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맛이라고 하기엔 고통이고 고통이라 하기엔 너무 맛있다. 그런 매운맛이 판을 친다. 한때 신라면이 매운 라면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이제는 불닭볶음면이라는 무시무시한 놈에게 그 권력이 넘어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볶음면이기 때문에 식당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지 않았다. 만약 식당에서 라면을 주문하면 불닭볶음면이 나온다? 끔찍하지 않은가.
왜 이렇게 매운맛이 갈수록 판을 치는가? 어느 학자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에 스트레스가 넘쳐나서 그렇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매운 음식을 먹으면 고통을 인지한 뇌가 아드레날린과 엔돌핀을 분비한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문제는 갈수록 더 매운맛을 찾게 된다는 것. 결국 라면이 본연의 맛은 잃어가고 고통과 쾌락의 매커니즘에 종속된다.
이 매커니즘을 끊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사회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인데 그 길은 요원해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난 오직 단 한가지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 속삭여주는 이 말 한마디.
"라면 먹고 갈래?" (원래 '봄날은 간다'에서 나오는 정확한 대사는 "라면 먹을래요? Do you want some Ramen?"다.)
단, 이때 라면은 절대 매운맛으로 끓여주면 안된다.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는 신라면을 선택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들의 사랑이 파탄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니 매운맛은 고추에게 양보하고 라면은 순한맛으로 끓여주자. 그러면 사랑으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쾌락은 얻고, 라면은 본연의 맛을 찾아갈 것이다. 사랑은 진하게 라면은 순하게... 이것이 바로 "라면 먹고 갈래?"가 지닌 일석삼조 효과가 아닌가.
나는 오늘도 마트에서 찐라면 순한맛을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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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늘 나면을 먹어야 할거 같네요^^
ㅋㅋ 넹 맛있는 라면으로!!
오...묘하게 설득력 있는데요?ㅎㅎ
ㅎㅎ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