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제언 -2부 : 당신도 모르는 당신 제품의 속사정

in #startup7 years ago (edited)

이번 편은 제조업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제품은 수많은 업체가 만들어 낸 부품으로서 어울어져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부품들은 또한 업체들이 수많은 고민 속에서 만들어낸 제품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만나는 제품들은 일반적으로는 한가지 구성품으로 되어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은 여러 부품들이 조합되어서 만들어지게 되죠. 특히 IT 제품은 더욱 그렇습니다.
다양한 전자부품과 플라스틱부품, 금속부품들이 어울어져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동안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날 때면 많은 경우 워킹샘플 정도까지는 만들어 놓으신 상태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그 정도에서 크라우드펀딩에 들어갈 준비를 하시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죠.
지금까지는 자신의 비용과 어디선가 받은 투자금으로 개발을 해왔지만 양산이라는 부분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양산에 들어가기 직전에 골치 아프게 겪게 되는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부품이라는 제품의 속사정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의 제품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좀더 혁신적인 컨셉을 넣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 중 부품을 찾을 때도 일반적인 부품 외에 약간 새로운 부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같습니다. 그리고 미려한 디자인을 추구하다보니 좀더 작은 사이즈의 부품을 찾거나 좀더 미려하고 깔끔함 외장 부품을 추구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처음 제품 개발을 하면서 부품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업체에 연락을 하게 됩니다. 부품업체에 직접하기도 하고 대리점에 연락을 하기도 하죠. 인터넷을 뒤져서 원하는 스펙을 가지고 있는 업체를 간신히 찾아내어 기뻐하기도 합니다.
개발 중 부품업체나 대리점들에게 연락해서 요청하게 되는 부품은 대부분 소량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기구물의 경우에는 목업으로 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런 부품들의 속사정을 잘 살펴보지 않고 사용하게 된다면 양산 중에 큰 고민거리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발생하게 될 수 있는 문제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있지만 생각나는 몇가지만 이야기해 보죠.

그 부품은 누가 만들었나

새로운 부품을 구하다보면 그 부품업체도 새로운 업체인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지요. 이런 업체의 부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내면을 잘 들여다 봐야 합니다.
업체가 아직 초기라 어딘가 거래한 사례도 없고 내부적인 여러가지 체계도 안 잡혀 있는 업체라면 그 부품을 사용하는데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을 한번 만들면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교체를 요구할 때 대응까지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과연 이 부품을 언제까지 공급 받을 수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품의 품질을 믿을 수 있나

여기서 지난번에 이어서 또 품질 이야기를 하게 되는군요. 사실 모든 것이 품질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부품의 품질은 곧 제품의 품질로 연결되게 됩니다.
그런데 제품도 그렇듯이 부품에도 산포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죠. 치수부터 성능까지 모든 부품은 하한치와 상한치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 중에는 골든샘플이라고 하여 양품인 샘플이 주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나중에 대량으로 받아보면 이 부품들은 산포를 가지게 되고 만일 상한치나 하한치로 치수나 성능이 몰리게 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품들에 대해서는 미리 업체와 상의하여 납품되어야 하는 부품의 수준을 정의해 놓아야 한다는 거죠. (물론 이 부분이 부품의 단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품에 대한 전반적인 스펙에 대해 한번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는 부품일지라도 그외의 스펙이 다른 부품과 맞지 않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개발하는 중에는 괜찮더라도 진행성으로라도 발생가능성이 있는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야 겠지요.

이 부분은 나중에 양산성 이야기를 할 때 다시한번 언급될 것입니다.

이 물건을 당신에게 줄 수 없소

이게 좀 당황스럽게 하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만들때는 신나게 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성능도 제법 나오고 있고 이제 양산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업체가 갑자기 한마디 합니다.

"이 부품을 당신에게 공급할수가 없습니다"

아.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보통 개발 중의 샘플은 쉽게 받을 수 있는 편입니다. 숫자도 소량이고 대체로 영업들이 일정수량의 부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양산부품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첫번째, 이미 다른 업체가 선점해 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큰 기업들이 대량생산 제품을 위해 잡아 놓는 경우가 있죠.

두번째, 시장 전체적으로 쇼트가 난 경우입니다. 공급대비 수요가 급증한 경우죠.
이런 경우에는 줄 업체들을 줄을 세우게 되는데 작은 업체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꼭 작아서가 아니라 상호 신뢰 관계 때문인 경우가 많죠.

세번째, 아직 부품도 개발 중인 경우입니다. 이거 정말 주의 하셔야 합니다.
물론 부품 업체가 사전에 경고를 하긴 합니다만 이런 부품을 사용하려고 하다가는 공급/품질 모두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네번째, 업체 간 문제와 통관 문제 입니다. 스타트업들은 보통 제조 라인이 없기 때문에 외주양산을 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비용 때문에 중국 업체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부품업체는 각 국가별로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업체 간에 신규로 거래 관계를 여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됩니다.
부품 업체와 생산업체 간에 거래관계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죠. 그리고 국가간 통관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을 미리 부터 고려하지 않으면 원하는 때에 제품을 만들 수 없게 됩니다.

혹시 내가 끝물?

그리고 자칫 단종 직전의 부품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정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도 제법 많은 데요.

이런 부품으로 열심히 개발 했다가는 막판에 갑자기 업체에서 공급수량이 한계가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재고만 줄 수 있는 거죠. 부품업체는 어차피 재고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친절한 업체라면 미리 이야기해 주겠지만 가만히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것말고도 단가라던지, 수율이라던지 더 많은 이슈가 있겠지만 이런 부분도 언급하다가는 끝이 없을 것같아 일단 당장 생각나는 이 정도만 적었습니다. 생각보다 부품에 대해서 고려할 것이 많습니다.
제품의 시작은 부품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부품을 소홀히 하면 두고두고 골탕을 먹게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양산성 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요거는 한번에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