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래서 이 포스팅을 여러번 정독을 하고 읽어보았습니다.
먼저 실습중인 학생인듯하여 반백년 살아온 삼촌의 심정으로 몇 말씀 올립니다.
-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 vs 진짜 환자를 대하는 '현장'의 차이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듯 합니다.
- 저는 간호학과에서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가 환자의 입장과 환자 가족의 입장이 되어본 경험으로는 나를 케어?해주는 간호사가 돈!내고 배우러온 간호사인지 돈받으며 일하는 정규직 간호사인지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더 깊게 생각하면 생명을 다루는 최전방 현장에서 누가 누구에게 돈을 주고 받고 문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이것은 님께서 하신 포스팅 내용중에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현장에 서면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되는것은 환자와 그 환자를 위한 의료인 뿐이라는 것입니다.
- 병원과 실습 학생의 입장차이
- 저는 분야는 다르지만 우리 사회에 교육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인지 그 근본도 생각해보았구요. 일단 '도제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중에 의료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도제교육=무조건적인 갑질을 받아라. 이것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생명을 다루는 현장에서는 사소한것 하나라도 집중하고 확인하고 조심에 또 조심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병원에서는 학교와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으나 환자를 치료하며 책임을 지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실수?를 하게 된다면 전적으로 병원의 책임이 됩니다. 이것은 법적으로도 인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병원CCTV는 학생들때문에 설치하지 않았을것이라 봅니다.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의료사고의 증거를 위해 병원이 존재해야할 이유인 환자들과의 시시비비의 결론을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님께서 병원장이라면 학생들 감시?하고 싶어 돈들여 CCTV를 설치할까요? 스스로 당당하다면 공개적으로 설치된 CCTV는 아무런 걸림돌도 아니며 오히려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있는 몰카들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요? 좀더 몰입하면 카메라 렌즈를 장착한 기기 만드는 회사들이 잘못하고 있는건가요?) 최소한 님께서 다니는 학교의 학생들을 현장실습의 장으로 열어주신 병원은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문호를 개방해 주신것이고, 그러한 소중한 실습의 시간을 갖게해준 이유 하나만으로도 돈을 주고 받는 관계를 떠나 제가 학생이나 학교 입장이었다면 병원에 또는 병원 구성원들에게 단 한가지라도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을듯 합니다.
- 연륜을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기회
- 살다보니 억만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구매할 수 없는것이 '연륜'이더군요. 그 '연륜'에서 나오는 경험치를 후배들에게 자신의 본업의 시간을 할애해서 (이유가 어찌되었건) 한마디라도 해준다면 그 기회는 천금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배들도 예전에는 학생이었을것 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현장에서 '연륜'을 쌓았고 더욱더 깊어지고 있겠죠. 쓴소리 많이 해주는 현장의 선배가 혹시 같은 학교 선배는 아니었을까요? 사자는 자신의 새끼를 더욱 혹독하게 교육 시킨다고 합니다. 좋은것이 좋은것이라고 그냥 뭐든 잘한다 오구오구 해주는 선배를 가장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문제없이 내 삶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 강한 얌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제 경험상) 자신의 에너지를 쓰면서 때론 욕을 더 먹더라도 따끔하게 쓴소리 해주는 선배야 말로 존경 받아 마땅할 선배라고 생각합니다.
- 갑질의 주체는?
- 님과 같은 시각이라면 간호사를 아가씨라고 부르는 환자들이 뭐라 부르던 돈을 내는 고객들이니 어떤 갑질을 하여도 무조건! 수용을 해야합니다. 화를 내는것이 이상하고 그렇게 불러도 진심으로 웃으면서 대응하는것이 맞지 상기하면서 웃으면서 넘어갔다고 하는 뒷끝은 없어야 하는것 아닐지요?
환자빼고 병원과 실습학생의 관계를 생각하면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학생들의 현장학습을 위해 기꺼히 자신들의 영업장을 오픈하고 체계를 경험하게 해준 병원과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배 의료인들은 단순히 돈을 받으니? (그들이 돈을 받는지 안받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돈은 학교에서 받고 그들은 도와주는 차원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제 얕은 법률적 상식으로는 의료법인은 회계부분은 매우 독특해서 교육을 통해 수입을 창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나서도 안되는것이 대한민국 의료기관의 특성이기도 하구요) 경험도 없는 학생들에게 고객 대우를 하면서 갑으로 떠받들여(?)줘야 하는것 인가요?
만약 제가 병원 관계자 였다면 학교와 병원의 관계를 떠나 학생들의 이런 마음으로 우리병원에 실습을 온다면 가차없이 실습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할것 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님과 님의 후배들이 받겠지요.
갑과을 갑질? 이런 차원이 아닌 배움을 현장에서 할 수 있다는것으로 현실직시 (현타라는 표현을 쓰신 글을 보면서 진짜 이렇게 현타?를 받아야 할텐데... 라고 생각했습니다)를 하셨으면 합니다.
== 결론 ==
첫번째 경우를 빼고 2~4번째 까지는 한마디로 축약하면 '역지사지'하면 풀릴 문제라고 봅니다.
님께서 포스팅한 마인드로 진짜 의료인 (졸업후 취업을 통해)이 되신다면 세상이 우려하는 갑질만이 난무하는 이상한 병원이 될듯 합니다.
지나가던 나그네의 말이 아니고 가까운 삼촌이 진심어린 조언을 하는것으로 생각해 주시기를 앙망합니다.
사족으로 '역지사지', '관점을 달리 생각' 두가지의 화두를 남겨놓겠습니다.
이 댓글 하나를 더 많은 님과 같은 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읽고 삼촌과 다른 시각으로 의견을 대댓글로 주신다면 저또한 어떤 의견이든 듣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멋진 의료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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