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들은 수업중에 Go To Market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우리 사이에서는 GTM이라고 부르는 수업이었는데, 실제 중소기업과 협업을 하여 유통망에 대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수업이었다. 5~6명이 한 조가 되어서 실제 컨택이 된 중소기업을 방문하고 협의를 거쳐서 정보를 알아 낸 뒤 그 회사의 유통망을 최적화 시키는 것이 수업의 전체적인 목적이었다.
아무래도 교수님이 모 전자제품 대기업에서 일하시다 오신 분이다 보니 물건을 파는 유통망에 수업이 포커스되었는데, 주로 회사에서 중간 유통망까지 물건을 판매하고 중간 유통망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할 때 이슈들을 중점적으로 배우게 되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휴대전화를 판매한다고 했을 때 중간 유통망은 어떤 것(예를 들어 전자랜드, 각 통신사별 로드샵, 삼성 자체 매장, 백화점 등등)이 있고 그 장단점은 무엇이고, 각 유통망별 전략은 어떻게 해야하고, 중간 유통망에서는 어떤 이벤트를 할수있을지, 게임 플랜은 어떻게 짜는지, 중간 유통망 안에서 어떤식으로 물건이 관리가 되어야 하는지(예를 들어서 매대에서 상품이 어떤식으로 배치가 되어야 하는지, 중간 판매자의 프로모션 등은 어떻게 관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이 있었다.
그렇게 배운 내용을 실제 컨택된 중소기업과 함께 협업을 하게 되었다. 수업 내에서 6개 정도의 조가 편성이 되었는데, 각 조별로 다양한 기업이 컨택이 되었다. 완전 중간 유통업자와 컨택이 되어서 중간 유통단계에서의 문제에 집중을 하게 된 조도 있었고 어떤 조는 제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유통채널이 필요한 조들도 있었다.
문제는 우리 조였는데 제품 개발 단계에 있는 바이오 기업과 협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 미팅을 가지고 교수님에게 미팅한 내용을 발표를 하고 여러 피드백을 받은 뒤 든 생각은,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 기업과 뭔가 성과가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개발단계의 특성상, 실제 상품이 나와있지 않았기 때문에 유통에 대해서 진행할 프로젝트는 우리가 상품을 예상해서 그것에 맞게 유통망을 사전조사해 주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우리는 그렇게 남은 학기동안 삽질을 했고 (물론 나와 생각이 다른 팀원들도 있었겠지만) 갈피를 못 잡은 채 학기가 끝이 났다. 나와 팀으로 함께 했던 형 한사람과 같이 일을 배운다고 생각하고 지금 방학 중에도 조금씩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그래도 끝은 맺고 갈 생각이다. 여튼 학기 중에는 죽을 쒔고 우리 팀끼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프로젝트의 전망을 생각할때는 그렇게 즐겁지 못했던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학기 마지막에 교수님께서 조원들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peer evaluation을 제출하라고 하셨다. 평가를 하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평가를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항목은 5개로 구성이 되었다.
(1) 이슈의 구조화/우선순위화: 어떤 문제에 대해서 분석을 한 뒤 그것을 구조화 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해야 함, 그리고 그것들을 논리적으로 우선순위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짐
(2) 요인 분석: 구조화, 우선순위화에 대해서 적절한 근거를 도출해 낼 수 있다.
(3) 시사점 도출: 문제를 바라볼 때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
(4) 해결안 제시: 제시된 이슈에 대해서 적절한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다.
(5) 팀워크: 팀에 항상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더불어 팀의 분위기를 위해서 노력/ 팀원간의 갈등 해소/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음
사실 지금도 앞의 4가지 항목이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대충은 위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지만 아직은 정확하게 판단할 정도는 못되는것 같다. 그것이 아직도 어떤 일을 하는데 턱턱 막히고 능률이 나지않는 이유인 것 같다.
Peer Evaluation을 하면서 내가 평가 한 우리 조 사람들 중에 특출나게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우리 조가 삽질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그나마 방향을 잡아 갈 수 있었고 또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던 것이 그 사람의 영향이 컷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학기가 끝이 나고 한 2주동안 지난 학기를 정리해 보며 내가 조금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 key가 바로 위의 5가지 역량을 길러나가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