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RT4U는 어쩌다 육아 휴직을 쓰게 되었나?

in #parenting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RT4U 입니다.

가입 초기 인사말에도 썼었지만, 저는 지금 육아 휴직 중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남자가 육아를 위해 휴직을 쓰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낯선 일인데요.

쓰는 것 자체도 쉽지 않고, 쓰고 나서가 더 힘든 육아 휴직을 제가 결심하게 된 이유를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이 포스팅을 적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육아 휴직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어요.

당장 걸리는 건 생계 문제죠. 안정적으로 들어오던 수입이 끊겨 버리니까요.

1년을 어떻게 버티나...... 하는 문제가 제일 큽니다.

그렇다고 제가 쌓아 놓은 돈이 많다거나 한 것도 아니구요.

암호 화폐라는 것도 스티밋 하면서 처음 알게 된 걸요 ;ㅁ;

미리 알았으면 좀...... (흐흐흐흐......)


두 번째로 걸리는 건 커리어입니다. 

육아 휴직을 진행하면서 회사에서 몇 번이고 들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 불이익 받아도 괜찮으냐?

이미 너는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다른 유부남 동료와는 달리

육아 휴직이라는 외도(外道)를 걸으려고 하는 사악한 무리이기 때문에

굳이 가겠다면 잡지는 않겠지만 그만큼의 불이익은 감수하라는 거죠.

다녀와도 자리는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아마 복직은 되겠지만 무슨 일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사고 방식이 매우 당연하게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곳이 바로 이 곳,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나, 그 이외에도 '한국에서 남자가 육아 휴직 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어쩌다 육아 휴직을 쓸 결심을 하게 되었나?'


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과감하게 생략하도록 할게요.


사실 저는 결혼을 결심하면서 마음 먹은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좋은 아빠 되기'거든요.

'좋은 아빠'

말이 쉽지 정말 되기 힘듭니다.

회사에서 파김치 된 몸으로 주말에도 아이랑 놀아 줘야 하고,

스폰지처럼 엄청난 흡수력으로 모든 지식을 빨아들이는 아이 앞에서

조그마한 일 하나라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그러면서 안정된 수입으로 가계도 지탱해야 하는 

일종의 '슈퍼 대디'죠.


하지만 우리는 '보통 아빠' 이기 때문에 저렇게까지 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회사에 치이다 보면 집에 오면 널부러지기 십상이죠.

애 얼굴 제정신으로 쳐다보기 조차 쉽지 않아요.


그래도 저는 나중에 아이한테 ATM기 취급 받기는 싫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날 이해하지 못해'

'평소에 잘 해 주지, 뭘 이제 와서 잘 해 주는 척 하고 그래?'

나중에 애들 크면 저런 걸로 많이 싸운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아빠는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와의 관계 쌓을 기회조차 포기한 채 생업에 매진합니다.

'나중이 되면 아이가 알아줄거야'

언제 알아줄까요?

전 저 질문에 대한 확신이 서질 않았어요.

실제로 아빠들의 대다수가 아이에게는 '회사 가는 사람'으로 인식 되고 있다는 점, 너무 슬프지 않으세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바로, 지금.

지금도 아이는 자라고 있는걸요.


아이의 기나긴 생 중, 단 1년이라도,

아이를 위해서 보내고 싶어서.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육아 대디가 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육아 대디로써 보내는 육아에 대한 포스팅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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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육아휴직해야죠. 불이익 안받게 법으로 강제도 시키구요. 현재는 공무원 아니면 여자도 육아휴직 맘대로 못하죠. 시대가 바뀔겁니다.

시대는 바뀌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

바뀌려고 하는 움직임도 보이구요.

더 좋아졌으면 좋겠네요!

아이와 어렸을때 놀아주는게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나중에 커서 놀아주면 그때는 이미 소용도없고 ㅠㅠ
멀어져서 다가가기도 힘들고 그런다하더라고요!
또한 그때 되면 부모님보단 친구들과 놀기를 더 좋아하는 그런 때가 된답니다!

육아 포스팅 기대하겠습니다! ㅎㅎㅎㅎ 화이팅!
팔로우도 누르고가니 맞팔부탁드립니다!

맞습니다 ㅠ 그래서 더 아이랑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맞팔 드립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충분히 공감합니다.
전 그래서 때려쳤지요 ㅎ모든걸 내려놓으니 더 수입도 좋아지고..
스팀에서 새로운 인생을 꾸미시게 될겁니다.

저도 스팀이 제 인생에 있어서 어떤 전환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

따뜻한 응원 감사합니다!

진짜 대단한 결심 하셨네요!! 그리고 그 결심에 큰 박수 보내드리고 싶어요 :) 좋은 아빠이심엔 틀림없고 아이도 느낄꺼에요 :)

하지만 아이는 엄마를 더 좋아합니다 ㅠ

쉽지않은 결정인데 멋찌네요!!

하지만 이제 생활이 쉽지 않습니다 ㅋㅋ

!!!! 대단하십니다 ㅠㅠ 존경합니다 ㅠㅠ

존경...... 까지는 아니고 ㅎㅎㅎㅎ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

감사합니다!

Awes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