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영화 ‘나의 산티아고길’ 을 보고 한번쯤 걸어보고싶은 길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산티아고 길이란 성 야고보의 순례를 기리는 길로 스페인 ‘Santiago de Compostela’ 라는 도시로 향하는 수많은 루트를 통틀어서 말합니다. 그 중 제일 흔히 알려진 프랑스길을 걷게 되었는데 프랑스길 이란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에 위치한 ‘Saint Jean Pied de Port’(생장) 이라는 마을에서부터 산티아고 까지 총 거리 800여km 의 길입니다. 사촌동생과 저는 총 32일 일정을 예상하고 출발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산티아고길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겟습니다.
저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살기 때문에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표를 따로 살 필요가 없었어요. 반면 한국에서 출발하는 사촌동생은 유럽이 처음이었기에 나름 유럽의 큰 도시들을 보여주고자 쾰른 브뤼셀 파리 등을 거쳐 생장으로 행하게 됩니다.
위에 사진은 바욘(Bayonne) 이라는 도시에서 생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처음엔 의자에 앉아있는 개를 찍으려다가 왼쪽편의 한 커플이 더 느낌있게 잘 나온것 같더라구요 ㅎㅎ 이 친구들은 이후 10여일간 저희와 같은 일정을 보내며 친해지게 될 커플이며 좀 친해졌을 즈음 ‘혹시 이 사진속에 너희들 아니냐’ 니까 맞다며 사진이 참 느낌있어보인다며 고맙댔더랬죠.
아!! 바욘 이란 곳은 파리에서부터 생장까지 가는 환승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는데요, 생장이 워낙 작은 시골동네라 파리에서부터 직항으로 가는 교통편이 없습니다. 그래서 파리-바욘 구간을 비행기를 타고 간 후 열차를 타고 도착지인 생장 으로 갔었어요.
생장에 도착해 중앙골목을 따라 위로 쭉 올라가다보면 왼쪽편에 순례자 사무소 (본명 까먹음...) 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모든 순례자들은 끄레덴시알 이라는 순례자여권(?) 같은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이게 없어도 순수한 의미의 순례는 가능하지만 하루평균 7유로 정도 숙박료의 ‘알베르게’ 를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끄레덴시알에 찍힌 도장 없이는 종착점 산티아고 에서 순례증서를 발급받을 수 없습니다.
끄레덴시알을 신청했다면 오른쪽편의 기부함에 소정의 기부금을 넣고 순례자의 상징 3가지 중의 하나인 가리비껍데기를 하나 집어갑니다. 아 그리고 끄레덴시알의 발급비용은 2유로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지가 않네요...
이렇게 끄레덴시알을 발급받고 난 후 할일은 하루를 묵을 숙소를 찾는건데 각 마을마다 공립 알베르게(숙소) 와 사립 알베르게 등등 여러 종류의 알베르게 중 원하는대로 선택해서 지내면 돼요. 여러 알베르게에 대한 정보와 순례길의 안전한 완주를 위해 초보자라면 가이드북 하나쯤은 있어야 할텐데요, 저는 아무래도 독일에서 지내다보니 독일어로 된 손바닥만한 가이드북을 사서 숙소에 대한 정보 및 루트결정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가이드북은 한글판은 없지만 영어 번역판은 최근에 생긴걸로 알고 있는데 산티아고 순례길 최고의 가이드북 중 하나로 손꼽힌다네요.
가이드북의 추천에 따라 언덕 끝자락의 알베르게로 잡았어요. 기본적으로 알베르게들은 적게는 4인1실부터 많게는 200인 대형 홀 식으로 남녀 구분 없이 지내게 됩니다.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 이 있을수도 있고 요리만 할 수 있는 주방만 있을수도 있고 아무것도 없을수도 있어요. 설령 주방이 있더라도 주방기구가 없는 경우도 가끔 있죠.... 이런 정보들을 미리밀 파악해둬야 마을 도착 후 숙소 선정하는데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루 일정이 끝나면 다리가 무척 피곤해서 쓸데없이 더 걷고싶지 않거든요....
사진에서처럼 보통 알베르게는 2층침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람이 없는 비수기엔 대부분이 1층을 쓸 수 있겠지만 성수기땐 젊은사람부터 나이든 노인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순례길을 걷기에 1층침대는 보통 노약자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돼요. 저희는 6월초 부터 7월초까지 걸었기에 성수기 직전이라 대부분의 알베르게에서 위아래 하나씩 배정받았어요. (하지만 사촌동생이 100키로가 넘는 거구라 2층에 가면 침대가 항상 흔들려서 불안해서 제가 2층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ㅋㅋ)
숙소 체크인이 끝나고 생장 이라는 마을을 한번 둘러보고자 나섰어요. 이땐 몰랐지만 끝까지 같은 일정을 걷게 된 히로미 라는 일본아이가 앞에 걸어가고 있네요.
상점에서 우리의 세번째 다리이자 순례자의 상징(?) 이 되어줄 지팡이도 사고 장도 봐와서 저녁까지 해먹은 후 언덕에 올라가 한가로이 쉬고있는 염소들을 보며 앞으로의 길에서 찾게 될 ‘여유’ 라는것을 느껴봅니다.
자 여기까지가 순례길의 시작 생장 피에 드 포흐 였습니다!! 내일부터 순례길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 보도록 해요 ㅎㅎ 오늘도 역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제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에요. 앞으로 연재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사진과 기억을 더듬어가며 연재 해 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3년전에 다녀왔던 곳이네요 너무 반갑습니다 추억되새기며 연재 잘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봐주시고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ㅎㅎ
잘 몰랐던 분야의 교양을 쌓고 갑니다.
영화도 볼 만한가요?
사실 처음엔 독일영화라 독일어 공부를 위해 보게 됐는데 영화속의 길들이 너무 멋지고 앞으로 이야기 하게 될 이 길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참 많이 와닿더라구요 ㅎㅎ 충분히 볼만하다 생각합니다!
석찬씨~~ 안녕하세요.
남편이 스팀잇에서 석찬씨를 봤다고 알려줘서 저도 찾아왔어요. ^^
너무 반가워요.
저도 스팀잇에 들어온지 보름정도 지났어요.
궁극적으로 산티아고 여행기를 쓰고 싶어서 흘러들어 왔답니다.
산티아고에서의 찬란한 추억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함께 걸었던 사람과 같이 순례길 이야기를 풀어간다니 이것도 큰 인연이네요.
그동안은 스팀잇의 생태를 파악하느라 요즘 관심 갖고 배우는 빵만드는 글을 올리고 있었어요.
이제 어느 정도 분위기 파악이 끝나 조만간 올리게 될 거 같아요.
우리가 산티아고를 걸을 때도 두 사촌형제가 앞에서 걸었는데, 스팀잇에서도 우리 앞에 걸어가고 있네요.ㅋㅋ
우리 다시 길에서 만나요~ 부엔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