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2일차.

in #santiago7 years ago (edited)

순례길 2일차.
론세스바예스-주비리(Zubiri) 24km

순례길 이틀차의 아침이 밝았어요. 전날 론세스바예스 공립알베르게에서 취침을 했는데 역시나 벽이 뚫려있어서 주변에서 들려오던 코골이 소리에 귀마개를 안할수 없었습니다.. 새벽 6시가 되니 몇몇 아저씨들이 시끄럽게 굴길레 어느 정신나간 사람인가 싶어서 봤더니 호스피딸레로(자원봉사자)가 일어나라고 모닝콜을 각국의 인삿말로 해주더라구요.. ㅋㅋㅋ 친절한 모닝콜에 일어나서 씻고 준비해서 아침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아침식사는 7시에 시작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저희들의 전체적인 일정중에 가장 늦은 아침식사중에 하나였던것 같아요. 식사를 끝내고 오늘의 길로 출발하는데, 출발하자마자 보이는 도로표지판에 ‘산티아고’ 가 적혀있는데 하루간 30키로도 채 못갔다는게 뭐 실감도 아니고 그저 웃기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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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표지판에는 790키로로 나와있는데, 아마도 자동차도로의 거리지 않나 싶었어요.
해가 뜨기 시작할 때 출발해서 걷다보니 어느새 날이 다 밝았고 구름한점 없는 스페인의 한적한 시골길이 어찌나 평온하고 공기가 좋던지 그저 그 순간을 즐기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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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제일 늦은 출발을 했는데 둘 다 걸음이 좀 빠르다 보니 어느새 동료 순례자들을 한 둘씩 제쳐가면서 갔는데 이후에도 저희 둘은 항상 늦게 출발 했다가 제일 먼저 도착하는 밀짚모자 형제로 많이들 알아보시더라구요 ㅋㅋㅋ

그날의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모든구간이 론세스바예스 갈때처럼 시골길은 아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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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은 마을도 지났다가 간간히 나오는 Bar 에서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다시 출발하는 등 이런저런 일이 참 많이 일어나요. 특히 이날의 경우엔 쭉 같이 걷게 된 한국인 동생 수민이를 만나게 됐는데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엄청난 부피와 무게의 배낭을 메고 가는 모습에 자연스레 말을 걸 수 밖에 없었어요. 무겁지 않냐고 뭐뭐 챙겼길레 이리도 크냐니까 , 어머님과 누나가 산티아고길 유경함잔데, 이것저것 많이 창겨주셨다며... 온갖 잡동사니가 다 있었어요 ㅋㅋ 그중 특히 인기가 있었던 손 선풍기!!

일단 오늘의 일정 주비리 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저랑 동생은 저희의 루틴대로 쭉쭉 걸어나갔더랬죠. 동생이 유럽 오는길에 꼭 베드버그 같은 두드러기가 생겨서 빨리 주비리 가서 약을 사고 싶은 마음에 더 빨리 걸어가기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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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반에 출발해서 12시 조금 넘어서 주비리까지 도착했어요. 평균시속 6km 정도로 걸었는데 역시나 보통의 사람들보단 빠르네요.평균적으로 4.5~5km 시속이라 보시면 돼요.
주비리 도착해서 알베르게 체크인을 하려 했으나 13시부터 문 연다고 적혀있어서 배낭을 두고 약국을 찾아나섰어요.

  • 팁! 산티아고길 중에 알베르게가 문 열기 전에 도착하셨다면 문 옆으로 한 줄로 본인의 배낭을 두시면 그게 곧 기다리는 줄이 되는 무언의 규칙이 있어요.

배낭을 두고선 시간이 조그 남아서 약국 가서 바로 약을 사다가 돌아와서 휴식하다보니 하나 둘씩 알베르게로 사람들이 모여드네요. 약국가는길에 우리가 묵을 알베르게와 같은곳을 알아보던 한국인 청년 형준이가 길을 헤메길레 알려주고 이 친구도 끝까지 친해지게 되었어요. 첫날이라 그래서 어색했던지 사진은 없네요ㅜㅜ

13시가되기까지 아직도 시간이 좀 남아서 마을 초입에 개울가로 가서 물이라도 좀 축이고자 갔는데 웬걸 물은 거의 얼음장이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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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놀다보니 바로 앞에 있는 다리로 사람들이 지나가는게 하나 둘 씩 보이고 민성이와 수민이가 오면서 알베르게 어디로 잡았냐고 같이 묵자며 알려달라더군요. 시간도 13시가 거의 다 돼서 같이 가서 체크인을 하고 얼른 샤워부터 했습니다. 하루의 걷기 일정이 긑나고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한다면 샤워를 가장 먼저 해야해요. 그래야 빨리 옷도 빨고 해가 떠있을 때 말려야 다음날 다시 옷을 입고 출발 할 수 있거든요 ㅎㅎ

  • 팁!! 보통 빨래는 손빨래를 많이들 하시는데 두명 또는 세명 이상이라면 알베르게마다 설치된 세탁기를 추천드려요. 세제의 경우 저희는 가루블럭으로 된 것을 사서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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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끝내고 점심을 먹어야 하는대 씨에스타(낮잠자는시간..) 인 관계로 전부 문을 닫은 바람에 재료도 못사고 수민이의 라면을 빌리기로 했어요 ㅋㅋ 본인도 빨리 먹어치워야 가방이 가벼워 진다며.. 하루일정 후의 라면에 맥주한잔은 정말 최고더라구요.

밥은 냄비밥으로 해서 밥까지 딱 말아먹고 한참을 쉬다가 저녁 장을 보기위해 나가서 장을 봐 왔어요 . 저녁은 비빔밥을 해 먹기로 하고 정체불명의 비빔밥을 해 먹었어요 ㅋㅋ 다진고기 갖은 야채 등 넣고 또 수민이의 볶음고추장튜브를 썼더니 최고의 저녁식사가 되더라구요. 5명이서 같이 장을 보고 재료를 샀더니 이날 저녁은 인당 2유로 밖에 들지 않았어요.

저녁까지 다 먹고 이날부터 친해지게 된 클라우디오 아저씨랑 실비아와 맥주한잔 하며 한참을 재밌게 떠들었네요. 이탈리아 아저씨랑 여잔대 처음엔 둘이 원래 아는 사인줄 알았더니 그날 처음 안 사이라더군요. ㅋ 이리저리 이탈리아어를 조금씩 배우면서 웃고 떠들다 9시에 이르게 잠을 청했어요. 물론 너무나 피곤했으니까요 ㅋㅋ

이날 사진들이 별로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다시 추억할 수 있게 항상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의 가계부
맥주,물 - 4.50유로
무니시팔 알베르게 - 8유로
빨래 - 1.50유로
장(저녁,아침,간식) - 6유로

총합 -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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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먹는 라면이란~ 진리죠~
순례기 잘 읽고 있습니다.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글을 위해서 업보트 한번 부탁드릴께요~!ㅎㅎ

초반부터 라면을 드셨네요. ^^
동규씨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중반에 길에서 동규씨 만났을 때 자기 가방에 라면이 4개 있다고 얼마나 자랑을 했는지.
라면 보니 동규씨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