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릿 : Activating Evolution] 14.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4.

in #stimcit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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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지켜라



조쉬 : 그 오큘러스 책이 너무 재미있었던 게..



멀린 : 저는 앞에는 좀 지루하던데. 중간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들어오더라구요.



조쉬 : 저는 앞부분이 더 재미있더라구요.



멀린 : 그렇겠네요. 기술적인 부분들이 많으니까. 아니 아직 거기까지는 안 읽었는데, 브랜든 이리브(오큘러스 공동창업자)가 CEO 역할을 한 거잖아요. 럭키 팔머가 CTO 역할을 한 거고. 나중에 둘이 싸우나? 싸우고 나가요? 팔머가 쫓겨난다면서요.



조쉬 : 팔머가 쫓겨난 이유가 되게 재미있어요.



멀린 : 아, 거기까지는 아직 못 봤어요. 갈등이 막 시작되는 단계.



조쉬 : 갈등이 어떻게 시작됐느냐 하면 팔머가 트럼프를 지지했어요. 팔머가 펀딩을 하나 해 주거든요. 미디어 업체. 그 미디어 업체가 문제가 생겼는데. 혐오 발언 이런 것들을 툭툭 내뱉는 그런 데였는데.



멀린 : 무슨 극우 유튜버한테 돈 준 거네요.



조쉬 : 네 그런 이유로 쫓겨나요.



멀린 : 아.. 그런 걸로. 자기네 회사 욕 먹는다구.



조쉬 : 페이스북이요. 그래서 쫓아내요. 그리고 브랜든도 나중에 나와요.



멀린 : 주커버그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사업은 못 하겠구나. VR도 저렇게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겠어요. 시장을 모르고 전통적인 사업을 해온 거잖아요.



조쉬 : 음.. 그러니까 자기 바운더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가두리 양식을 하려고 하는, 그런 게 굉장히 크기 때문에..



멀린 : 그게 블록체인 정신하고는 어울리지 않죠. 오큘러스를 인수한 게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일 수 있는데, 오큘러스의 방향성을 자기네한테 이식하고 그랬으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페북이 컸을지도 모르는데.



조쉬 : 그러니까요. 오큘러스는 굉장히 쪼그라들었죠. 페이스북이 인수한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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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큘러스의 설립자 럭키 팔머



멀린 : 지금은 뭐.. 어쨌든 VR 기술은 저는 그런 방향성으로 가게 되면 마이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혼합현실, 차라리 그런 쪽으로 흡수되어야 한다, 이게 그런 의미에서 되게 의미가 크다, 세계의 지평을 넓혀주니까.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세계의 지평 그게 환상이라도 말이죠.



조쉬 : VR은 플랫폼이 아니라 도구의 역할을 할 거예요. 플랫폼을 하기에는 너무 좁은 기술이에요.



멀린 : 그렇죠. 기술이 그쪽으로 간다고 해도 넘어야 될 법이나 행정적인 장애가 너무 많고, 사람들 인식도 그렇고..



조쉬 : 저는 한동안 스크린을 벗어날 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몇 년 뒤에 다른 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래요. 손으로 만져지는 감정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고 있는데요.



멀린 : 테슬라.. 그 누구죠? 아 머스크. 그게(뉴럴링크라는 기술) 이미 VR 단계를 넘어간 거잖아요. 칩을 머리에 박는다고 하고 뇌신경을 조작해가지고 영상을 보게 하고 눈도 보게 한다는데.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이나 그런 단계를 제거하고 그냥 바로. 물론 윤리적, 법적 문제가 생겨서 못 갈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가상현실이 VR 장비로 진화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그러니까 뇌를, 뇌 작용을 조직화 해가지고 그걸 만들어 내는 거라. 그게 매트릭스 버전으로 가는 건대. 그게 그러면 VR로 해서 영상을 만들고 하는 그런 기술로 구현되는 게 아닌 상태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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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 저는 그게 이쪽으로 가는 저 끝단이 아니냔 생각이 계속 드는 거예요.



멀린 : 엊그젠가 주커버그도, 그 머리에 칩 박는 그 기술을 얘기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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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 그 끝에는 그게 있죠. 가상현실.



멀린 : 가상현실을 VR 도구를 통해서 가지 않아도 되는 기술이 벌써 나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오큘러스의 과정은.. 물론 이게 온건하죠. 누가 뇌에 뭘 박는 걸 선뜻 받아들이겠느마는. 근데 아마 중국이 있기 때문에 그게 될 수도 있어요.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그 이상 좋은 게 없으니까. 걔네는 그냥 바로 박아버리고. 그런데 그게 중국에 입국하려면 그게 박혀야 되고 그러면..



조쉬 : 그러니까 저희는 이 세계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멀린 : 우리는 정반대에 있는데 고거는 벌써 다음 극단까지 가버렸다. 기술이 VR처럼 영상을 일일이 만들어 내고 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홍콩사태가 큰 의미가 있어요. 중국이 밀려야 되는데 대세가 되어버리면 어쩜 전세계가 동물농장처럼 될 수도 있는 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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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 그러니까요. 근데 어쨌든 이쪽으로 가면 매트릭스 아니에요?



멀린 : 매트릭스죠. 그것이 어떻게 인간이 지향해야 될 기술이냐는 거죠. 그게.



조쉬 : 인간의 오감을 조종하는..



멀린 : 제가 관심 있게 본 미드가 그 초능력자들에 관한 건데, 엑스맨 같은거에요. 인류의 다음 진화가 생물학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다 하는 건대. 진화가 그렇게 생물학적으로 이루어져야지 저렇게 기술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 그런 담론이 있을 수 있는 건대. 저는 어떻게 보면 생물학적 진화를 일으켜 내는 시도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세대에. 그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2000년대 생들, 우리 자녀 세대가 그런 진화를 시작한 세대라는 생각이 살짝 있어요. 그래서 물리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더 생겨난 거고. 뭔가 진짜 하늘을 난다거나 병을 고친다거나 이런 거를 자기 몸 안에서 해내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 거에 대한 내용이라.. 사실은 그런 시도가 지난 10년 동안 저한테 있었고..



조쉬 :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방향에서 저는 손을 사수하는 게 제 목적이에요.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었던 것이 의식일 수도 있지만 저는 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멀린 : 도구. 오큘러스에서도 핵심이 손에 뭘 쥐여줘야 된다 이거였잖아요.



조쉬 : 그러니까요. 자기 손이 보여지느냐 안 보여지느냐에 따라서 이게 실제냐 아니냐 분별하는 것처럼, 인간이라는 게 손을 이용 하고.. 손에 느껴지는 감촉을 가지고 인간성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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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 : 다른 물체나 다른 사물에 대한 신원을 확인하는 기능이 손에서 나는 건대. 이게 예전에 임상실험 하는 거 보면, 눈에 스크린 같은 거 씌우고 앞에 마네킹 다리 갖다 놓고, 그거를 이렇게 톱질을 하려고 하면 갑자기 사람이 공포에 빠지며 기겁하게 되는데. 근데 그게 손으로 그걸 감각하면 그게 달라지거든요. 실체를 확인하게 되니까. 아.. 이게 내 몸이 아니네라는 걸 사실 손으로 확인하잖아요. 그런 보조수단으로 사실 손이 되게 큰 거죠.



조쉬 : 저는 메인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핵심 정체성이 손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멀린 : 그럴 수도 있겠네.



조쉬 : 그런데 손에 감각, 손에 쥐여 주는 이거를 없애는 방향으로 자꾸 가잖아요. 이거를 손에 쥐여주는 게 귀찮다라고 생각하거든요.



멀린 : 아 근데, 스티브 잡스는 그걸 중요하게 여겨가지고 터치로 간 거 아니에요? 마우스라든지.



조쉬 : 사람이 볼펜을 왜 이렇게 돌리겠어요.



멀린 : 자기의 실존감, 이거를 손에서 많이 찾는다 이거죠.



조쉬 : 그래서 손을 소외시키는 모든 기술은 반동에 처하게 될 거다.



멀린 : 야, 이건 되게 중요한 철학적인 부분이네.



조쉬 : 저의 개똥철학이죠



멀린 : 아니요. 엔지니어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죠.



손을 지키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는 조쉬는 엔지니어로서 어쩌면 매우 당연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관념의 세계를 실현하는 마법사와 감각의 세계를 사수하는 엔지니어의 조합 또한 이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균형이란 극단을 오가며 이루어지고 세상은 언제나 극단으로 폭주하려고 한다. 기술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발전해 가고 인간의 선호는 기술에 종속되기도 한다. 기술이 손에 들려주는 것에 만족하며 인간은 망치와 낫을 들었다가 볼펜을 들고 마우스를 쥐고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언제나 손에 무언가 들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늘 만족했다. 하지만 이제 그 기술이 손에서 모든 것을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 빈손으로, 뇌의 작용만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존재하여라 유혹하기 시작했다. 몸도 아닌 뇌 작용만의 세계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만족할까? 그것이야말로 허상의 세계, 허황된 유혹.. 꿈의 세계는 허상이 아니다. 꿈의 세계는 감각의 세계이고 인간은 감각할 수 없는 것을 꿈으로 삼지 않는다.



그것은 마법사의 미션이기도 하다. 관념의 세계를 감각의 세계에 구현하는 일. 감각의 진화를 개방하여, 멈추었던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의 길을 여는 일. 그래서 마법사는 감각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인 인간의 손을 지켜내려는 조쉬의 고군분투에 동참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터무니없지만 매우 간절하고 중요한 미션이다. 인간의 감각을 지켜내는 그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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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릿 : Activating Evolution]

01. Genesis

02. 감각의 제국

03. 사람은 무엇을 사는가?

04. 신을 넘어서 가라

05. 네트워크, 진화의 역방향

06. 분리될 권리

07. 공짜인 줄 알았지?

08. 어쩌다 마주친

09. 재주를 넘었으면 돈을 주워 담아라

10. 한국적 상황

11.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1.

12.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2.

13.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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