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청소기 돌렸으니 당신이 물걸레질 해요"
"물걸레 밀대가 잘 안밀려서 힘주다보니 손목이 아파요. 못 하겠어요"
"그럼 미세먼지도 많은데, 물걸레질 안하고 그냥 다 마시고 살아요?!!"
흔한 가정의 다툼 장면이다. 물론 우리 집 만일 수도 있다. 맞벌이 가정에서 '청소'로 생각보다 다툼이 자주 일어난다. 퇴근하면 둘 다 피곤하기 때문이다.
여유 체력이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청소를 하겠지만, 갈수록 힘들어진다. 무선청소기를 장만하면서 유선청소기보다 훨씬 편해졌지만, 문제는 물걸레질이다.
집 바로 앞이 2차선 도로다. 출근할 때 거실 문을 열고 퇴근해보면 뽀얗게 내려앉은 먼지가 발바닥에 느껴질 정도다. (먼지를 느끼지 않기 위해 실내화를 신지만, 이것은 현실부정이다)
원활한 물걸레질을 위해 최근 3M 스카치브라이트 올터치 막대걸래를 장만했다. 직접 걸레를 짜고 빨아서 밀대에 끼우던 기존의 제품과 달리, 1회용 정전기포나 물걸레청소포를 부착해서 쓰고 버리면 된다. 써보니 신세계였다.
우선 걸레를 짜고 빠는 과정이 없으니 편했고, 밀대가 부드럽게 잘 밀려 손목이 아프지 않았다. 문제는 기능이었다. 음식을 하다보면 튀는 기름이나, 생활 속 발생하는 얼룩을 지우기엔 1회용 청소포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얼룩을 지우려면 사람의 손목 힘이 필요했다.
'청소는 장비빨'이라고 했던가. 34년 인생 첫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집에 들여놨다. 주인공은 바로 '에브리봇 EDGE'다. 에브리봇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협찬 없이 쓰는 후기다.
본체의 모습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이다. 흰색과 블랙으로 매치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무광의 흰색에 하이글로시 느낌 검정색이 중간 테두리로 들어갔다. 손잡이가 있어 들기 편하다.
크기는 27cm ×13cm다. 무게는 1.6kg다. 구성품을 살펴보자.
본체, 물공급키트, 분섬사 걸레(회색), 극세사 걸레(연두색), 리모컨(건전지 포함), 충전용 어댑터, 실리콘 브러시로 구성됐다. 회색 걸레는 극세사에 비해 약 100배 굵은 분섬사로 구성되어 틈새 이물질 및 찌든 때 청소에 유리하다고 한다. 연두색 걸레는 모가 길고 풍부해 사용 표면적이 넓어 닦임성이 좋고 바닥에 물자국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
사용법은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걸레는 물을 적신후 짜놓은 상태로 준비한다. 물공급 키트의 홈에 맞춰 걸레를 부착한다. 그 다음 물공급 키트의 고무마개(연두색)를 열어서 물을 채운다. 고무마개를 닫은후 본체 바닥 홈에 맞춰 장착하면 준비가 끝난다.
다만 전용 걸레가 있는 부분이 걱정이다. 세월이 지나면 전용 걸레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용 홈페이지에서 살 수 있다. 2장에 8000원이다. 물공급 키트의 하늘색부분은 물이 나오는 부분이다. 그 부분이 생각보다 부실해보여 이 부분도 우려스럽다.
에브리봇 엣지 청소력이 세다고 느낀 이유는, 본체에 바퀴가 없다. 걸레 회전 힘으로 움직인다. 이 정도 힘이면 먼지정도는 다 닦아내고 있다고 느껴졌다.
에브리봇 엣지 사용 후 물자국이 남은 모습
물론 얼룩까지 지우진 못했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물자국이 남는 점이었다.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물자국이 남기 싫으면 다시 마른걸레로 닦아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을 수 있다.
청소력이 좋다는 것은 걸레를 빨아보면 알 수 있다. 50분 청소 후 손으로 걸레를 빨아보니 검은색 구정물이 흘렀다. 체감상 걸레 밀대로 밀었을 때 정도의 구정물이 나왔다.
별명을 '꿍꿍이'라고 지었다. 그만큼 이리저리 부딪히고 다닌다는 얘기다. 전방 장애물 감지 센서, 조도 감지 센서, 낙하지역 감지 센서 등이 탑재되어 있다. 신발장 등 낙하지역에서 절대 낙하하지 않았다.
충전 중인 에브리봇 엣지
자동 도킹으로 충전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본체 후면에 있는 어댑터 잭에 충전용 어댑터를 연결해 충전해야 한다. 가령 아침 출근전에 돌리고 퇴근했을때, 로봇은 방전되어 있기 때문에 저녁에 바로 다시 청소를 돌릴 수 없다. 다음 버전에서 자동 도킹에 대한 부분이 개선되길 바란다. 정품 외에 다른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고장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충전시간은 약 100분 이다. 완전 방전 시 충전 시간은 150분이 걸린다. 사용 시간은 약 100분이다.
물걸레 로봇 청소기 입문 제품이기 때문에 신기함에서 오는 만족감이 높다. 우선 아픈 손목으로 밀대를 밀어야하는 불편에서 해방시켜준 제품이다. 맞벌이 부부에게 평화의 시간을 가져다 준 제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능적으로 봤을 때, 아쉬운 점이 많다. 청소력에 대한 부분은 대체적으로 만족하지만, 매핑 기능이 없어서 계속 꿍꿍대고 다니는 모습이 안타깝다. 소음 부분도 아쉽고, 자동 도킹 충전 기능도 아쉬운 편이다. 에브리봇 엣지는 최저가로 26만원정도에 구입 가능하다. 재구입 의사는 없다. 경쟁 상품인 브라바, 샤오미 제품들을 써보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