그린다.
이렇게 나는 그림 그리는 직장인이 되었다.
이제는 세상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잘사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래왔지만 소수의 사람들만 잘살게 되었죠
앞으로는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잘살게 될 거에요
응원합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본인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그것이 충돌하며 또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미래를 꿈꿉니다. 첫 댓글과 응원 감사합니다 :-)
그럼 정말 잘 그리시네용 ^^; 저희도 저런 풍의 그림을 그렸었느뎅. ㅓ무 잘 그리셨다. 그리고, 여백의 미가 짱입니다. ^^;; kr-art 태그를 다시면, @rbaggo 님이 찾아 오실꺼에용 ^^;
주어진 도화지를 가득 채우는 것만이 목표였던 제게 어느 순간 찾아온 여백의 미를 알아봐주셨군요 ;p
태그 수정했습니다 ^^
좋아하시는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하셨다니ㅎㅎ
지금도 잘 그리시는데 앞으로는 더 기대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그림 그려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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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에서 보고 왔습니다 ^^ 직장일기 기대할게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성장판 선배님이시군요 :-)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저도 선배님 글보러 갑니다 슝슝=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