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 Night - 외부세계

in #steemleo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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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다는 아름다웠다. 그런데 바다색이 하늘색과 똑같아서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보이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외부세계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걸까? 갑자기 생각이 다른 방향으로 이어졌다.내 피부가 경계일까? 그렇게 단순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예를 들어 피부 속에 있는 장기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도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내 의식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정말 멍청한 질문같지만 나는 진지하게 몇 년에 걸쳐서 이 질문을 꾸준하게 나 자신에게 했던 것 같다. 특히 고통이 일어날 때. 누가 나에게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막연한 예감때문에 고통을 겪는다는 게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무척이나 괴로워했다. 반공교육을 받고 학교에 반공포스터를 그려서 가져갔던 날이 있다. 그 때 북한은 “절대악”이었다. 등화간제훈련을 할 때마다 전쟁이 난 것처럼 두려움에 휩싸였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이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두렵다기 보다는 불쌍하게 느껴진다.

나는 외부세계와 내부세계의 경계를 찾는 것, 그리고 내 의식의 위치를 찾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내가 해야할 유일한 일은 의식을 관찰하고 순간 순간에 온전히 머무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외부세계는 사라지고 잔잔한 내부세계가 펼쳐진다. 눈을 뜨고 외부세계를 보고 있지만 나는 더이상 외부세계에 속해 있지 않다. 그러면 외부세계는 무해하고 고요한 풍경화가 된다. 나는 그저 보는 존재가 되는 동시에 내부세계로 변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